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5일 오늘의 책
이승원 | 천년의상상 | 2014.04
분류 : 역사/신화/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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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 몸으로 여러 겹의 삶을 살아간 대한제국 그때 그 사람들 대한제국이 파국으로 치닫던 무렵의 풍경은 어땠을까. 제국의 멸망을 목전에 둔 이들의 세상살이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시대가 암울하다 해서 모두 애국자가 된 것은 아니요, 일본 제국의 협력자가 된 것도 아니었다. 나 한 몸 잘살기 위해 기회주의자의 길을 택한 것도 아니요, 권력자의 다툼쯤으로 여기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 살아간 것 또한 아니었다. 대한제국 인민은 정치와 일상을 따...
그때 그 시절 그 사람들이 살아낸 시대와 조우할 때마다 왼쪽 가슴 어디에선가 통증이 인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 가는 역사의 거대한 소용돌이를 견뎌내야 했던 평범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온몸이 저려온다. 그들에 대한 연민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삶이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의 삶과 겹쳐지기 때문이다. (4쪽)
내가 현재 발 딛고 사는 이곳에서 나와 같은 땅을 밟은 백 년 전 선조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그들도 지금 나처럼 사소한 일상을 살아내고, 때때로 큰일도 겪었을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삶을 살아가는 것은 똑같겠지만, 그때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사는 내 모습이 그들에게 미안했기에 조금은 아픈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저자 이승원의 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작인 《세계로 떠난 조선의 지식인들》이라는 책을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저잣거리의 목소리들》은 신문으로 보는 대한제국의 이야기다. 신문에는 대한제국 시대에 울려 퍼졌던 소리가 남아있다. 나라의 역사가 13년밖에 되지 않지만, 짧았던 그 기간은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려고 재촉하는 나라와 현재까지 이어온 것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혼란이 어느 때보다 떠들썩했던 시대였다. 재미있는 점은 신문에 상당히 사소하고 개인적인 일들이 실려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이혼사유를 적어 "이제 그만 갈라섭시다." 라는 제목의 기사를 신문에 냈다.기사를 보고 펄펄 뛴 남편은 반박사유를 적어 같은 신문에 기사를 냈다. 이렇게 매우 사소해 보이는 개인적인 얘기들까지 신문에 실려있다.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그 시절 사람들에게는 웃고 넘길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읽는 순간 억울해지는 얘기도 있다. 과거 일본 치하에 있던 우리나라의 처지를 읽는 순간, 울화가 치솟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무능한 정치인이 벌인 피해를 오롯이 받았던 백성들의 사연은 대뜸 화가 난다.
대구에 사는 한 일본인이 개에게 물려 개 소통작전이 펼쳐졌다는 기사가 있다. 개 주인은 개에 관한 온갖 것들을 자세히 기록해 일본 경찰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한다. 그밖에 신문에는 일본인이 입은 피해 사례가 허다하게 게재돼 있다. 일본의 작은 피해는 대한제국에 큰 폐해로 남았다.
그 시절 사람들의 이야기는 백 년 후 서울 사람의 삶과 맞닿아 있기도 하지만, 먼 곳에서 들리는 소리처럼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 다른 시절을 생각한다고 하여도, 현재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처럼, 100년 전 그들 또한 그때의 시절을 열심히 살아내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나는 현재 지금 이 세상을 열심히 살아야겠지, 살아야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아 본다.
< 독립신문 > 발행을 담당한 사람들은 신문이 사사로운 개인의 의견이나 소식을 전하는 저잣거리 소식지나 '찌라시'가 아니라 공론을 보도하고 수렴하는 '공론장'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당시 일반 사람들에게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는 희미했다. 사정이 그러하니 자신이 사는 마을의 이야기를 신문 광고로 실어달라 했던 것이다. < 독립신문 > 편집진이 아무리 너무 번거롭고 쓸데없는 일이라 한들 독자들이 이를 곧이곧대로 믿고 따랐을 리 만무했다. (71쪽)
오늘의 책을 리뷰한 ‘예신이’님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내 곁에 책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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