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0일 오늘의 책
핍 윌리엄스 | 엘리 | 2021.01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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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서 빠진 한 단어, 그리고 그 단어를 ‘훔친’ 여자아이 글과 말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으로 길어 올린 행간의 삶 “아주 조그만 보물 하나가 나를 찾아냈다. 그건 한 단어였다.” “그것은 내게 왔기 때문에 특별했다. 거의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아주 아무것도 아닌 것도 아니었다. 작고 연약했고, 중요한 뜻은 담겨 있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벽난로 불길에 던져지지 않도록 지켜야 했다.” 아직 학교를 갈 수 없는 나이...
“아주 조그만 보물 하나가 나를 찾아냈다. 그건 한 단어였다.”
빅토리아 시대, 단어를 다루는 이들의 삶이 역사적인 사건들과 어우러진 이야기에 빠져들었다가 나오니 단어를 고르고 다듬는 과정에 얼마나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지 새삼 알게 된다. 편집자들의 사고방식과 시대에 통용되는 관습이 사전을 편집하는 순간순간에 언제든 끼어들 수 있다는 것도, 잊힌 사람과 단어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도.
수많은 단어는 채집된 뒤 보관되거나 버려진다. 삭제된 단어가 되살아날 확률은 희박하다. 중요한 단어에 밀려 그렇게 사라진 것들은 얼마나 많을까. 아빠를 따라 편집실에 갔다가 버려진 단어 쪽지를 주운 에즈미가 이에 의구심을 갖는 순간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잃어버린 단어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운명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여성이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시절, 지배층인 백인 남성들의 시선에 맞춰 발간된 사전이 시대의 변화를 거스르지 못하고 결국 변해가는 모습이 생생하다. 자신의 생각과 말이 존중받기를 원했지만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여성들, 사전 편찬에 힘을 쏟고도 인정받지 못한 여성들은 긴 시간이 지나고 자신들의 세계가 복원될 것을 알았을까.
언어는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끊임없이 움직인다. 언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때때로 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사라지고 새로 생기면서 형태가 변하고 의미까지 바뀌는 언어. 이를 표현하는 문자 또한 그에 따른다. 사전이 계속해서 편집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지금도 단어를 고르고 있을 편집자들이 모든 이에게 같은 의미를 지닌 단어를 더 많이 선택하기를 바란다.
사전을 만드는 장소인 스크립토리엄을 영상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단어를 신중히 살피는 눈길, 팔락팔락 종이 넘기는 소리, 그곳을 부유하는 먼지까지 상세히 묘사하는 장면은 조용한 공간에서 피어오르는 열정을 가감없이 보여줄 것만 같다. 언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단어를 살피는 공간을 세세히 살피고 싶다.
“단어들이 남성과 여성에게 서로 다른 것을 의미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그 단어들을 정의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일이 가능할까? 우리가 언어를 정의하는 방식이 우리를 정의할 수도 있다. 이 소설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한 나의 노력이다.”
따뜻한 봄과 책을 좋아합니다.
따뜻한 봄과 책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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