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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내 일

2021년 2월 17일 오늘의 책

내일을 위한 내 일

이다혜 | 창비 | 2021.01

분류 : 자기계발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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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가 전하는 동시대 여성들이 일하는 풍경 일터의 당신이 참고하게 될 일곱 개의 레퍼런스 이다혜 작가는 『출근길의 주문』(한겨레출판 2019)을 비롯한 여러 글을 통해 여성과 일하기에 대해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며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책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여성들의 일터를 찾아가 구체적인 일의 풍경을 전한다.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터뷰이의 업무 현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영화 제작사,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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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여성들은 어떻게 내 직업을 발견했을까?

 

나의 자리가 어디인지 고민하는 당신을 위해

앞서 걷는 여성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불확실한 내일에 움츠러들지 않고, 확실한 내 일 찾기

 

친한 동생은 요즘 일 때문에 고민이 많다. 공대 졸업 후 몇 년간 연구원으로 일하다 유럽으로 떠났는데 진로 변경과 코로나를 이유로 작년에 귀국했다. 큰 필드에서 일하고 싶은 꿈과는 달리 현실은 녹록지 않아서 올해만 해도 스타트업 회사 3곳을 전전했다.

 

나도 이직 경험이 많지는 않은 우물 안 개구리라 동생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소규모 회사들의 사정은 좀 놀라웠다. 탕비실도 제대로 없고 화장실도 남녀공용. 점심은 당연히 자기 돈으로 사 먹어야 하고 야근을 해도 수당도 차비도 야근 식대도 나오지 않는다. 개인 메일로 업무 연락을 주고받으며 회사에 전화가 없어 개인 핸드폰으로 모든 업무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것.

 

나도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크게 다르지 않은 환경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일이 재밌는 순간이 분명히 있었고 내가 발전해 나간다는 느낌도 정확히 받았다. 물론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도 거쳤다. 그렇지만 그 동생에게, “참고 견디다 보면 언젠가 네 가치가 평가받게 될 거야”라고 어깨를 다독거려 주는 것은 할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으니 그냥 주저앉느냐, 다른 길을 찾느냐의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나는 어릴 때 두려워서 다른 길을 찾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참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다 보이는 길이 그때는 안 보이는 법이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동생은 야망 있는 사람들과 섞여 일하고 싶다고 했다. 그 앞에선 더 할 말이 없다. 나도 어느새 타성에 젖어버린 중간관리자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변화도 싫고 새로운 과제도 머리 아프다. 회사 구조가 바뀌는 건 두말할 것 없이 혼란스럽다. 멋진 모범이 될 수 없는 나는, 좋은 책을 많이 읽고 그 안에서 너의 멘토를 찾으라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조언을 해 줄 수밖에 없었다.

 

이다혜가 인터뷰한 7명의 여성에 관한 이야기, 『내일을 위한 내 일』. 이 책이라면 그 동생에게 도움이 될까? 부제는 “일 잘하는 여성들은 어떻게 내 직업을 발견했을까?”이다. 책을 들춰보면 일 잘하는, 그래서 눈으로 보이는 성과 혹은 성취―일반적으로는 성공이라고 말하는―를 얻은 사람들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영화감독 윤가은, 배구 선수 양효진, 바리스타 전주연, 작가 정세랑, 경영인 엄윤미, 고인류학자 이상희,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요즘은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글귀가 있는 페이지에 종이 포스트잇을 붙여 놓는다. 그 글들은 따로 적어뒀다가 오래도록 간직해 두고 싶어서다.

 

영화감독 윤가은
윤가은 감독의 리더쉽은 주도권을 쥐고 갈등을 잘 다스려 자기 쪽으로 끌고 오는 방식이 아니다. 여러 종류의 리더쉽 중 그가 택한 방법은 대화와 경청에 있다. (p.23)

 

배구 선수 양효진
“프로는, 겉으로는 어떻게 보이든 마음을 독하게 먹지 않으면 기량이 향상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톱스타가 되는 건 아니라 해도 일단 기량이 상승하려면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해요. 내가 작아지는 느낌을 겪고, 저 선수보다는 못 미친다 해도 그 사실을 인정해 버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주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이 필요해요.” (p.53)

 

바리스타 전주연
“모모스커피는 한국 커피 업계에서 첫 번째나 두 번째 정도로 처우가 좋을 거예요. 한국에서 제일 안 그만두는 직업이 뭘까 생각해 보니 학교 선생님이더라구요. 선생님으로 일하는 손님들께 왜 오래 일하는지 물어봤어요. 선생님들도 일하다 보면 똑같이 힘들 때가 있대요. 하지만 방학이 있고, 방학에도 월급이 나온다는 거죠. 그래서 저희도 방학을 만들었어요. 3년에 한 달 안식월 제도가 있어요. 영어 공부가 하고 싶다면 학원 등록을 돕고, 직원의 자기 계발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아요. 주 5일 근무에 연월차 제도가 있으니까 10년 넘게 근속한 직원들은 한 달에 10일 이상은 쉬고 있죠.” (p.83)

 

작가 정세랑
“다른 사람의 업무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고, 나 자신도 안 해치고 타인도 안 해치면서 예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p.117)

 

경영인 엄윤미
“기본적으로 나와야 하는 숫자들은 분명히 있어요. 처음에 마일스톤(이정표)을 정하고, 분기별로 달성 여부를 확인하죠. 더불어 그 과정에서 보고 싶은 변화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같이 일하는 파트너들과 미리 이야기를 해서 정해요. 그렇게 중간 평가를 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놀랄 일은 없어요.” (p.144)

 

고인류학자 이상희
“이거 좋아, 할 만해, 싶더라고요. 물론, 지루한 일 80퍼센트죠. 그럼에도 오래 하는 비밀은, 심드렁함이에요. 좋아하는 일, 재미있는 일을 하라고 그러잖아요. 저는 그것에는 반대해요.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은 누구든지 잘할 수 있어요. 그보다는 하기 싫은 일도 심드렁하게 해낼 줄 아는 사람이 오래가고 생산적인 일을 하더라고요.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삶의 목표는 아니겠지만.” (p.180)

 

역시 이 책은 동생에게도 한번 읽어보라고 얘기해줘야겠다.

 

하지만 책에 덧붙여진 부제처럼 ‘앞서 걷는 여성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왠지 동년배 여성에게는 어쩐지 좀 위축되는 얘기다. 누군가는 성취감을 느끼며 살지만 누군가는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늦게 출발한 사람들에게 해 줄 얘기도 없고 따뜻한 카리스마도 여유 있는 해결사도 못 된다. 아무리 커리어가 쌓여도 아둥바둥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여도 계속 배워야 할 것은 생겨난다. 기술적인 것들이든 성품적인 것들이건 말이다.

 

완성되지 않은 스스로를 인지하고 늘 반성하는 태도, 상냥하게 말하자, 구구절절 얘기하지 말자… 마음속으로 늘 다짐하는 태도(대부분 실패하지만)가 허술하기 짝이 없는 내 모래성을 무너지지 않게 유지시켜 주는 것 아닐까.

 

나에게도 방학이란 게 있었으면 좋겠다. 어릴 때라면 여름방학이 좋겠지만 지금은 겨울방학을 간절히 원한다. 1년에 딱 한 달씩만 쉬었으면 좋겠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nyass_75'님은?
책 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애서가이며 책을 읽고 블로그에 서평을 남기는 일이 좋아하는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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