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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노동

2013년 1월 17일 오늘의 책

날아라 노동

은수미 | 부키 | 2012.11

분류 : 사회/정치/법률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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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8년간 노동 현장을 지켜 온 은수미가 들려주는 누구에게도,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노동 이야기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지면에서는 정리해고, 소득 양극화, 비정규직의 어둠 등 노동 관련 소식을 전한다. 그럼에도 ‘노동’이나 ‘노동권’에 대해선 사람들의 관심 밖이다. 28년간 올곧게 노동문제만을 파고든 저자 은수미는 우리 생활 곳곳에 만연한 노동을 둘러싼 이와 같은 수수께끼 같은 현상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노동의 위기, 삶의 위기를 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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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노동하는 당신의 권리

 

책을 읽던 중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부산교통공사 노사, 임․단협 타결이라는 소식입니다. 부산 교통공사 노사가 15일 오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했다는 기사입니다. 부산 교통공사 노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부산 금정구 노포동 기지창에서 열린 최종 교섭(제19차)에서 89명 인원채용, 임금 3.5% 인상 등 주요 쟁점에 합의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부산지하철 노조는 교섭 결렬시 16일 오전부터 돌입하기로 한 파업을 철회했다고 합니다. 부산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겠지요. 당장 출, 퇴근길이 걱정이셨을 테니까 말입니다.

 

근로자에게 파업은 사실 최종적인 선택입니다. 규모가 크고, 작고를 떠나 파업이 일어나면 문을 닫고 말겠다는 사업주도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기도 합니다. 문을 닫는다는 결정도 사업주에겐 쉬운 일이 아니겠습니다만, 그 내면에는 이참에 물갈이를 해버리자는 못 된 마음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은 부인 못하겠지요.

 

이 책의 키워드이자 화두인 '노동'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브리태니커에 의하면 [노동]은 사회의 유지에 필수적인 생산활동을 가리키는 경제학 및 사회학의 용어입니다. 아울러 "노동은 식량·의복·집 등 인간의 기본적인 물리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기능을 한다. 산업혁명의 개시와 18, 19세기의 기계의 발전이 결국 공장과 들판에서 고된 육체노동을 제거했지만 노동은 여전히 쾌락과는 다른 것으로 간주되며 노동과 놀이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는 고도의 산업사회인 오늘날까지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 정의에서, '노동은 여전히 쾌락과는 다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부분이 큰 활자로 확대되어 눈에 들어옵니다. 노동이 쾌락까지는 안 가더라도 왜 기쁨과 보람이 될 수 없는지요.

 

독일의 법률가이자 정치가, 정치․경제․사회학자로 족적을 남긴 막스 베버는 그가 남긴 유명한 저서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노동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림으로써 논란에 휩싸이게 됩니다. 노동이 신성하면 그 대가인 돈도 신성하다는 것입니다. 고대와 중세에는 추잡한 탐욕과 상스러운 생각이라고 배척되었지만, 노동과 자본이 신성하다면, 그것을 비합리적인 목적을 위해 축적하거나 낭비하는 대신, 철저하게 합리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발생한다고도 했습니다. 이것은 근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정신입니다. 어느 시대에도 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을 ‘직업(소명)’으로 연결시키지 않았으며, 이 경향은 종교적 교육이 전통주의적 구습을 타파한 예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본주의 '정신'이란? 직업으로서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정당한 이윤을 추구하려는 정신적 태도라고 정의됩니다.

 

이 책의 저자 은수미는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대학에서 제적된 1984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노동'을 화두처럼 붙들고 살아온 사람입니다. 6년간 옥고를 치른 뒤 1998년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박사학위를 받고, 그 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단독 저서나 공저, 수많은 논문을 통해 노동문제와 노동 정책을 제기해 왔으며 2012년 19대 국회위원에 당선된 뒤에도 불합리한 노동 현안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면서 자신의 화두인 '노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노동'에 대한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서술이 아닌 현장에서 눈물 흘리고 가슴을 두드려가며 얻어낸 이야기들이라는 것입니다. 오죽하면 책 제목을 《날아라 노동》이라고 지었을까요? 노동이 나의 소중한 일상이자 기쁨과 희망임을 깨닫고 노동자의 입장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날개를 달고 힘차게 날아가자는 뜻이 포함되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화재가 나도 경찰이 추정하는 피해액과 실제 피해자가 산정하는 금액이 다르듯이 통계는 다분히 주관적인 면이 있습니다. 5%의 고용주가 있고, 95%의 고용자가 있다는 통계도 있는가하면, 10명 중 7명이 노동자이며 헌법과 노동법의 적용을 받는 사람은 20퍼센트를 넘지 않는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노동권은 시민의 중요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러나 그 수치를 떠나서 아직도 너무도 많은 사람이 일터에서 불이익을 받고 고된 일을 하며 불안한 나날 중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사용자의 주장이 노동 이야기인 양 둔갑하고, 정부의 의무 회피조차 정당화되는 등 노동 이야기는 쏙 빠진다는 점에서 한국사회에서 노동은 정말 수수께끼다."

 

저자는 노동 일선에서 자행되는 여러 악행과 불합리한 점을 강도 높게 고발하면서 그 해결책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내어 놓습니다. "보편적인 노동권을 중요한 가치로 인정하지 않는 한 또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일자리가 무너지며 사람이 죽는다.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한 복지국가는 없다." 복지국가를 위한 연대활동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이익만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와 국민의 권리 신장을 위해 활동할 수 있는 길을 터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산별 노조 결성 및 산별 협약을 가로막는 법 제도나 기업과 정부의 불법적인 조치를 없애야 복지 동맹을 형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노동 3권 확립을 위한 노동법 개정, 사회 안전망 확대, 좋은 일자리 확대와 '일자리 최소 기준' 확립(최저임금제도 개선 및 근로감독 강화, 사회보험료 지원 등 영세 사업장 대책, 공공조달 정책 개혁 및 기타 법제도 개선), 일자리 차별 철폐와 비정규직 제한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필자의 마지막 말은 우리 모두의 숙제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면서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노동을 해야 먹고사는 모든 사람이 그것에 얽매여 말하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잃지 않도록, 노동에의 속박을 넘어서도록 만드는 핵심은 무엇일까? 노동권의 확립 그다음은 무엇일까?"

 

필자는 스스로 던진 이 질문에 아직도 확실한 대답을 못하겠다 말합니다. 다만 함께 고민하다 보면 그 대답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민을 담아 이 책을 쓴 것이라고요. 노동권이라도 확립되어야 자유롭게 고민이라도 해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saintblue'님은?
책 읽기를 하루라도 거르면, 머리가 허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의료인'입니다. 읽고 쓰는 일이 참 좋습니다. 책을 읽으며 덜 후회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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