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7일 오늘의 책
조슈아 아바바넬, 제프 스위머 | 함께읽는책 | 2011.02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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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 책은 생물학 서가에 놓일 책이 아닙니다. 당신과 한집을 쓰는 ‘작은 가족’에 대한 은밀한 에세이입니다. 긁적긁적... (우리한테도 고양이 책들만 놓인 서가 같은, 그런 자리를 하나 마련해 달라?구!) 이 은밀한 에세이는 당신을 무시무시하면서도 환상적인 세계로 안내할 것입니다. 그곳은 바로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당신 집 안 무법세계. 그 안에서 당신은 우리 의사와는 상관없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다채롭고도 깜찍한 가정용 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이 말에 나는 백퍼센트 공감하는 사람이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모든 긴장을 풀고 이불 위에 풀썩 쓰러지는, 비할 데 없이 행복한 그 순간을, 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이는 본질적으로 직립으로부터 오는 육체적, 정신적 부담을 모두 없애는 일이다.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문명인으로서의 자각을 버리고 모든 걸 내려놓는 일종의 해방을 맞는 일이다.
"오, 사랑 나의 집."
작은 집 내 집에 꽃 피고 새 울지 않아도 좋다. 그저 누군가의 방해 없이 단 몇 시간만이라도 완벽하게 스스로를 방기할 수 있는 공간, 그곳이 곧 ‘내 쉴 곳’인 ‘즐거운 나의 집’의 핵심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오롯이 혼자일 수 있어야 한다.
오, 그런데.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You are not alone."라고 말하는 책이 있다. 이건 분명, 홀로된 이의 외로움을 위로하며 “내가 여기 당신과 함께 있어요 I'm here with you.”라고 속삭이는 마이클 잭슨의 노래 가사가 아니다. 그게 아니라면? 누군가의 외로움을 토닥일 때 쓰이는 이 말에 갑자기 오싹해진다. 난 분명 혼자였는데, 혼자가 아니라니.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이 ‘오싹함’은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적절한 반응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는 나와 ‘은밀하게’ 한집을 쓰고 있는 '작은 가족‘, 가정용 곤충에 관한 에세이이므로.
가정용 곤충, 하니 먼저 떠오르는 건 ‘천하무적 몬도가네, 바퀴벌레’다. 박멸에 대한 강박과 박멸에 따른 환희를 동시에 안겨주는 아주 오래된 인류의 동반자, 그 녀석 말이다. ‘조직력과 끈기의 화신, 개미’는 또 어떤가. 이 책에 따르면, 그 개미들이 내 집 부엌에서 나가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건 나뿐이 아니란다. 개미들 또한 내가 내 집 부엌에서 지금 당장! 나가주기를 원한다니, 이런. 여기에 다산의 여왕, 파리를 빼놓을 순 없다. 잘 익은 과일이나 먹다 남은 음식을 내놓으면 어디선가 느닷없이 나타나는 초파리 군단. 난 그들에게 ‘어서 오라’며 문을 열어준 기억이 없다. 내 음식들을 먹어도 좋다고 허락한 적은 더더욱.
그러나 이건 약과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라고 능글스럽게 속삭이는 목소리의 진정한 주인은 따로 있다. 내 피를 빨아먹고, 비듬을 먹고 살며, 베개에서 파닥파닥 뛰노는, 부엌, 목욕탕, 침대 할 것 없이 ‘즐거운 나의 집’ 구석구석을 누비며 무법천지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그들은 현미경의 도움이 아니라면 내 눈으로 확인할 수도 없다. ‘자유로운 영혼, 빈대’, ‘미치광이 칩입자, 이’, ‘Party animals, 집먼지 진드기’, ‘살갗 이의 굿 서퍼, 모낭진드기와 옴진드기’, ‘도서관의 보헤미안, 서양좀벌레와 집게벌레’, ‘광란의 기예단, 벼룩과 흡혈진드기’ 등.
설마! 내 집에 그런 게 있을 리 없어! 라고 단언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한다. 자신이 잡은 문고리조차 다시 봐야 하는 결벽증 환자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도. 그렇지만 “꾸물꾸물, 우글우글, 파다닥” 은밀하게 생존하는 그것들을 박멸할 수 있다는 섣부른 기대를 갖고 이 책을 집어들진 마시길. 이 책은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라고 경고하며 가정용 곤충을 퇴치할 방법을 일러주는 실용서가 아니다. 물론 책 속에 나와 있는 정보를 활용해 그 곤충들의 생존조건을 위협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순간 당신의 생존 또한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라는 말은 책을 펼 때가 아닌 덮는 순간을 위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다 읽은 당신의 귓가에 누군가 이렇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 “당신은 ‘영원히~’ 혼자가 아니에요. 혼자일 수도 없고요.” 소름이 끼치는가. 혹은 진심으로 절망했는가. 그러나 단언하건대 모든 꾸물거리는 것들에 대한 혐오와 선입견을 버리고 이 책을 선택한다면, 읽는 내내 “킥킥, 큭큭, 까르르” 웃을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즐거운 나의 집. 오, 사랑 나의 집”은 건재하다. 가정용 곤충 세계의 단 하나의 가훈, “먹고 놀고 사랑하라 Eat, Play, Love!”를 떠올리며 더 즐거워지기 위해선 더 단순해져야겠다는 새로운 다짐이 생겼을 뿐.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