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9일 오늘의 책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 2014.08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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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가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설령 그 사람을 깊이 사랑한다 해도.” 무라카미 하루키 9년 만의 신작 소설집 일본어판 수록 6편 +「사랑하는 잠자」, 총 7편 수록 일본 출간 당시 예약판매로만 3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집. 1983년 출간한 첫 소설집 『중국행 슬로보트』 이후로 그의 단편소설들은 앞으로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지표이자 새로운 시도의 장으로서, 때로는 파...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 없는 남자들』은 그 관계가 가깝든 그렇지 않든 곁의 누군가를 상실한 남자들만의 짤막한 이야기를 엮고 있는 단편 소설집이다. 여기서 누군가는 제목에 드러나 있듯이 '여자'다. 한 남자는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던 아내를 병으로 잃었다. 그런데 남자는 아내가 살아있을 때 그녀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혹은 답을 알 수 없는 어떤 비밀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에 대해서 여자에게 묻지 않았다. 이제 그녀는 죽음으로 인해 곁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남자는 그녀가 남기고 간 수많은 질문에 둘러싸여 여자를 완전히 떠날 수도, 곁에 머무를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니까 이 소설집의 이야기는 이런 식인 것이다. 실존하지는 않지만 여운만큼은 뚜렷하게 존재하는 무언가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고독한 사람들.
하루키의 단편 중에는 '이건 혹시 그가 겪었던 사건이 아니었을까', 라고 의심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유독 색채가 짙은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예컨대 '예스터데이'라는 단편이 그렇다. 그가 대학 시절 알게 되었던 독특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인데, 도쿄 태생이면서도 후천적으로 간사이 사투리를 공부하여 마치 본인이 간사이 출신인 양 사투리를 구사할 정도로 특이한 사람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낸 여자 친구가 있고, 그는 그녀와의 선뜻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관계 속에서 종종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이야기를 읽는 독자는 두 사람의 관계를 목격하면서 사랑에 관한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마음을 흔들었던 단편이 있다면 그것은 ‘기노’였다. 상처받은 자의 마음을 헤아려 깊이 있게 표현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조차 끝부분을 읽고는 코끝이 찡해질 정도였으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하게 상처가 될만한 사건을 말하면서도 정작 주인공은 그에 대한 반응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아플 만한 일에도 아픈 내색을 하지 않고, 어떤 때는 마냥 담담하기만 한 것처럼 보여서 이 사람, 괜찮은 걸까.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그런데 끝내 그 상처가 곪아서 터지게 되었을 때. 그제야 함께 느끼게 되는 것이다. 기노의 상처도, 나의 상처도. 결국 같은 부분에서 상처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야기와 독자가 하나가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한 가지를 꼽아보자면 이야기가 인간의 고독함을 인정해주고 또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차분하고 담담하게 이어지는 글을 읽고 있자면 결코 외로운 이는 너 하나가 아니라는 것처럼, 모종의 위로를 건네는 것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이 세상에 상실을 경험하지 않은 이가 있을 수 없듯이. 결국 『여자 없는 남자들』의 단편들은 고독한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가 되어주는 것이다.
|펜벗 인터뷰
1. 펜벗 4기 활동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펜벗 활동은 서울달빛님에게 어떤 시간이었나요?
펜벗 4기 주제 가운데 ‘그리고’라는 테마가 있었는데, 그런 느낌과 비슷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시간 말이죠. 고된 일상 가운데 유일하게 저 자신을 위해 쏟은 귀한 시간이기도 했고, 다른 펜벗의 리뷰를 읽어보면서 작가와 작품을 폭넓게 알아간 뜻깊은 활동이기도 했어요. 독서의 폭이 넓어지고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방법을 터득해갔다는 점에서도 이번 4기 활동은 무척이나 만족스럽습니다.
2. 닉네임이 ‘서울달빛’인 이유가 궁금합니다. 서울의 달빛과 관련한 특별한 기억이 있을까요?
여행을 독서만큼 좋아합니다. 오래전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야지만 여행 같다고 생각하던 시절, 우연치 않은 기회로 서울의 이화동을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정식으로 처음 서울의 매력을 체감하게 되었고, 그 느낌 속에서 닉네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단순하지만, 살짝 덧붙여보자면 그 순간도 달빛이 은은하게 이화벽화마을을 비추어주던 저녁 시간이었습니다. :)
3. ‘실존하지는 않지만 여운만은 뚜렷하게 존재하는 무언가’, 서울달빛님에게도 이런 무언가가 있나요?
소설, 혹은 영화 속 주인공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마음에 맞는 인물이나 이야기를 만나면 며칠에서 몇 년에 이르기까지 그들을 생각하고는 합니다. 비록 제 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저를 휘감은 덕분에 보통의 일상도 결코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사소한 순간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이야기의 힘. 제가 독서를 끊을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서울달빛'님은?
책을 좋아하고, 그것에 대해 끊임없이 글 쓰는 것을 즐기는 보통의 여행자입니다.
[서울달빛 님의 테마북 ?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상실에 관하여]
| 펜벗 큐레이션 Vol.18 '에테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