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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과학, 그날의 진실을 밝혀라

2017년 11월 16일 오늘의 책

범죄 과학, 그날의 진실을 밝혀라

브리짓 허스 | 동아엠앤비 | 2017.10

분류 : 사회/정치/법률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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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과 실험실을 넘나드는 범죄 과학 이야기 피해자가 남긴 모든 것이 진실의 조각이다! DNA 검사가 도입된 이후 범죄 과학은 「CSI: 과학수사대」 같은 인기 드라마 덕분에 일반 대중에게 친숙한 분야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첨단 기술은 대체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사실 범죄 분석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기술이 아니며 몇 천 년간 서서히 발전해 온 분야다. 범죄 과학은 최근 수십 년 동안 혁신적인 최첨단 기술을 이용하며 빠른 속도로 진화했지만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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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이 안에 있다


이따금씩 재미있는 신간을 만날 때가 있다. 이번에 보게 된 『범죄 과학, 그날의 진실을 밝혀라』의 경우에는 CSI 등 과학수사 드라마로 익숙해진 범죄과학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점이 흥미로워서 읽게 됐다. 사건 현장처럼 책 표지에 노란 띠를 두른 것도 맘에 들었다. 표지에서부터 컨셉이 잘 살아있는 책을 보면 기대감이 한층 더 높아진다. 제목만 보고 막연하게 전공책처럼 두꺼운 책을 상상했으나 300쪽에서 약간 모자란 정도의 날씬한 두께에 읽기가 부담스럽지 않았다.

이 책은 서양에서 살인에 대한 수사가 과학적으로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차근차근 알려준다. 실제 있었던 독극물이나 토막 살인 사건 등을 언급하기도 한다. 그 중엔 오늘날 일어났다면 단숨에 범인을 찾아냈을 범죄도 있다. 당시엔 발달된 수사기법이 없었고, 가장 좋은 수사기법은 ‘사람’ 그 자체였던 것 같다.
당시에 범인을 잡는 것은 어찌보면 순전히 운이 따라주어야 하는 문제였다. 어떤 수사관, 검시관을 만나느냐에 따라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이 풀리거나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을 수도 있었다.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사건은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셔츠를 세탁했던 세탁소를 찾아가 범인의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 당시 세탁소에서는 셔츠 주인별로 별도의 표시를 해놓았기 때문에 신원파악이 가능했다고 한다. 또, 시체의 입냄새를 맡아봄으로써 어떤 독극물인지 판단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다양하고도 원초적인 방법으로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보면 참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과거에 살인에 대한 수사는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었다. 그 누구도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하지 않던 시대도 있었다. 그러다 이런 류의 사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직업군인 의사가 시체에 남겨진 흔적들을 조사해서 살해방법과 독극물의 사용 여부, 병력 등으로 시체의 신원을 파악하고 범인이 남긴 증거를 찾아가는 게 당연시되기까지 참 많은 세월이 필요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에 언급된 살인사건들 중 잭 더 리퍼 사건과 같은 과거의 미제 사건들을 보면 현대의 최첨단 과학 수사기법이 있었다면 범인을 잡을 수도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동양에서는 이미 죽음의 원인을 찾는 부검과 검시관 등 수사의 절차가 체계적으로 잡혀 있었는데 동서양이 이런 방법들을 서로 교류했다면 억울한 피해자들이 더 줄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보다 보면 CSI 시리즈같은 범죄 수사물을 보면서 익숙해진 광경들이 책 속에서 매끄럽게 펼쳐진다. 피해자의 위 속에 남은 음식, 입고 있던 옷부터 실, 털, 부스러기, 조각들, 흙, 혈흔 한 방울까지...... 정말 모든 것이 단서가 된다. 살인 사건 현장에 남은 모든 것이 범인과 피해자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새삼 범죄 사건, 특히 살인 현장에서는 무엇 하나 허투루 넘겨서는 안된다는 걸 느꼈다. 동시에 수사관들의 집념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망자를 위로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부와 명예 중 명예를 택하기는 어렵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명예는 더더욱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보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래서 읽다 보면 경찰, 형사, 부검의 등등 몸을 사리지 않는 다방면의 해결사들에게 존경을 표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DNA가 범인 찾기에 도움을 주지만 오류도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안 지도 몇 년 되지 않았는데 지문도 마찬가지라는 의외의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지문이 온전히 발견될 경우엔 오류일 확률이 거의 없지만, 지문의 일부분만 있을 경우 범인이 아닌 사람이 용의자가 되거나 범인으로 몰릴 위험이 있다. 실제로 감옥에 가게 된 사람들 혹은 사형수들 중에는 이런 식으로 누명을 쓴 억울한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하니 안타까웠다.

범죄 수사 기술이 발달해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할 거라는 걸 느낀 건 ‘머그샷’이라고 하는, 범인들의 수감 전에 찍는 사진에서 홍채를 인식해 신원 감식이 가능해질 거라는 전망 때문이다. 점점 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만큼 억울한 죽음, 피해자만 있는 살인사건 등 미해결 사건이 점점 줄어들 거란 생각이 들었다. 가장 좋은 건 살인 등의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겠지만, 만약 일어난다면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고 범인을 잡아 또 다른 희생을 막아 사회의 안전을 이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이 좋았던 건 문체가 편하고 빠르게 쉽게 읽히는데다 범죄과학에 관한 사실들에 관해서 초기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요약해서 다뤄주고 있고 더불어 실제 사건을 언급해줘서 '범죄과학 수사'에 관한 호기심을 끝까지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덕분에 앞으로 CSI 같은 범죄수사물 드라마를 보면 더 재밌을 것 같다. 아는 만큼 분명 다른 게 보일테니 말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인체재활용』 메리 로치

기증된 시체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알려주는 책입니다. 장기기증이 되기도 하지만 사건수사를 위한 연구용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범죄 과학, 그날의 진실을 밝혀라』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어 떠올랐습니다.

『종의 기원』 정유정
사이코패스의 심리가 잘 나타나며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지는 소설이에요. 사이코패스 범죄가 많은 요즘에 떠오른 책입니다.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의 이야기입니다. 소재가 독특한데다 한국 문학 특유의 묵직한 느낌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설이나 영화 모두 재밌게 봐서 선정했습니다.

『살인자 장난감』 꼬마비, 노마비
귀여운 그림체와 다르게 살인에 관한 내용을 다뤄 파격적이었던 웹툰입니다. 웹툰이라는 점, ‘죽어 마땅해 보이는 악인들에 대한 살인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선악에 대한 질문을 묵직하게 던진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한나율'님은?
다양한 분야의 넓고 얕은 지식을 쌓기 위해 많이 보고 읽고 들으려고 하는 웹툰 PD 지망생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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