• 오늘의책오늘의책
  • 미디어 & 기관 추천책미디어 & 기관 추천책
  • 문학상수상작문학상수상작
  • 이럴때이런책이럴때이런책

예술과 풍경

2021년 3월 22일 오늘의 책

예술과 풍경

마틴 게이퍼드 | 을유문화사 | 2021.01

분류 : 예술/대중문화

정가
$33.00
판매가
$18.15 (45%↓)
적립금
$0.36 (2%P)

작가, 비평가 그리고 ‘미술 순례자’ 마틴 게이퍼드 비평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담아내다 이 책의 저자 마틴 게이퍼드는 미술 비평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런던의 코톨드인스티튜트에서 미술사를 공부한 그는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매체 기고와 출간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려 왔다. 한국에서도 데이비드 호크니와 함께 쓴 『그림의 역사』, 호크니와의 대화를 담은 『다시, 그림이다』, 영...

상세보기 >

왜 우리는 전시관에 갈까?

 

코로나는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시공간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예술계도 그간 고수하던 전통적인 방식의 관람 방법을 탈피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객을 만났습니다. 그중 제게 가장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은 전시장을 온라인에 통째로 옮겨놓은 VR 전시회였습니다.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전시장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며 관람이 가능하고 작품 설명과 해설까지 바로 들을 수 있습니다. 저도 직접 경험해보니 생각보다 볼만해서 ‘진작 왜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하지만 어딘가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분명 더 편하고 쉽게 예술을 즐길 수 있게 되었음에도, 전시장을 가상현실로 경험하게 되기 이전부터 우리는 이미 세계 곳곳의 예술 작품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아왔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모든 예술 작품들은 모니터 화면으로 보는 것이 가장 잘 보입니다. 안전선도 없고, 앞뒤로 밀쳐대는 인파도 없습니다. 눈을 가느다랗게 떠야 보일까 말까 하는 디테일도 손가락 터치 몇 번이면 놓치지 않고 자유자재로 몇 시간이고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그토록 두 발로 직접 작품 앞에 서기를 원할까요? 왜 그토록 비싼 돈과 시간을 들여 유명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고, 때로는 그것이 여행의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일까요?

 

이 책은 저의 이런 물음에 답을 제시해줍니다. 저자 마틴 게이퍼드는 영국을 대표하는 미술 평론가이자 작가입니다. 그는 예술가들과 예술작품을 직접 마주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여행합니다. 여행에 수반되는 일련의 과정을 즐기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는 예술을 제대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애써 몸을 움직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예술이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작품이 위치한 장소, 그 장소가 주는 분위기, 그 순간의 빛과 그림자, 그 음영에 의해 드러나는 작품의 표면, 그 표면의 질감 등이 뒤섞여 작품과 함께 살아 숨 쉽니다. 작품은 단순히 평면 속 이미지가 아닙니다. 공간감과 부피감을 가진 삼차원의 존재이며 그것은 우리가 작품 앞에 서서 함께 시공간을 느껴야 하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사진으로 회화를 충분히 즐기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해도, 회화가 가진 전체적인 힘을 느끼려면 실물을 봐야 한다. 복제본은 대부분 실제 회화와 크기는 물론 색깔도 다른데, 아무리 원본에 가깝다 해도 질감이나 투명함의 정도, 붓 자국의 변화, 빛이 반짝이는 방식, 다른 요소의 불투명함 등을 놓치게 된다. (96쪽)

 

이 책에서는 그가 예술가와 예술작품을 만나러 떠난 19번의 여정이 담겨있습니다. 데이비드 호크니, 앙리 카리티에브레송,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등 잘 알려진 작가들은 반가움을, 제니 새빌, 앨스워스 캘리 등 아직은 생소하지만 인상적인 작가들을 알게 되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그는 예술 기행의 진면모는 미술가들과의 대화 속에 있다고 말합니다.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만큼 영감을 주는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직업과 기회를 가졌다는 사실이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대화를 통해 자신을 변화시킬 만큼 열려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대화는 여행을 가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낳곤 한다. 다른 이와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뿐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며 개성을 느끼는 것이다. 그것은 차이를 만든다. (69쪽)

 

평론은 아직 국내에서 주류의 장르는 아닙니다. 특히 예술은 대중문화와 비교했을 때 더욱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참으로 귀하디귀합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들로 점철되어 예술이 마치 일부만 향유할 수 있는 전리품인 양 으스대는 글이 아닌, 예술가를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품을 바라본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번역 또한 멋들어집니다. 『예술의 추구: 여행, 만남, 그리고 계시The Pursuit of Art: Travels, Encounters and Revelations』라고 해석되는 원작의 제목이 김유진 번역가를 만나 『예술과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재탄생 했습니다. 옮긴이의 말에서 ‘나의 번역은 앞서 설명한 이 책의 맥락을 한국어로 옮기는 데 중점을 두었다’라고 했을 만큼 저자의 예술에 대한 애정과 감상을 독자들에게 온전히, 동시에 편안하게 전달하기 위해 애를 쓴 티가 나는 책입니다.

 

여행이 비현실적인 꿈처럼 느껴지는 요즈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덮고 나면, 다시금 여행을 꿈꿔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타국은 잠시 미루어두더라도, 국내에 있는 작품들을 직접 만나러 몸을 일으켜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두운 현실을 벗어나 무한한 감각의 영역이 지친 몸과 마음에 커다란 위로가 되어줄 것입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펜벗 12기 유네'님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흘러가는 일상 속 아름다움을 붙잡고 있습니다.

오늘의 책 메일링 서비스

오늘의 책을 친구에게 추천하기

싸이월드 공감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덧글 [ 0 ]

등록하기

오늘의 책 전체보기

이전이전

2 0 2 6 1 0

다음다음

2026년 10월 오늘의 책 입니다.

GO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28

29

30

1


일상의 유토피아

2


평생 월급을 만드는 저수지 투자법

3


그곳에 아이는 없었다

4


슬픈 행성

5


은둔

6


한국 교회 트렌드 2027

7


루미너스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1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