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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2017년 3월 21일 오늘의 책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 더숲 | 2017.02

분류 : 시/에세이/기행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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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봄날은 언제나 지금이다


잠시 책을 덮었습니다. ‘100일 33권 읽기’를 도전이랍시고 하다 보니 저 자신이 너무 쫓기는 기분이 들어 ‘에라, 성공 못 하면 어때?’라며 잠시 게으름과 타협했습니다. 그런 중에 시간에 쫓기지 않고 편안하게 읽은 책이 바로 이 책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입니다.

어느 날 문득 ‘삶’을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살면 되는 것인가?’
‘사는 게 뭘까?’
딱히 정답도 없어 보이는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오히려 삶이 더 힘겹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작가는 ‘퀘렌시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스페인어 ‘퀘렌시아’는 피난처, 안식처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데, 인간이 힘들고 지쳤을 때 회복하고 기운을 얻을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각자의 ‘퀘렌시아’에 관해 물어봅니다. 가장 나다울 수 있고, 온전히 나 자신일 수 있는 그런 ‘퀘렌시아’가 있다면 더욱 자신을 지키고 삶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뒤돌아보는 새는 죽은 새다. 모든 과거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날개에 매단 돌과 같아서 지금 이 순간의 여행을 방해한다. (201쪽)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삶의 필요성에 대해 말합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집착은 현재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앗아 갑니다. 과거의 것이 즐거움이든, 괴로움이든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시간은 현재인데, 보통의 사람들은 과거의 것에 얽매여 지금 선물처럼 주어진 '현재'를 즐기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날아가는 새’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

모든 인간의 마음 안에는 하나의 원이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 원이 넓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원이 더 좁아지는 사람이 있다. 그 원이 무한히 넓어질 때 신까지도 그 안에 들어올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것이 영적 대자유이다. (254쪽)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하나의 원이 넓어질 수도, 좁아질 수도 있다는 말에 잠깐 저 자신을 살펴봅니다. 저는 나이 들어가면서 제 원이 넓어진 사람인지, 좁아진 사람인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자신 있게 원이 넓어졌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네요. 오히려 나이 들면서 아집만 늘어 귀를 닫고 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삶을 살다 보면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사람에게 선물을 받을 수 있답니다. 그 선물은 우리를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우리 안의 원을 넓혀 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받은 선물을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나누게 되면 그 원은 더욱 넓어지게 된답니다. 작가는 그렇게 우리가 우연히 받은 선물은 신이 주신 것으로 ‘지복’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인 메리 올리버는 묻는다."당신은 단지 조금 숨을 쉬면서 그것을 삶이라 부르는가?" (265쪽)

숨을 쉰 횟수가 ‘삶’이 아니라 어떤 숨을 쉬고 살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렇지요. 그저 오래 숨을 쉬며 사는 것이 ‘삶’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누구나 장수를 원합니다. 그러나 그 길어진 수명이 그저 숨을 쉬는 시간의 연장에 불과하다면 장수는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숨 막히게 벅찬 순간들이 '삶'의 시간들임을 생각하게 합니다. 오늘 나는 얼마나 숨 막히게 벅찬 시간들을 보냈는가. 오늘 나는 과연 숨 막히게 벅찬 시간이 있긴 했는가.

마음이 조금씩 정화됨을 느낍니다. 숨기고 묵혀 둔 마음을 살짝 들여다보는 시간도 갖게 됩니다. 독서의 힘이겠죠. 그 순간에는 평생 맑은 마음으로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물론 책을 덮는 순간 제자리긴 하지만, 읽는 순간은 행복합니다. 방향조차 잃었던 삶에 어렴풋이나마 길이 보이게 해 주니까요. 어차피 삶은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는 순간의 연속이니, 이러다 보면 어느 순간 조금은 나아진 제가 될 수도 있겠지요.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을 만나고 싶은 분께 강력히 추천합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늘 달콤한'님은?

달콤한 인생을 꿈꾸며 블로그 '늘 달콤한'을 만들어 가는 주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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