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9일 오늘의 책
마쓰이에 마사시 | 비채 | 2021.04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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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처럼 밤의 시가지처럼 멀리서 볼 때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미화하지 않아도 찬연한 보통 사람들의 초상! “지금까지 인생에서 제가 경험한 슬픔과 기쁨과 아픔을 이야기 안에 담아 완성한 장편입니다. 소설의 무대는 일본에서 가장 좋아하는 땅 홋카이도 동부 지역으로 골랐습니다.” _마쓰이에 마사시┃한국 독자에게 보내는 작가의 말 신슈(나가노)의 오이와케에서 태어난 요네는 도쿄로 가서 조산부가 되고 남편 신조를 만나 홋카이도 에다루에 정착한...
“이만큼의 기쁨을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에 놀라고 마음이 움직였다. 그것은 양지바른 잔디밭 위에 하늘을 보고 누워 눈을 감아도 여전히 보이는 햇빛 같은, 강하고 따뜻하고 단순한 것이었다.”
왜 나는 어릴때부터 책을 좋아했을까.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어서 골똘히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모양이 생기고 가닥이 잡히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조용해서 이다. 책은 무엇보다 고요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책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주변의 절대적인 소음과는 관계없이 내 주변이 모두 잠잠해지는 느낌에 빠져들게 된다. 조용하고 친절하게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끄러움과는 반대다.
작가의 이전 책,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읽으며 일본 시골의 아름다운 별장에서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 느낌을 받았었다.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는 광고를 보고 책을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손에 쥐게 된 책을 50일 된 딸을 돌보는 사이사이 눈에 꼭꼭 눌러 담으며 차분히 읽었다. 이 책은 음미한다는 표현이 딱 맞는 책이다. 조용하고 아름답다. 섬세하며 깊이가 있다. 평범하지만 특별하다.
소설의 배경은 홋카이도 동부의 작은 마을 에다루. 일본을 여행하다보면 대도시보다 소도시가 더 매력적인 나라라는 것을 한가득 느낀다. 깨끗하고 단정한 골목길, 친절한 사람들, 귀여운 소품이 즐비한 가게, 천천히 달리는 차들, 그리고 조용함. 그런 분위기를 남김없이 담은 에다루라는 곳에 사는 소에지마 가족 3대의 이야기다. 모든 가족은 평범해 보여도 그 안에 들어가보면 각자의 이야기가 매력적으로 흘러 넘친다. 그들의 이야기는 그들이 사는 에다루와 닮아있다.
책이 꽤 두껍고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시간의 순서를 따르지 않은 가족의 각자 이야기가 선선한 감정을 담은 채로 적혀있다. 가족 구성원도 매력있지만 주변 인물들의 사연도 예쁘고 특별하다. 각자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방식에서도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애정이 깃들어 있다. 마치 내 집의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것 같다. 나만이 알 수 있는 반려동물의 매력을 가장 다정한 방식으로 표현한 것 같이, 작가는 등장인물들 각자의 사연을 담아냈다. 그저 놀랍고 좋다.
모두의 이야기가 좋았지만 하지메의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다. 그의 확고한 취향과 조용함, 그리고 요란하지 않은 책임감이 이 책의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부장적인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결혼하지 않은 고모 셋과 일찍 세상을 떠난 누나. 어릴 때 따스한 애정같은건 받아보지도 못한 것 같은 고모들과 아버지를 끝까지 챙기는 사람은 결국 하지메였다. 소에지마 가족 족보의 문을 닫으며(?) 모든걸 정리한다. 그가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책에 정확하게 나오진 않지만, 늘 본인 가족보다 결혼하지 않은 누나와 여동생을 챙기는 아버지를 보며 그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진게 아닌가 싶었다. 아버지는 정작 어머니를 헤아리지 못했다. 하지만 하지메도 부인과 사이가 좋진 않았다. 가장 가까운 가족의 마음을 읽는 유전자가 부족한 것이 아닐까. 그의 잘못만은 아니겠지만 결국엔 아내보다 아버지와 고모를 챙기느라 분주한 그를 보며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다양한 소재와 많은 이야기가 있다. 작가의 넓고 깊은 지식에 빠져든다. 나와 일부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계시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가는 같다.
“헤어진다는 것 안에는 멀어지는 힘과 함께 돌아오는 힘이 작용하는 것 같다. 아유미는 정신이 아찔해질 것 같은 타원을 그리는 혜성의 궤적을 좋아했다. 혜성 중에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도 있다. 이백 년이 걸려 돌아오는 것도 있다. (...) 이치이와 지금 헤어지게 되어도 그것은 헤어짐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번 책을 소개해주신 '고맹'님은?
술과 독서, 고양이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30대 사람입니다. 12년차 엔지니어였으나 지금은 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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