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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말들

2020년 7월 2일 오늘의 책

습관의 말들

김은경 | 유유 | 2020.02

분류 : 시/에세이/기행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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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루틴을 마련한다는 것은 자신의 일상을 지키고 가꾸겠다는 다짐이다 우리의 하루는 습관으로 채워집니다. 하루 스물네 시간 중 정신을 차리고 평소와 달리 그날의 계획대로 행동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아침에 일어나서 집을 나서기까지, 길을 걸으며 이어폰을 꺼내 들을 거리를 재생시키기까지, 점심시간을 인지하고 메뉴를 고르고 식사를 끝낸 후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늘 하던 대로’ 보내고 있진 않나요? 영국의 시인 존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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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습관의 말은 무엇일까

 

오늘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까지 하루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습관이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습관, 바쁜 일상을 살면서 우리가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인지하기란 쉽지는 않다.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나 자신의 습관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생각해 볼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저자 역시 분초를 다투는 방송국, 마감을 재촉하는 출판사에서 일하며 살아왔기에 습관에 대해 생각해보고 좋은 습관을 형성하기 위하여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러다가 갑자기 프리랜서가 되고서 깨달았다. 아무도 관여하는 사람이 없이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습관이라는 것을 말이다. 자신만의 루틴을 마련해 놓은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기반 위에 서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은 습관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은 저자가 만나고 수집한 습관에 대한 100개의 문장들과 저자에 생각을 적은 에세이다. 밑줄을 그으면서 읽은 책들, 원고, 혹은 스크랩해둔 강연, 영화 등등에서 저자는 100개의 습관에 관련된 문장을 수집했다.

 

습관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이다.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졌다는 말은 되풀이하는 딱 그만큼의 시간을 어떤 행동으로 사용했다는 의미다. 하루 스물네 시간 중 얼마만큼 이 습관적인 행동으로 채워질까? 이 문제는 언제 자고 일어나든, 언제 일을 시작하고 끝내든 아무도 관여하는 사람 없이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아주 중요하다는 걸 나는 닥쳐서야 알게 되었다.

또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나’라는 사람에 관한 것이다. 내게 어떤 습관이 있고 어떤 습관을 없애고 싶은지, 어떤 습관을 남기고 싶고 어떤 습관을 만들고 싶은지 생각하는 것은 나라는 사람이 어떤 것을 추구하고 꺼리는지를 알아 가는 과정이기도 했다(사실 아직 백 퍼센트 파악한 건 아니지만). 원하는 습관과 없애고 싶은 습관이 있다는 것은 곧 바라는 모습이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어떤 모습의 나이기를 바라는지 이렇게 집중해서 헤아려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결코 허투루 여길 일도 아닌데 말이다. (10~11쪽)

 

습관에 대해 생각해보다 보면 저자의 말처럼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스스로 되묻게 된다. 내게 어떤 좋은 습관이 있고, 어떤 나쁜 습관이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내가 자주 하는 행동과 싫어하면서도 되풀이하는 행동, 좋아하여 꼭 지속하고 싶은 행동, 꾸준히 하고자 하는 행동들을 자연스럽게 살펴보게 된다. 그렇다 보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자기만의 루틴을 마련한다는 것은 자신의 일상을 지키고 가꾸겠다는 다짐이다.”
_김교서, 『아무튼, 계속』 中

 

제시간에, 있어야 할 곳에, 제대로 있고 싶었다. 그런데 그 당연한 것 같은 일을 위해서도 수시로 선택과 결정의 기로에 놓였다. ‘조금만 더 있다가…… 이것만 보고…… 이것만 하고……’ 생각해보면 우리 선택도 대개는 비슷한 잣대에 따라 반복되는 습관과 같다. 결정의 순간, 우리의 선택 프로세서는 매번 비슷한 루틴으로 작동한다. 우리의 안타까움과 후회는 그래서 늘 비슷한 색깔을 띤다. (15쪽)

 

습관과 관련된 첫 번째 문장이다. 우리의 하루는 습관으로 채워져 있다. 3년이 넘는 시간을 난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쓰는데 할애하고 있다. 평소에 일어나던 기상 시간보다 1~2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 나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내 삶은 아주 많은 변화가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나에 대한 생각을 그 전보다 훨씬 많이 하게 되었고, 독서량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그렇다 보니 책을 보던 안목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들도 많이 바뀌게 되었다.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고서 생기는 삶의 변화가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몸소 체험했기에 첫 문장이 너무 와 닿는다. 반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선택을 하는 그 순간순간 얼마나 많은 유혹에 우리가 흔들리는지 또한 공감하게 된다.

 

“생각이 바뀌면 태도가 바뀌고,
태도가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_윌리엄 제임스

 

오롯이 혼자가 된다는 것. 모든 관계와 단절되어 완벽히 자유로워질 때 인간은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된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라는 완벽한 자유 아래 무엇이 될 것인지 선택한다. 그 선택의 근간이 되는 것은 그 삶의 태도이고, 일상의 성실한 태도가 어떤 선택의 밑바탕이 되는 것은 놀랄 일은 아니다. 일상의 태도가 성실해질 때 습관이 된다. 그리고 어떤 태도를 선택하는가도 습관처럼 반복된다. 나는 체호프가 방의 한쪽 구석을 늘 정갈히 했다는 것이 인상 깊다. 그 정갈한 아침마다 그는 매일 달라지고 스스로 소중해졌을 것이다. (37쪽)

 

생각, 태도, 행동, 습관들이 인격을 형성하게 하며 이는 운명도 바뀌게 한다는 뜻이 담긴 윌리엄 제임스의 문장을 기억하고 싶어 적어본다.

 
하루 두 쪽 필사, 하루 두 장 책 읽기, 1일 1그림…… 하루 중 한때 따로 시간을 내어 기분 전환을 하겠다고 궁리한 작고 소소한 습관들이다. 우선은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으니 시작한 일이고, 크게 부담스러운 일도 아니니 성공률이 꽤 높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하루 두 쪽 필사가 어느 날은 반 쪽으로 그치고, 그러다 건너뛰게 되고, 하루 두 장 책 읽기도, 1일 1그림도 자꾸 건너뛴다. 건너뛰는 것은 그렇다 치고 쌓이기만 하는 자괴감은 어쩔 것인가. 결심한 일을 건너뛰니 으레 후회와 자책으로 이어지고, 그러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진다. 재미로 시작한 일인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사람은 참 요지경인 존재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는데 혼자 목표를 세우고도 그 목표를 피할 명문을 마련하느라 궁리한다. 황당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데, ‘아무도 몰라도 내가 안다’라는 사실을 끝끝내 외면하지 못하는 못난 발버둥이라고 생각하면 그마저도 좀 짠하다. (43쪽)

 

나에게 이런 습관은 바로 ‘1일 블로그 1포스팅’이다. 즉 하루 한 권의 책을 읽고서 그 책에 대한 서평을 쓰는 것인데, 아직까지는 핑계를 대고서 피할 명분을 마련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나도 잘은 모르겠다. 아직은 즐겁고 행복하니까 쭉 이어질 듯싶긴 한데, 혹여라도 피할 명분을 마련하게 되면 이 즐거운 습관이 깨지겠지 싶다. 허나, 그럼 너무 섭섭할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의 습관이 부러울 때 부러움과 함께 좌절감이라는 감정까지 밀려올 때가 있다. 좌절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단어까지 들먹이는 건 ‘시간’ 때문이다. ‘쌓인 시간’이 이룩한 것은 어떤 노력으로도 한 번에 극복할 수 없는 것이라 깊은 좌절감을 준다. 그럴 때는 깨끗이 단념하고 부러워하고 말거나 좀 까마득해도 시간의 역사를 인정하고 새로운 시도를 궁리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성실한 메모 습관은 글을 쓰려는 사람에게는 필수이다. 단지 기록일 뿐이라도 그 모든 것이 글감의 밑거름이 된다. 상허 이태준 선생이 책상에, 가방에, 주머니에, 여기저기에 여러 권 잡기장을 두어 소설의 일부분이 될 만한 것을 쉼 없이 적어 두고 자료가 될 사진을 오린 것은 몹시 성실한 글쓰기 행위와 다를 바 없다. (51쪽)

 

습관이 형성되기에는 무엇보다 시간이 필요함을 그 누구도 부정하진 못할 듯싶다. 어떤 행위가 습관이 되기 위해 필요한 그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반복되는 동작은 우리 몸에 증거로 새겨진다. 몸을 쑥 내밀고 컴퓨터 화면을 보는 습관이 굳어지면 굽은 어깨와 거북목이 증거로 남고, 의자에 앉을 때 다리를 꼬거나 구부정하게 앉는 습관은 틀어진 골반을 증거로 남긴다. 연필을 힘주어 꼭 쥐는 습관은 가운뎃손가락 끝 첫 번째 마디에 도톰하게 박힌 동그런 굳은살로 남는다.

거듭해 곱씹는 생각이나 그리움도 우리 몸 어딘가에서 어떤 자국으로 남겨질 것이다. 소중히 간직해 애써 남긴 것도 있을 테고, 억지로 파내려다 되레 호된 흉터가 된 것도 있을 테고, 알금삼삼하게 남은 것도 있을 테다. 좋든 나쁘든 모든 반복되는 동작은 우리 몸에 증거로 새겨진다. (71쪽)

 

나의 몸에 새겨진 증거들이 부디 거의 대부분이 내가 좋아하는 습관들로 채워지길 욕심부려 바라본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한쪽의 태도가 습관이 되어 간다면 관심이 거둔 노련함일까, 익숙함에 젖은 타성일까. ‘누군가의 습관을 안다’는 사실, 그 묘한 양면성을 생각한다.

‘당신을 다 알아’하는 듯한 누군가의 태도에 때로는 배려심이 느껴져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고, 때로는 답답함에 실소를 금치 못한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 원인은 상대에게 있는 걸까, 내게 있는 걸까. (125쪽)

 

자기계발과 경영 분야 전문가인 공병호 박사는 〈EBS 부모광장〉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습관 만들기는 뇌에 하나의 길을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유럽 사회심리학 저널]에 실린 ‘습관이 형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연구한 논문에 의하면, 어떤 행동이 습관이 되기까지는 평균 66일이 걸린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식사 후 물 마시기’는 습관이 되기까지 평균 20일, ‘윗몸 일으키기 50회’는 평균 87일이 걸린단다. 습관 만들기는 최소 두세 달 동안 우리 두뇌에 하나의 길을 만들듯 반복해야 하는 일이다. 수풀이 무성한 곳에 길이 만들어지려면 끊임없이 반복해 오가며 다져야 한다. 잠시만 방심하면 수없이 오가며 다졌던 수풀이 한 번의 단비에 무성히 되살아나기도 하는 법이다. (113쪽)

 

하나의 행동이 습관이 되기 위해 반복되는 시간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살아가면서 내가 원하는 행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데에는 참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단 한번의 핑계로 그 행동들을 안 하거나 빠지게 된다면 그 습관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겠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자신의 습관과 행동에 대한 돌아봄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만난 저자의 습관에 대한 솔직한 고백들은 더더욱 나를 돌아보게끔 만든다. 좋은 습관을 갖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한 평생 가지고 가고 싶은 습관들을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1일 1책 읽고 글쓰기와 같은 습관들을 말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jinick77'님은?
책을 너무 좋아하여 하루 한 권 이상의 책을 읽고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쓰고자 합니다. 한 사람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이면서 나로 살아가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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