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15일 오늘의 책
김홍신 | 해냄 | 2017.08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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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이란 내가 사랑한다고 외치는 소리이고 번개란 내 영혼이 그녀에게 달려가는 속도이며 바람이란 우리의 사랑이 자유롭기를 바라는 것……” 파도에 출렁이듯 심장을 흔드는 애달픈 사랑, 김홍신 장편소설 내 사랑이라 믿었던 인연이 나를 떠나간 후…… 닿으면 델 듯이 눈부시고 찬란한 사랑에 있는 힘껏 달려들었던 과거가 추억으로만 남은 지금, 가슴에 결코 지울 수 없는 흔적이 된 사랑을 뒤쫓아 가보면 과연 어떤 그림을 마주하게 될까? 국내 최초 밀리...
『바람으로 그린 그림』에는 7살의 나이 차이를 둔 남녀가 등장한다. 26살의 유치원 여선생님 ‘모니카’와 19살의 신학대학을 목표로 신학공부와 라틴어 공부를 하고 있는 남학생 ‘리노’의 담담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나.... 시집가게 됐단다." (13쪽)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서사가 진행된다. 당시의 사회적 시선으로는 허용되기 어려웠던 7살 차이의 두 남녀의 만남은, 서로간에 내적 감정을 끝없이 숨기며 이어진다.
책의 초반부에는 이와 같은 시대 상황의 답답함에 속이 상하기도 했다. 어여쁜 딸의 사고와 죽음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사건들이 펼쳐졌고 그 잔해는 오랜 시간 어머니의 삶에 깊게 뿌리박힌다. 여자 주인공을 바라보며 죽은 딸과 닮았다는 이야기들이 종종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모니카와 약혼을 했던 준걸은 편집증적으로 그녀에게 집착하는 인물로, 직접 찾아와서 그녀를 위협하며 괴롭힌다. 그는 아버지가 검찰 관료임을 이용해 모니카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언론의 힘을 빌어 직장마저 잃게 만든다. 권력을 휘둘러 한 여성의 인생을 짓밟는 모습이 너무나도 가혹했다. 이를 피하고자 선을 보고 다른 이와의 결혼을 선택한 모니카의 삶이 기구하게 다가왔다. 게다가 결혼 이후 남편의 불임을 알게 된 모니카는 인공수정을 하기로 결정한다. 종종 모니카는 자신의 존재를 ‘아기 낳는 기계’로 느낀다고 고백하면서도 이와 같은 내적 혼란과 고통스러운 인공수정의 과정을 인내한다. 인공수정이 힘들고 아픈 과정임을 그녀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
모니카와 리노는 그 누구도 서로에게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야 했다. 끝내 맞닿지 못한 채 각자의 인생을 걷게 된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36.5도가 되어 이야기의 마지막 인연으로 이어진다.
이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여성의 존재 의미에 대해 질문하고 스스로 정리하게 한다. 막연하게 알고만 있었던 것을 책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이란, 그 사람의 모든 것, 병들었거나 말 못 할 사연이 있거나 큰 죄를지었거나 처절하게 몰락했거나 가진 게 하나도 없거나 배운 게 없거나 성격에 결함이 있더라도 덮어주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오늘의 책을 리뷰한 '팔분쉼표'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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