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5일 오늘의 책
최수정 | 원더박스 | 2019.01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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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원하는 삶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당신에게 아주 평범한 언니가 전하는 더 넓은 세상에서 나답게 살아가는 법 ‘한국을 떠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있다면, 동시에 ‘나 같은 사람이 해외에 나가서 일자리도 구하고 그들과 섞여 잘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었다면,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눈 꼭 감고 그냥 시작』은 평범한 대한민국의 여대생이 방황 끝에 해외 취업에 성공해, 상하이에서 스웨덴 기업과 캐나다 기업을 거...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엄마가 내 사주를 봤는데, 나는 물을 건너가 살 것이라 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내가 23~24살쯤, 뜬금없이 해외에 좀 나갔다 오겠다고 말하는 것에 익숙해진 엄마가 해준 이야기이다. 엄마가 예전에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물 건너가서 사는 게 무슨 뜻인가 싶었는데, 내가 자꾸 남들이 다니는 여행도 아닌 이상한 형태로 해외에 나가니 ‘아 그때 그 말이 외국에서 일을 구해 산다는 말이었구나’ 싶었다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현재 해외 생활을 향한 욕구와 기력이 많이 빠진 상태다. 오히려 이제는 엄마가 먼저 해외에서 일해볼 생각이 없냐고 물으시고, 그 말에 나는 한국에서 한국어로 일하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영어로 어떻게 일을 하느냐고 반문하는 식이 되었다. 처음 영어 회화를 배웠을 때 선생님이 영어는 자신감이라고 해서 되지도 않는 영어를 당차게 내뱉었었는데, 이제는 헬로우 한마디도 내뱉기가 좀 부끄러운 상태가 되었다.
물론 가끔 마블의 따끈따끈한 예고편이 한글 번역도 달리기 전에 유튜브에 뜨곤 하는데, 그때 강렬하게 ‘영어를 배워야 한다!’라는 욕구가 샘솟기는 한다. 그런데 영어를 하는 것을 넘기더라도, 다른 문화권에 여행이 아닌 생활을 하러 간다는 생각과 그 이질감이 이제는 색다르다는 느낌보다 ‘힘들다’라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길지 않던 두 달, 세 달의 타지생활.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일도 많았다. 그런데 그런 느낌과 동시에 느꼈던 묘한 이방인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도 내가 해외 생활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놓을 수 없는 건 해외 생활을 하는 주변 사람들 때문인 듯하다. 해외 생활을 한 지 1년이 넘어가는 친구부터, 2019년 새해를 맞이하여 해외로 떠난 아는 언니, 필리핀 연수에서 만났는데 지금까지 해외에서 사는 지인들까지. 해외생활 이야기를 멀리하기엔 너무 가까운 사람들이 지금도 카톡으로 해외 이야기와 해외의 풍경을 보내온다. 그러면 가끔 ‘한 번 사는 인생 해외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외국에서 일한 경험이라면, 짧은 한 달 인턴 생활을 들 수 있다. 그때 느꼈던 것 같다. 사실 일하려고 한다면 영어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을 말이다. 정말로 기본적인 영어가 된다면 일할 때 필요한 언어는 사람들과 계속 부딪히다 보면 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영어를 잘해야 했다. 내가 인턴 생활을 했던 곳에서 Joe가 캐나다에서 계속 살아보는 것이 어떠하겠냐고 물었고, 나는 영어 실력이 부족해 어려울 것 같다고 대답했었다. 그때 Joe가 대답했었다. 영어실력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Joe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기엔, 그곳에서 일하는 모든 분이 영어를 숨 쉬듯이 하고 계셨다. 다들 나에게 ‘영어 실력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라고 이야기했지만, 가끔은 한국말보다 영어를 더 편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나는 그냥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타지생활을 떠올릴 때 영어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내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국에서 계속 살 거냐고 묻는다면, 또 그 말에는 100% 확답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에게 해외 생활이란, 결국 놓을 수 없는 환상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부딪혀야 하는 현실이 무엇인지 알아서 가기 싫고, 그렇지만 계속 꿈꾸게 되는 곳. 나에게 해외 생활이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계속 읽게 된다.
『눈 꼭 감고 그냥 시작』 역시 2019년에도 완전히 내려놓지 못한 해외 생활에 대한 끈을 계속 이어가는 책이 되었다. 사람 일이란 모른다고 하지 않은가. 이렇게 완전히 놓지 않고 있으면, 이 끈이 결국 어딘가로 연결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오늘도 지인이 보낸 호주의 쾌청한 하늘 사진을 보면서 생각한다.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해 보이는 것은 여행이지만, 언젠간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가 되어 친구들에게 저런 사진을 찍어 보내는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말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jea1717'님은?
공벌이, 나의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겐 소설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고 해서 직접 실험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