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1일 오늘의 책
다니엘 S. 밀로 | 추수밭 | 2017.09
분류 : 인문/교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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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를 인간으로 만든 비밀은 무엇일까? 인류가 떠올린 가장 위험하고 혁명적인 문장 “내일 보자!” 진화생물학, 고고학, 문화인류학, 역사학, 그리고 언어철학까지 5만 8,000년 전 인류가 갑자기 아프리카를 떠난 이유에 대한 집요한 추적 우리는 왜 미래에 홀려 현재를 포기하는 것일까? 멸종 위기에 처한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지구를 장악했을까? 인간을 동물과 구분하는 가장 결정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과학과 기술이 발전해 나가면서 삶이 풍요...
민족과 지역을 막론하고 '내일'이라는 개념은 막연한 기대와 희망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동시에 '내일'은 불행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특히 오늘날 한국의 젊은이들은 희미하기만 한 '내일의 희망'을위해 기꺼이 오늘의 즐거움을 포기해가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력하는 한편, 다가오지 않은 내일에 얽매여 그 두려움 때문에 노후 계획이나 결혼, 출산 등 많은 것을 포기한 채 오늘에 만족한다고도 한다. (본문 중에서)
저자 다니엘 S.밀로는 프랑스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의 교수로 철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다. 원래는 역사를 전공했으나, 개별적이고 사실적인 점에서 역사의 한계를 느껴 보편적이고 진리를 추구하는 철학을 선택했다고 한다. 역사, 철학, 생물학, 문학 등을 공부한 상당히 통섭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학자다.
책은 거품(현재), 뿌리(과거), 전이(미래)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는데, 생물학에 가까운 내용으로 시작하다 뒤로 가면서 철학적인 색채가 강해진다. 책의 주제는 단순하다. 다른 동물과 달리 뇌가 과도하게 발달한 나머지, 뇌가 남아도는 에너지를 활용하여 '지나침'을 추구하게 됐고, '내일' 또는 '미래'를 생각하게 되면서 안 해도 되는 고민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얼마나 많은 물건들과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산재해 있을까요. 그것들 가운데 반드시 필요한 것은 단 한 가지도 없습니다. 그 같은 지나침의 바탕에는 미래를 내다보며 대안적인 현실을 상상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만 8000년 전 아프리카에서 ‘내일’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우리 인간도 다른 동물들처럼 간소하게 살았을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인간의 뇌는 섭취 열량의 22%를 소모하는데, 과도한 뇌화지수(EQ, Encephalization Quotient, 신체 전체 질량에서 뇌의 질량이 차지하는 비율) 때문이다. 과도하게 발달하고 커진 뇌는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위험을 준다. 머리의 크기를 고려할 때 산모의 몸은 7개월째 순산이 적당하고, 태아는 온전한 뇌의 발육을 위해 21개월이 필요하나, 어정쩡하게 9개월에 출산을 해서 산모는 산모대로 고통스럽고, 신생아는 신생아대로 미숙한 상태다.
우리 인간이 적어도 열두 살까지는 비참하리만큼 나약한 존재로 살아야하는 까닭은 XXL 사이즈의 뇌 때문이다. 참으로 얄궂은 아이러니가 아니겠는가. (본문 중에서)
신생아는 섭취한 영양의 74%를 뇌에 할애할 정도로 뇌의 비중이 높다. 출생 후 한 살까지 살이 포동포동한 이유는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체지방을 쌓기 때문이다.
사회가 분업화될수록, 사람은 큰 뇌를 가지고 할 일이 없어졌다. 생존을 위한 투쟁도 없고, 대부분의 일은 남을 통해 해결한다. 뇌의 3%밖에 사용을 안 하는데도 전두엽 뉴런이 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저자는 여기서 '지나침'이 발생했다고 본다. 인간이 다른 동물이 못하는 것을 유일하게 하는 종은 아니나, '더 지나치게' 하는 것은 맞다는 것이다.
5만 8000여 전에 인류가 아프리카로부터 탈출하여 다른 대륙으로 이동한 것 역시, 외부적 스트레스(천연자원, 기후, 다른 종의 침입)가 없음에도 스스로 만들어낸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미래' 역시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추상적인 용어다. 어느 동물도 미래에 대해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현재를 살지 않는다. 미래를 발견한 이후, 인간은 너무 많은 선택에 시달리게 되었다. 동물은 '무소식'이 희소식인 반면, 인간은 계속 새로운 것을 선택하려 한다. 여기서 '지나침'이 생긴다.
달리 표현하자면 미래를 발명한 이후 인간은 존재보다는 무(無),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 일어났어야 하는 일, 일어났으면 좋을 일,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는 일,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일어날까봐 두려운 일(불안) 등에 대해서 훨씬 많이 이야기하게 되었다. (본문 중에서)
결론적으로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내용은 불명확하다. 스스로도 본인이 쓴 이 책조차 과잉일 수도 있다고 적는다. 다만, 행복과 관련한 책에서도 반복적으로 강조하듯이 무엇인가를 더 추구하거나 기대하는 인간의 본성으로 인해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런 경향성을 이해한다면, 좀더 행복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 함께 읽으면 좋을 책
1) 캐시 오닐, 『대량살상 수학무기』, 흐름출판, 2017
수능이나 입사 시험 같은 평가 툴로부터 인공지능 퀀트 투자 등 자동화된 알고리즘 평가 프로그램까지 이 세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평가한다. 이 책에서는 이런 '평가 모형'이 '정의', '공정함'을 가지고 있다고 절대 착각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복잡한 수학 모형을 이용해서 자동화했을 뿐 결국 그 모형 안에는 제작자의 편견, 불완전함 등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를 확보해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에 '대리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는 더 많은 주의와 감시가 필요하다.
2) 모 가댓, 『행복을 풀다』, 한국경제신문사, 2017
'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을 반복하다보면, '행복'이라는 종착점에 도달하게 된다. '왜 태어났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겠지만, 어쨌든 태어난 이상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행복의 정의는 단순하다. 행복은 '불행이 없는 상태'다. 흥미로운 점은 행복은 주위의 상황과 자신의 상태를 해석하는 본인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즉, 사건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태도가 행복을 결정한다. 재력이나 사회적 권력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행복해지기 위해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수많은 팁을 제시한다.
3) 에이미 E. 허먼, 『우아한 관찰주의자』, 청림출판, 2017
제대로 보는 기술은 학습이 필요하다.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고 신중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관찰'해야 한다. 의식적으로 관찰을 하려고 해도 다양한 인지적인 이슈로 인해 '의견'을 '사실'로 위장시키기도 하고, 눈 앞에 있는 것을 아예 보지 못하는 '맹시 blindness'를 경험하기도 한다. 세상을 제대로 보는 만큼 제대로 보일 것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쭈따'님은?
블로그 '나누고 싶은 생각'에 서평을 중심으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깨달음을 적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