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9일 오늘의 책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 2010.09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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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젊은 날의 사랑은 지나갔지만 남아 있는 날들에도 희망은 있다” 인생의 황혼 녘에 비로소 깨달은 삶의 가치와 잃어버린 사랑 그 허망함과 애잔함에 관한 내밀한 기록 부커 상 수상, 전 세계 20여 개국 번역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 영화 「남아 있는 나날」의 원작 인생의 황혼 녘에 비로소 깨달은 삶의 가치 그리고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허망함과 애잔함을 내밀하게 그려 낸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의 『남아 있는 나날...
남아있는 나날은 품위있는 집사로 살아온 노인이 인생의 황혼기에 떠나게 된 여행이 주된 줄거리이다. 여행 도중과 과거 회상에서 찾아오는 새로운 깨달음과 통찰들이 주를 이루는 소설이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 구구절절 쏟아내는 문장이 구차해 보이면서도 섬세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만큼의 정교함을 자랑하는 작가 같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그에 대한 타인의 판단을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의 방어적 발언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역시나 소설답게 물어보지 않았는데도 상세하게 달링턴가의 집을 묘사해주면서 그 장소에 실제로 가본 듯한 인상을 내내 받으면서 소설은 흘러간다.
집사 노인이 느끼는 풋풋하지 않은, 지나간 풋풋함에 대한 아련한 느낌을 계속 느끼면서 소설을 읽어갔다. 저 상황에서 잡았어야 하는데 그때 잡지 못해서 그는 평생을 혼자 일만 하며 살아간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결국 일과 집사가 지녀야 할 품위를 지켜나가는 충직한 삶에서도 사랑의 대상이 있었음을 알 수 있고 자신도 소설 초반에서는 부인했지만 켈턴양을 찾아 나서는 것이 여행의 주된 목적이 된다. 다시 켈턴양과 일하고 싶은 그의 바람은 물건너갔지만 하나 확인한 것은 두 사람이 서로 사랑했다는 것이다.
하루의 할 일을 저녁때쯤 깨닫는 것은 너무 늦어버린 것이 아닐까? 퇴근 시간에 생각나는 업무는 내일 할 일이 되듯이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실존으로 맞이해야 하는 것은 현재라는 것을 말해준다. 한 번씩 과거에 얽매여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뜨끔하기도 했다. 과거와 이별하려면 상대방과의 대면이 있어야 가능한 것일까? 수십 번도 더 생각하고 3일 내내 생각해봐도 잊히지가 않는다. 이별의 의미와 이유에 대해서 알고 나서야 나는 보낼 수 있을까? 나는 인생의 점심도 아닌 아점 정도의 시기에 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점심때가 되고 저녁때가 될수록 많은 제약이 나를 사로잡을 것이다. 최대한 제약이 없는 자유로운 상황인 지금 현재, 과거는 더는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고 온전히 현재만이 내가 실존으로 대면해야 할 존재이다.
이 할아버지는 늦었다. 품위를 지키면서 옛 사랑을 보내는 그에게 왜 점심 전에 잡지 않았느냐고 묻고 싶고 그 물음은 나에게로 온전히 돌아올 것이다. 후회는 참 강한 감정이고 그래서 에너지를 소비하기에 좋다. 다시 힘들지만 보상이 높은 삶을 살아갈지 고민이다. (이어서) 힘들지만 보상이 높은 삶은 의미를 찾기에 좋다. 방향성 설정이 중요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본연적 가치를 어떻게 지켜나가느냐에 따라 미래의 내가 규정될 것이다. 남아있는 나날은 계속해서 읽게 된다. 접어놨던 페이지만 몇 번 읽은 듯하다. 읽을 때마다 나는 내 인생에서 늦지 않게 중요한 결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고마운 시간이지만 이제는 지나간 시간이기도 하다. 현재에 충실하도록 하다.
품위라는 단어가 소설 내내 흐르고 있다. 품위는 가치에 의해서도 좌우될 듯하다. 못생긴 여자가 예뻐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무의미한 노력이라고 나오기도 하지만 품위에 대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기억난다. 사람의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많은 고민을 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을 바라보는, 그리고 세상에 대한 이해의 틀이 확실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치 있는 사람과 활동을 잘 이해하려면 자신부터 우선 가치 있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설에 나오는 품위로 향하는 길은 가치를 쌓아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온전히 현재에 충실하고 그런 과정의 연속이 쌓이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자존심을 내세울 수 있음과 동시에 내려놓을 수 있음이 가치의 핵심이 아닌가 생각해보며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책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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