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7일 오늘의 책
문국진, 이주헌 | 이야기가있는집 | 2015.11
분류 : 예술/대중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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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미술과 법의학이 만났다! 법의학자 문국진, 미술평론가 이주헌 과학자의 시각과 인문학자의 시각으로 풀어내는 명화 속에 숨겨진 음식의 풍속 그리고 맛의 비밀! 그대가 무엇을 먹는지 말하라 그러?면 나는 그대가 누군지 말해보겠다! _브리야 샤바렝 나는 오늘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그 음식을 먹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떤 욕망으로 그 음식을 선택했던 것일까? 대한민국은 지금 음식이 지배하고 있다. 하루하루 음식과 관련된 이슈가 넘쳐...
『풍미 갤러리』는 세상의 수많은 그림 중 음식과 관련한 그림을 모아 사람 살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법의학자 문국진과 미술평론가 이주헌이 풀어내는 명화에 숨겨진 음식의 풍속’이라는 표지의 소개 글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두 사람의 공저이다. 음식 문화의 예술성에 대한 것은 미술평론가 이주헌이 담당했고, 음식물에 포함된 과학적, 의학적인 요소와 맛의 감각성에 대해서는 법의학자 문국진이 담당했다.
책은 무척 재미있다. 음식을 그린 정물화를 비롯해 그림 속 주․조연으로 등장하는 음식이 얼마나 많던가. 최후의 만찬에서부터 귀족의 성찬, 서민의 양식까지, 음식은 수없이 화폭에 담겨 왔다. 식탁에 차려진 음식뿐만이 아니라 조리 전 식재료를 그린 그림도 꽤 많다. 귀족과 서민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다르다 보니, 식재료는 곧 신분의 척도가 될 수밖에 없었다. 식재료가 곧 인물의 신분을 과시하는 상징물이 되기도 한다. 중세나 르네상스 이후의 그림에는 사냥한 야생동물들이 많이 담겨 있다. 귀족이나 수도사들이 식사하는 자리에 사냥개가 어슬렁거리는 그림도 상당한데, 이는 사냥을 할 수 있는 계층이 왕이나 귀족에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풍미 갤러리』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와인에 대한 내용이 분명 담겼을 것이라 예상했다. 예상과 같이 디오니소스와 관련한 그림뿐 아니라 유럽인에겐 물과 같았던 와인이 담긴 그림이 여러 점 소개가 되어 있다. 압생트와 관련한 글도 많은데, 압생트가 황시증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고흐는 노란색을 좋아했고, 작품에 노란색을 많이 사용했다. 그 이유가 고흐가 압생트를 많이 마셔서 그렇다고 한다. 압생트는 알코올 도수가 70~80도가량의 굉장히 센 술이었는데, 이 술에 환각작용과 함께 색맹을 초래하는 투우존(thujone)이라는 독성분이 들어 있어서 이것이 황시증(黃視症)을 유발한다고 한다. 압생트를 마신 다음 날 찬란한 노란빛이 보이다 사라지는데, 고흐는 이 색에 매혹되어 압생트를 과음했다. <꽃병에 꽂힌 열네송이 해바라기>는 고흐가 압생트로 인한 황시증에 걸려 얻어낸 작품이라고.
서양화에는 종교나 신화와 관련한 음식들이 즐겨 등장하기 때문에 음식의 상징성을 모르고서는 내재한 의미를 모른 채 그저 눈으로만 감상하고 넘겨버리기가 쉽다. 화가들이 하나하나 꼼꼼하게 음식을 그려 넣은 이유는 그들의 문화에서 특정한 날에 특정한 음식을 먹어온 오랜 전통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음식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상징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에도 음식 관련 그림들이 계속 그려지고 있다. 음식을 함께 먹는 것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 마음의 벽을 빨리 허물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대화를 매끄럽게 해주고 어색함을 상쇄하는 데는 음식만 한 것이 없을 듯하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woojae’님은?
와인과 미술, 신화에 관심을 가진 자유로운 통섭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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