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책오늘의책
  • 미디어 & 기관 추천책미디어 & 기관 추천책
  • 문학상수상작문학상수상작
  • 이럴때이런책이럴때이런책

알사탕

2017년 5월 2일 오늘의 책

알사탕

백희나 | 책읽는곰 | 2017.03

분류 : 유아

정가
$24.00
판매가
$13.20 (45%↓)
적립금
$0.26 (2%P)

동동이는 오늘도 친구들이 먼저 말 걸어 주기를 바라며 놀이터 한구석에서 구슬치기를 합니다. 그런데 친구들은 구슬치기에도 동동이에게도 별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혼자 노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애써 태연한 척해 보지만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지요. 어쩐지 머쓱해진 동동이는 새 구슬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슬그머니 자리를 뜹니다. 그러고는 동네 문방구에 들러 사탕 한 봉지를 삽니다. 처음엔 구슬인 줄 알고 집었다가 아주 달다는 주인 할아버지의...

상세보기 >

아이의 마음


잊히지 않는 어린 시절의 꿈이 있다. 아버지를 따라 숲속으로 난 길을 걷고 있었다. 빠른 걸음을 따라잡느라, 숨이 찼다. 밭은 숨을 내쉬며 발길을 재촉하는데 어느 순간 발목이 움직이질 않았다. 아버지 뒷모습을 쫓아가느라 발밑을 살피지 못하고, 초록 이끼로 뒤덮인 늪에 빠진 것이다. 늪의 진득한 진흙이 무릎 높이였다가, 허벅지 높이였다가, 금세 허리 높이까지 차올랐다. 앞서 걸어가는 아버지는 힐끗 뒤돌아보고 이내 걸음을 재촉하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다. 속수무책으로 늪에 빠져드는데 가슴이 컥컥 막혀, 입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오질 않았다. 묽은 크림 같은 진흙이 금세 코 밑까지 차올랐다.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약간 멀미가 이는 느낌이다. 머릿속에서 괴이한 피에로가 회전목마를 타고 뱅글뱅글 돌던, 고열에 시달리던 밤이나 자주 꾸던 악몽 같은 게 생생한 감각으로 떠오른다.

‘그때가 좋았지’ 식으로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본 일은 없다. ‘그때’란 현재의 시각으로 미화하기엔 내 마음대로 잘 안 되고, 불안하고, 자주 아팠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만큼 순진무구한 행복의 세계 속에 있지 않다. 아이가 실제 할 수 있는 일이란 어른보다 제한적이고, 아이들은 그 속에서 어른들의 생각보다 많은 걱정과 많은 불안 속에 산다. 그러니 어떤 그림책이 아이들의 마음을 훔쳤다면, 그것은 작가가 아이의 내밀한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백희나 그림책의 매력은 그가 그려 내는 상상이 현실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 있다. 그는 옛날 옛적을 배경으로 하지도 않고, 추상적인 공간을 상정해 이야기를 전개하지도 않는다. 그저 지금, 이곳의 아이들이 살고 있는 현실에서 상상의 이야기를 펼쳐 간다. … 백희나가 현실의 틈을 벌려 열어젖힌 상상의 문을 통해 아이들은 답답한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다.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소망을 상상 속에서 이뤄 낸다. 이것이 백희나의 그림책에 아이들이 쉽게 몰입하는 이유다. 현실의 답답함을 무너뜨리고 꿈을 이루는 것. 이것은 아이는 물론 어른도 공유할 수 있는 본능적 욕구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2015)


백희나의 새 책 『알사탕』 역시 현실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동동이는 놀이터 구석에서 홀로 구슬치기를 하며 놀곤 한다. 친구들에게 함께 놀자 말 꺼내지 못하는, 감정 표현에 서툰 아이다. 구슬을 사기 위해 방문한 동네 문방구에서 동동이는 알사탕을 발견하고, 각양각색 사탕 중 하나를 입에 넣는 순간 놀라운 일이 생긴다. 집 안 소파가 하는 말이 귀에 들리는 것이다. 소파는 동동이에게 아빠의 방귀 때문에 숨쉬기 힘들다는 둥 푸념을 늘어놓는다.

각각의 사탕은 반려견 구슬이의 말, 잔소리를 늘어놓는 아버지의 속마음, 멀리 떨어진 할머니의 안부, 낙엽들의 목소리를 전해준다.

마지막 하나 남은 투명한 사탕. 놀이터에서 홀로 있는 아이를 발견한 동동이는 투명한 알사탕을 입에 넣는다. 하지만 마지막 사탕은 어떤 속마음도 들려주지 않는다. 동동이는 제 입으로 친구에게 묻는다. “나랑 같이 놀래?”

사탕이 더는 기적을 보여주지 않는 이유는, 이제 동동이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용기를 갖췄기 때문이다. 동동이는 사탕들이 들려주는 속마음을 들으며 한 뼘 성장하고, 마음을 표현할 용기를 키워냈다.

아이들은 종종 말하고 싶은 걸 다 하지 못한다. 때로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모른다. 그 답답한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알사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때론 어른에게도….

| Editor - 송보배
10rim@bnl.co.kr

오늘의 책 메일링 서비스

오늘의 책을 친구에게 추천하기

싸이월드 공감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덧글 [ 0 ]

등록하기

오늘의 책 전체보기

이전이전

2 0 2 6 1 0

다음다음

2026년 10월 오늘의 책 입니다.

GO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28

29

30

1


일상의 유토피아

2


평생 월급을 만드는 저수지 투자법

3


그곳에 아이는 없었다

4


슬픈 행성

5


은둔

6


한국 교회 트렌드 2027

7


루미너스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1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