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2일 오늘의 책
마틴 피스토리우스, 메건 로이드 데이비스 | 푸른숲 | 2017.03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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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아마존 분야 1위 ★★ ★★ 베스트셀러 ★★ ★★ 베스트셀러 ★★ ★★ TED TALK 194만 뷰 ★★ ★★ 북트레일러 130만 뷰 ★★ ★★ 미국 오디오북 어워드 올해의 책 ★★ 만약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이 살아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러니까 어느 날, 지칠 대로 지친 엄마가 당신의 얼굴을 닦아주며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
아마도, 우리 모두는 고정관념에 갇혀 살아간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곧 진실일 거라고 믿으며 지내고,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것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저 살아내기 만도 바쁘고 힘드니까 말이다. 누구라도 식물인간이 되어 누워 있는 사람을 보면 그럴 것이다. "저 애를 좀 봐. 가엾은 녀석. 무슨 인생이 저러니?"라고. 그도 엄연히 살아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테니 말이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나는 화분에 담긴 식물과 같았다. 물을 주어야 하며 한쪽 구석에 놓여 있는,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던 나라는 존재에 모두들 익숙해진 탓에 내가 다시 실재했어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렇다, 나는 오래 전부터 상자에 담겨진 상태였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렇다. 혹시 당신은 '까다로운' 아이, '가식적인' 연인, '따지기 좋아하는' 형제자매, 혹은 '무던한' 배우자라는 상자에 들어 있지 않은가? 상자를 통해 쉽게 파악되지만, 사람들은 상자 밖의 우리를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우리를 상자 안에 가두고 만다.
(본문 중에서)
마틴은 현재 스물다섯 살이다. 그는 열두 살에 식물인간이 되었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사고를 크게 당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어느 날 갑자기, 목이 아파 학교에서 조퇴하고 집으로 왔는데, 그러고는 두 번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몇 주, 몇 달이 지나면서 음식을 먹지 않았고, 매일 몇 시간이고 잠을 잤으며, 아파서 걷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점점 허약해졌고, 기억들을 잃어버렸고, 말하기 능력도 감퇴되었고, 근육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사지가 마비되고 손발이 동물처럼 안으로 말리고.. 그러다 아예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그는 깨어 있는 코마 상태에 빠졌고, 의사들조차 원인을 진단하지 못했다. 그렇게 4년이 흐르고, 어느 날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신이 열여섯이라는 것을 듣게 된 마틴은 어리둥절했다. 그에게 시간은 열두 살 이후로 멈춰버렸으니까.
그렇게 기적적으로 의식이 돌아왔지만, 그 누구도 그 사실을 몰랐다. 그의 몸은 여전히 빈 껍데기처럼 누워만 있었으니, 마틴이 그걸 누군가에게 알릴 수도 없었을 테고 말이다. 그는 낮에는 돌봄시설에서 지내고 밤이면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돌봄시설에서 언어폭력과 성추행을 당하고, 자신을 시체나 물건처럼 취급하는 사람들의 무신경에 상처를 받았다. 그는 혼자 남겨질 때마다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될까봐 공포에 떨었으며, 가족이 데리러 오기로 한 시간만 종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엄마와 아빠는 자주 다퉜는데, 엄마는 나머지 자식들을 위해 마틴을 요양시설에 보내자고 했고, 아빠는 그럼에도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직접 아들을 보살피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식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던 엄마는 우울증으로 자살 시도까지 하게 되었고, 그렇게 수년이 지나 지금은 상태가 좀 안정이 되었다.
그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아이 얘기가 제일 슬프네."
"처음부터 저렇게 태어나진 않았으니까. 원래는 건강한 아이였는데, 저 아이 부모는 이유도 모른 채 자식이 아파하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잖아. 나 같으면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
두 사람의 시선이 나를 향했고, 애리에타는 행크의 어깨를 팔로 감싸며 말했다.
"견딜 수 있을지 없을지는 직접 겪어보지 않는 한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본문 중에서)
지칠 대로 지친 엄마가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 라는 말을 하는 걸 듣고 있는 자식의 마음이 어떨까. 남겨진 가족을 위해 네가 죽어야 한다고. 그를 미워하거나 다른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말이다. 마틴은 엄마가 눈물을 흘리며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며 세상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도무지 견딜 수가 없는 그 말을 듣고 있자니, 엄마가 바라는 대로 해주고 싶었다. 그만 삶을 내려놓고 싶었다. 하지만 더 슬픈 것은 그것조차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전반부가 흘러가고 나면 이렇게 전혀 희망이라는 것을 가질 수 없는 상태에 있었던 그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의사를 조금씩 표현하게 되고, 그러다 의사소통센터에서 직원으로 채용이 되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전동휠체어를 타고 강연을 하게 되는 등 새로운 삶을 찾게 되는 과정이 이어진다. 비슷한 소재를 가진 다른 작품에 비해서 갈등 구조도 약하고, 클라이막스도 딱히 없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마틴의 시점에서 흘러가는 이야기들이 평소에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을 건드려주는, 잔잔하지만 힘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때는 스릴러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다. 차라리 자식이 죽었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이라니 너무도 무섭고, 끔찍하고, 슬퍼졌다. 제목보다 더 놀라운 건 이 작품이 실화라는 거다. 13년 동안 식물인간으로 살다 기적적으로 깨어나 삶을 되찾은 마틴 피스토리우스의 실제 삶을 그리고 있으니 말이다. 식물인간이 되었지만 의식이 돌아온 걸 9년 동안 주변에 알리지 못하고 홀로 버텨야 했던 시간이라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갑작스런 장애를 겪게 된 사람이 한계를 극복하고 다시 세상과 소통하게 되는 과정은, 의사소통이라는 것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 여러 조건 중 하나라는 것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한 인간의 다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내는 이 순간과 매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새삼 깨닫게 되었고 말이다.
| 펜벗 인터뷰
1. 지니79님께서는 이번 주제 ‘통’에 대하여 ‘통한다’는 의미까지 더하여 ‘의사소통’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에 놓인 고통스런 인물의 이야기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지니79님께는 소통이 되지 않아 불편을 겪었던 기억이 있나요?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것이 만만치가 않구나 싶었던 순간들이 꽤 많았던 것 같아요. 내 영혼의 짝이라고 믿고 결혼한 남편과도 생활 방식같은 사소한 것들 때문에 소통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고, 십여 년 넘게 가장 친한 친구라서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믿었는데 소통이 잘 안되어 오해가 쌓이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2. 오늘날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이 있죠.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손편지를 주고받기, 또는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소통하기도 합니다. 지니79님께서는 어떤 방식의 의사소통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sns가 너무 발달해서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는 것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고, 실제로 편하게 생각하더라고요. 그럼에도 저는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 방식이 여전히 제일 좋더라고요. 요즘 시대에는 좀 아날로그적인 방식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저는 그 방법이 가장 오해의 여지가 적고, 상대에게 진심을 전달하기에 좋은 의사소통 방식 같아요.
3. 이번 큐레이션의 주제는 아플 ‘통(痛)’입니다. 지니79님께서는 혹시 누군가에게 ‘통’을 안겨준 적이 있나요?
아무래도 엄마인 것 같아요. 세상에서 가장 편한 대상, 가장 가까운 대상이다보니 마음과는 다르게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말과 행동을 툭툭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물론 제가 어떤 행동을 해도, 무슨 말을 해도 화 한 번 안 내고 다 받아주시는 엄마라서 그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신 적은 없지만 말이죠. 이제 제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달라지고, 엄마한테 조금 더 따뜻한 딸이 되어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어요.
오늘의 책을 리뷰한 '지니79'님은?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쓸 수만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