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19일 오늘의 책
윤태호, 김현경 | 위즈덤하우스 | 2017.11
분류 :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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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인간이 가장 가까워질 수 있는 거리는 몇 센티미터일까? 100번의 질문과 100번의 고민으로 빚은 100번의 성장, 윤태호의 내러티브 교양 만화 [오리진] 그 두 번째 이야기 인공지능 AI 로봇은 ‘친절한 마음’을 배울 수 있을까? 호감부터 혐오감까지 인간의 본능을 재구성하는 에티켓! 윤태호 작가의 교양 만화 시리즈 [오리진]의 두 번째 권 ‘에티켓’ 편이 출간되었다. 1권에서 ‘보온’을 ‘생명을 지키는 일의 기원’으로 정의한 [오리...
“봉투가 아직 아이 같은 로봇이다 보니 사람 사이의 관계를 모르겠지. 사람마다 지켜야 하는 거리가 있거든. 봉원이도 모르는 사람이나 싫은 사람이 옆에 오면 좀 떨어져 있고 싶지? 봉투는 로봇이라서 그런 게 없다 보니까 거리감 없이 다가서다가 혼난 거야. 서로의 적절한 거리를 아는 게 중요해. 가까워지기 위해서.” (본문 중에서)
“얼마나 떨어져야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가르쳐주세요, 아줌마...” (본문 중에서)
에티켓 - 사교상의 마음가짐이나 몸가짐. 예의, 예절, 품위로 순화.
이 프랑스어는 한국의 언어생활 안에 들어온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 라디오나 택시처럼 토박이말과 동등한 지위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국어학자들이 추천하는 말을 놓아두고 굳이 외래어를 사용한다. ‘에티켓’에는 ‘예의’에 없는 독특한 어감이 있기 때문이다.
에티켓이라는 단어의 독특한 어감을 설명하려면 몇 가지를 더 살펴보아야 한다. 그중 하나는 에티켓이 어떤 시설이나 도구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포함한다는 점이다. 에티켓은 실제로 문명의 도구와 나란히 진화했다. 포크가 등장하면서 포크예절이 생겨나고, 전화가 발명되면서 전화 예절이 생겨나는 식이었다. 에티켓은 일정한 방향으로 변화해왔다. 바로 본능의 자연스러운 충족을 억압하는 방향이었다. 새로운 시설이나 도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에티켓을 지킬래야 지킬 수 없다. 에티켓을 지키는 사람이 되려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고 지식이 필요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어쩔 수 없이 개인의 공간은 침범 당한다. 본인이 선택해서건 강요해서건. 그래서 때로 개인은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만큼 약속도 많아졌다. 약속을 지킨다는 건 에티켓을 지키는 일이고, 에티켓을 지킨다는 건 자신에게도 그렇게 해달라는 요청이다. 우리가 서로 허용한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서로를 보호하는 가장 첫 번째 조건이 된다.
접촉의 정도를 결정하는 ‘관계의 거리’는 개인마다, 사회마다, 시대마다 다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은 서로 안전하다고 느끼면서 친밀해질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안전한 거리감이 필요하다. 그리고 동시에 친밀함을 표현하고 느끼기를 원한다. 그 미묘한 경계를 결정짓는 것이 제2의 사회적 본능 에티켓이다. 인공지능 로봇 봉투는 인간의 친절한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독자는 봉투가 인간들과 함께 지내면서 인류가 쌓아올린 과정을 차근차근 학습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함께 배워나간다. 그래서 이 책이 교양만화가 아닌 학습만화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독자는 만화를 통해서 몰랐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많은 것을 배우며, 배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된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윤태호 작가님은 그림을 잘 그리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이야기 하고자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책에 담겨진 이야기는 삶을 돌아보게도 만들고 일깨우기도 하며 다시금 곱씹어보게 만든다. 단순히 웃음과 재미를 전달하는 다른 만화와는 다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믿고 보는 것이 아닐까.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낼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얼음별대탐험'님은?
매일 책속으로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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