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7일 오늘의 책
양세영 | 21세기북스 | 2007.05
분류 : 경제/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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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당신의 윤리지수는 몇 점입니까? 거래처에서 우연히 얻어먹은 밥은 윤리경영에 위배되는 걸까? 친한 선배의 사적인 부탁은? 윤리경영을 도입한지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기업들의 윤리경영 현주소는 어디일까? 많은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표방하고 나섰지만 정작 실태를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비자금 조성, 회사공금 횡령, 편법상속증여 등 사건의 양상들도 가지각색이다. 최근에는 모 대기업 총수가 사적인 복수(?)를 위해 직권을 남용하는 사태...
회사는 ‘이윤’을 얻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회사를 이끌어가는 운영전략인 ‘경영’은 최소의 투입으로 최대의 이익을 얻’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고민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합법적인 모든 방안을 투자해 결과적으로 가장 많은 이윤을 얻고자 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이와 같은 원칙에 반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익을 내는 데 있어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또한 회사 역시 사회의 한 부분이며, 여론과 상식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고서는 기업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그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유의미한 한 축으로 ‘윤리(moral)’가 급부상한 것이다. 이익을 향해 달음박질치는 회사라는 조직의 이미지와 자신을 성찰하고 주변을 돌아보는 윤리라는 이미지는 얼핏 서로 상충되는 무엇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몇 십 년만에 ‘윤리경영’은 중견급 이상의 회사라면 눈감을 수 없는 가치가 되었다. 한국의 수많은 회사들도 이미 윤리경영을 도입했거나 앞다퉈 도입하는 중이다.
이 그럴듯해 보이면서도 영 껄끄러운 ‘윤리경영’이란 도대체 뭘까. 요약하자면 간단하다. 회사가 시장의 질서를 준수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이란 여러가지를 내포하게 되는데, 이윤을 내어 주주에게 보상할 뿐 아니라 고용과 같은 사회적 수요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포함된다. 또한, 공정한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경쟁하고, 노동자 보호와 환경 보전에도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이상, 이익 창출 과정에서 개인과 소수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으며, 편법을 추구하지 않고 기업의 생산물이 관계를 갖는 모든 사회적 주체를 배려하는 것이다. 이 까다로워 보이며 때로는 이윤 창출을 방해할 것 같은 요소들이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질적 상승과 이미지 제고, 책임성 강화를 가져와 장기적으로 훨씬 더 많은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박과장의 사과 한 상자’는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릴 수 있는 기업윤리 문제를 소설적 형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어 실제 직장인들이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에 대해 실무적으로 해답을 주려고 애쓴 책이다. 주인공 ‘박과장’은 모나지 않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전형적인 회사의 중간간부로서 계약이나 접대의 경우 흔히 만나게 되는 윤리적 갈등과 개인으로서의 욕망의 충돌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또한 지침으로서 내려오는 ‘윤리 경영’의 난해함과 현실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구체적 사례를 통해 밝힌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구호에 그치지 않고 ‘합리적으로 윤리 경영을 실무에 도입’하려고 고민한 데 있으며, 그 고민과 해법을 부드러운 화법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데 있다. 회식과 접대와 계약의 관행에 의문을 느껴본 적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생각하게 된다. 과연 한국에서 정말로 전사적인 윤리경영이 가능한가? 지금도 여전히 한국은 대주주나 경영자가 정치권에 뇌물을 바치거나, 회사 재산을 횡령 또는 탈세하고, 탈법 논란을 무릅쓰며 2세 승계가 이루어지는 후진적 자본주의 국가이기도 하다. 규모있는 회사라면 너나없이 윤리경영 수칙을 제정하고 공표하지만, 공표 수준에 비해 신문 지상에 폭로되는 비윤리적 사례들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꼽아보기가 참담할 정도다.
윤리경영은 미국 최대의 에너지 기업이었던 엔론 사태를 통해 그 필요성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1985년 창업된 엔론은 2000년에는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가운데 7위의 초우량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하지만 분식회계와 임직원의 부정, 그리고 이를 은폐하기 위한 로비활동 등으로 최고경영자가 구속되었고 80달러이던 주가는 하루아침에 40센트로 폭락, 회사는 2001년에 파산하고 말았다. 엔론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세계적인 회계법인 아더앤더슨도 이에 책임을 지고 한순간에 공중 분해됐다. ‘윤리 경영’을 지키지 못하는 회사는 이윤 창출 뿐 아니라 회사 자체가 존속할 수 없다는 것을 엔론은 반면교사로서 아주 잘 보여주었다.
윤리경영이란 경영 활동의 기준을 사회의 윤리적 가치체계에 두는 운영방식을 의미한다. 결국 이윤을 안정적으로 추구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공인받는 윤리적 기준에 어긋나지 않게, 상식을 지켜가며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은 누가 봐도 이견이 없는, 단순하고 가치중립적인 문장처럼 보이지만, 이 땅의 작지 않은 회사들이 공식적으로 이 말을 표명할 수 있게 된 역사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공표된 이 ‘윤리 경영’이 실제 경영을 좌우하는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기까지는 그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것이 임직원 모두가 ‘윤리경영’이란 화두를 가슴 속 깊이 새겨둬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가 머리말에 덧붙인 말처럼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과 수준높은 윤리의식을 겸비하여 세계에서 존경받는 초일류 기업들로 우뚝 서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또, 그렇게 되기 위해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상식과 인간으로서의 양심’을 눈 앞의 이익과 바꾸지 않게 되기를 아울러 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시리안님은
업무적으로는 외국계 회사에서 모바일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로서 보다 투명한 회사와 시장을 희망한다. 개인적으로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경지를 꿈꾸는, 서로 다르더라도 그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에게 더 관대한 그런 세상을 바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