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5일 오늘의 책
손원평 | 은행나무 | 2017.10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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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만원 고료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아몬드》 작가 손원평 신작 장편소설 “가서 항의해요, 가만있으면 그게 당연한 줄 알아요. 그래도 되는 것처럼 대한다구요!” _본문에서 《서른의 반격》은 88만원 세대인 주인공이 허위의 세상을 바꾸려고 몸부림치는 실존이 가상하다. 작은 체 게바라들에게서 희망을 읽게 한다. 사회 곳곳에서 반란을 일으키는 그들, 1프로에게 농락당하는 세상, 변화의 주역으로 사는 주인공들을 설정하는 작가의 시각이 미쁘...
사람은 인생에서 수많은 고통을 떠안고 살아간다. 육체적인 아픔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고통까지 느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인간은 현실을 마주한 채 살아가야하기 때문에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사는 현실은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종종 나에게 가혹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약자로 만든다. 개인의 이상이 실현되지 못하는 공간이 곧 현실이다. 소설 『서른의 반격』에서는 아픔 가득한 현실로 대변되는 한국 사회에서 작은 반격을 노리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 지혜는 특별하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DM사의 기획팀으로 들어가는 것이 꿈이었지만 면접에서 다 떨어지고 DM 계열사 중에서도 가장 변두리인 DM 아카데미에 인턴으로 들어간다. 하는 일은 복사기로 자료를 복사하고 강의실의 의자를 치우는 일이 전부다. 우여곡절 끝에 정직원이 됐지만 처음으로 강의 기획을 맡아 강사를 섭외하기 위해 간 자리에는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왕따 시켰던 같은 이름의 지혜가 앉아있었다.
지혜뿐만 아니라 아카데미를 통해 지혜와 친해진 규옥, 무인, 남은 아저씨 역시 각자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이다. 무인은 시나리오 작가였는데 공모전에 낸 자신의 작품이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도용당해 영화로 만들어지는 상황을 지켜봐야만 했다. 남은은 일년간 연구해서 만든 떡볶이 레시피를 동업자의 사기로 인해 다 잃어야 했다. 이들은 아픔을 겪고 사회의 변두리로 내몰린 무기력한 인간들이다. 규옥은 이들에게 작은 저항을 보여주자고 제안한다. 사기를 쳤던 동업자에게 계란 던지고 사진 찍기, 영화 시사회 무대에서 시위하기 등 나름대로의 저항을 시작한다. 이들의 반격은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하지만 결국 상처입고 외톨이로 살아갔던 인물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지혜가 고등학교 시절 왕따 주동자였던 또 다른 지혜를 만난 것도 상처를 극복하는 기제로 작용했다.
지금은 공윤으로 살고 있는 왕따 주동자 지혜는 주인공 지혜를 필요할 때만 친구라는 명목으로 이용했다. 공윤이 선생님의 아끼는 코끼리 장식을 훔치고 나서 지혜에게 반에 가져다 놓으라고 했다. 지혜는 그것을 가져다 놓다가 걸렸고 한 학기 동안 그 장식 때문에 수업이 끝나고도 집에 못 갔던 반 아이들은 지혜를 도둑년이라 부르며 따돌렸다. 그 시절의 아픔으로 인해 지혜는 사람들을 만나기를 꺼려했고 자신의 의견을 똑바로 피력하지 못했고, 항상 주눅들은 상태로 삶을 살아갔던 것이다. 아카데미에서 강사와 직원의 관계로 공윤을 만나야했던 지혜는 악몽을 꾸는 등 지속적으로 괴로워했지만 마침내 스스로 극복하는 법을 터득한다. 공윤과 회사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공윤과 친구도 아니고 얽히고 싶은 사이도 아니니 다들 친구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는 한 마디를 통해 지혜는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별것 없어 보이는 한마디일지 모르지만 지혜는 그 한마디를 내뱉기까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지혜는 그 후로 악몽도 꾸지 않고 공윤을 대할 때도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대할 수 있게 되었다.
아픔은 항상 괴로울 수밖에 없다. ‘왜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걸까, 세상에 나만 불행한 것 같다’라는 생각은 우리가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찾아온다. 하지만 그런 아픔을 통해서 더 발전한 나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역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 펜벗 인터뷰
1. '우리가 사는 현실은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종종 나에게 가혹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약자로 만든다. 개인의 이상이 실현되지 못하는 공간이 곧 현실이다.'
mint09님께서 세상을 살면서 무력감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요?
오늘의 내가 이전의 나보다 용기 없음을 느낄 때, 계산하는 생활이 늘어났다고 생각될 때 가장 무력해지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예전의 나라면 못 참고 따져 물었을 것들과 부당한 상황들이 존재하는데도 지금의 내가 처한 현실과 상황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참을 때가 존재하잖아요. 나이가 들수록 그런 일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나의 생각과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모순을 일으키는 순간들이요. 때로는 나의 안위를 위해, 또 때로는 나 때문에 주변사람에게 불똥이 튈까봐 모른척하고 넘어가야 하는 불의들을 생각하면 답답하고, 난 아무런 능력이 없는 걸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2. 『서른의 반격』의 주인공들은 작게나마 세상에 나름의 반격을 가합니다. Mint09님도 보란듯이 세상에게 한 방 먹여준 기억이 있나요? (아주 작고 미세한 주먹질이라 세상에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요!)
정말 작은 일이지만 말해보자면 아르바이트 하던 시절에 진상 손님을 퇴치한 일이 있었어요. 한 번은 근무 중에 무턱대고 화부터 내고 빈정거리던 손님이 찾아왔었는데 죄송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 잘못이 아닌데도 말이에요. 나는 정당한 값을 받고 그에 맞는 음료를 제공하는 사람이지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억울하기도 했고, 진상 손님들을 자꾸 갑이라고 대우해주면서 뭐든 들어주니까 어디서든 저러는 거 아니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죄송하다 말하지 않고 조목조목 얘기해서 그분을 가게 밖으로 내보냈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 별 것 없는 이야기지만 그 후로 잘못을 했을 때에만 죄송하다고 말하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어요.
3. 이번 큐레이션의 주제는 ‘통(痛)’입니다. mint09님께 있어서 기억에 남는 사적인 ‘통’이 있다면요? (말씀하시기 어려운 부분이라면 답해주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어떤 한 가지라고 콕 정해서 말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뭉뚱그려 말하자면 지난날 제게 있었던 우울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딱히 이유도 모르고 힘들어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혼잣말로 우울하다, 슬프다 라고 내뱉는 게 하루 일과였을 만큼 습관적으로 우울한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밤에는 잠도 잘 안 오고 이러다 무슨 일 생기는 거 아닐까 하는 걱정들로 밤을 지새우던 날들이 많았습니다. 평범한 인생이라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었지만 저 때가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예전과 달리 나름의 여유를 찾고 행복한 일들을 찾아서 살아가고 있어요. 재미있는 여행계획도 짜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진짜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중입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mint09'님은?
공동체 안에서 소외 당하고 있는 이들의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