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4일 오늘의 책
메이브 빈치 | 문학동네 | 2019.07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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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혼자여서는 안 되는 밤 서로의 곁을 지켜준 네 여행자의 우정과 사랑 그리스의 작은 마을 아기아안나. 언덕 위에 위치한 타베르나(그리스의 식당)에 여행자 네 사람이 찾아온다. 아일랜드에서 온 간호사 피오나, 캘리포니아 출신 영문학 교수 토머스, 독일의 저널리스트 엘자, 그리고 수줍은 영국인 청년 데이비드. 이들이 타베르나에 도착했을 때 언덕 아래 항구에서 유람선 화재 사고가 발생하고, 타베르나의 주인 안드레아스와 함께 모두 참담하고 슬픈...
책에는 저마다 지니고 있는 힘이 있다 한다. 누군가에게는 고단한 삶을 살아낼 비타민 같은 에너지를 주는 책도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마르고 시린 삶에 온기를 주는 책도 있다. 작년 메이브 빈치의 소설인 『그 겨울의 일주일』을 읽었던 때가 생각난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유난히 힘들었던 겨울. 그때 만난 그녀의 소설로 따뜻한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격려와 위로가 담긴 이야기는 그녀의 생애 마지막 작품인 동시에 독자인 내겐 선물 같은 소설이었다.
메이브 빈치의 또 다른 소설 『비와 별이 내리는 밤』의 배경은 그리스의 작은 마을인 아기아안나다. 마노스의 여객선이 화재가 나던 날 언덕 위 안드레아스의 작은 음식점에 저마다 사연을 가진 네 사람이 모이며 소설은 시작된다.
재혼한 전처가 키우는 사랑하는 아들 빌의 곁에 살아야 할지 고민에 빠진 미국인 토머스. 좋은 직장을 버리고 잘나가는 연인을 떠나 온 독일인 엘자.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기대를 받아들이기 힘든 영국인 데이비드. 부모님과 친구들 모두가 반대하는 연인과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떠나온 아일랜드인 피오나. 각자의 삶에서 도망치듯 여행 중인 네 사람의 발길을 붙잡은 건 이 작은 항구 마을에 찾아온 비극적인 사고다.
일면식도 없던 낯선 이들이 서로의 곁을 지킨 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소중한 존재가 되어지는 과정이 내겐 낯설기만 하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한다는 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서로를 통해 떠나온 고국에서의 불행했던 삶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또한 흥미로웠다.
‘누구든 혼자 있어서는 안되는 밤이었다.’
아기아안나의 이야기 속엔 여행자인 그들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과의 불화로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떠나버린 타베르나의 주인이자 인자한 성품의 안드레아스, 그의 형이자 아기아안나의 경찰인 요르기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며 여행자들의 고민에 조언을 해주는 보니. 이들 역시 자신들이 품은 아픔을 꺼내어 여행자들과 함께 공감한다. 젊은 여행자들과 이제는 삶의 황혼을 바라보는 그들. 때론 부모의 마음으로 때론 자식의 마음으로 진심 어린 조언을 하고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에서 작가의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데이비드는 자신이 그 배에서 죽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생각해보았다. 자칫하면 그렇게 됐을 것이다. 그저 그가 투어를 하는 날로 이날 대신 다른 날을 골랐던 것뿐이었다. 삶은 그런 일상적인 선택에 의해 달라지고 파괴된다. (43쪽)
5년 전 많은 사람을 태운 커다란 여객선 하나가 바닷속으로 침몰하는 안타까운 장면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었다. 수학 행을 가던 학생들이 많이 희생되었던 터라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던 잊지 못할 사건이었다.
메이브 빈치의 소설인 『비와 별이 내리는 밤』을 읽으며 그날의 사건이 기억나는 건 비극적인 사건과 사고를 보며 소중한 가족과 지금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짝이는 삶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눈에 띄지않은 소소한 삶 속에서도 소중한 가족과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과 시선 하나 있다면. 그리고 등을 토닥이듯 다정한 이야기와 가끔은 눈물 한 방울 맺힌 감동 한 조각 담은 메이브 빈치의 소설로 위로 받는 하루가 된다면.
제목에서 풍기는 감성 가득한 향기와 그리스의 작은 마을의 파란 하늘과 바다, 하얀 건물들이 그려진 표지조차 낭만적인 『비와 별이 내리는 밤』. 내게 마법 같은 힘을 주는 소설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깜뚱'님은?
8월 1주 베스트리뷰에 선정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