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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의 국내 동물원 평가 보고서

2015년 4월 14일 오늘의 책

고등학생의 국내 동물원 평가 보고서

최혁준 | 책공장더불어 | 2014.12

분류 : 자연과학/공학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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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국 동물원은 현대 동물원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접근을 배제한 과학적 평가서 동물원은 현대인에게 무슨 의미일까? 아마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동물원은 위락 시설일 뿐이다?. 하지만 세계의 많은 동물원은 스스로를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물론 위락 시설로도 존재하지만 현대의 동물원은 종보전에 대한 의무는 물론, 야생동물에 대해 연구하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교육하고, 동물의 복지를 챙기는 것을 최우선 의무로 하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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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물원은 여타 국내 동물원과는 조금 다른 운영 방향을 보여 주고 있다. 허와 실이 어느 정도인가를 떠나서, 동물 측면에서 이 정도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동물원은 평가대상 동물원 중에는 없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창경원을 계승한 동물원이라는 세련되지 못한 느낌과 동물 쇼와 페팅 체험 등으로 관람객의 오락적 요구를 채워 주는 여타 동물원과는 반대되는 행보로 인해 대중에게서 심히 저평가되고 있다. (…) 하지만 서울동물원은 완벽하지는 못해도 분명 노력하는 동물원이다. 그래서 여러 동물보호단체도 여러 문제요소에도 불구하고 서울동물원이 양호하다는 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우리나라 동물원이 현실적으로 지향해야 할 곳은 현재로써는 서울동물원이다. 이 부분에 동의해야 우리는 비로소 그다음 얘기도 할 수 있을 것이다. (136~7쪽)

인간에 의해 사육되거나 핍박받는 동물 관련 책은 『육식의 종말』 이후로 거의 읽지 않았다. 그 책을 읽고 심각한 충격을 받았었다. 소극적 채식이지만 어쨌거나 그 책을 계기로 지금까지 고기를 끊고 있다. 그래서 비슷한 종류의 정보는 애써 피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책공장더불어’의 책들은 단순히 개인이 고기를 먹고 안 먹고의 선택을 하는 차원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이고 내밀한 동물과의 관계 맺음, 그로부터 생겨나는 많은 불합리와 문제점을 생각하게 한다.

매우 긴 제목의 이 책은 동물에 대한 온정주의적 시각과 함께 제도 자체의 문제점과 나아가 해법과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다. 부단한 성실과 애정이 아니고서는 이루어내지 못할 이 성과물은 놀랍게도 고등학생이 내놓았다. 책 앞부분에 그는 국내 동물원의 평가기준을 매우 꼼꼼하게 기술했는데, 이를 크게 나누면 1. 동물 분야 평가기준 -1)종 보전, 2)동물복지 3)개선과 발전 / 2. 관람객 분야 -1)교육과 전시 등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세밀하게 얘기한다. 위에 인용해 놓은 서울동물원에 대한 가치 평가는 사실 이 책에서 가장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만큼 대부분 동물원의 시설이 너무나도 열악해서 읽다가 몇 번이고 한숨을 쉬거나 책장을 덮고 숨을 골랐다. 미안함과 수치스러움은 말로 못할 정도다. 책에 적힌 이야기를 외면하면 그 무엇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각오로 읽어야 한다.

동물원 또한 마찬가지다. 동물원의 사전적 정의가 '살아있는 동물을 모아 사육하면서 일반에게 관람시키는 곳'이므로 결국 운영 측이 최종적으로 고려하는 대상은 관람객, 즉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가 동물원에서 좀 더 윤리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볼거리를 소비할 권리를 찾는다면 동물원 운영자에게 가장 강력한 변화의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346쪽)

이 책에서 평가 기준을 동물 평가와 관람객 분야로 나눈 것은 동물원 운영을 유지하려면 소비자 즉, 관람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후기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 운동이 핵심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비자는 동물원의 복지 수준을 높이는 가장 큰 역할을 한다. TV 프로그램에 몇 번이나 나오고 동물 학대로 말이 많았던 쥬쥬동물원 같은 경우, 그들은 철저하게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동물 쇼와 동물을 함부로 만지게 하는 것 등으로 동물들에게는 큰 스트레스를 주고 소비자들에게는 싸구려 체험을 선보인다. (타자의 고통이 나의 체험이 된다는 건 끔찍하지 않은가!) 물론 동물원을 외면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없어져야 할 곳이지만, 당장 지원이 끊기면 동물원의 동물은 질병과 굶주림으로 참혹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되도록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동물원을 찾는 이들은 최대한의 예의를 지키길 바란다. 필자도 지적하듯 동물원을 찾는 대부분의 인간은 치가 떨릴 정도로 예의가 없다. (필자가 한 표현이 아니라 나의 표현이다.) 나는 아이들과 동물원을 찾은 부모들이 마냥 즐겁기만을 바라지 않는다. 아이들에게도 감정과 감성 교육이 필요하고, 그것은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길 포함한다. 동물원이 아이가 타자에 대한 예의와 처지를 바꿔 생각할 수 있도록 교육받는 공간이 되면 안 되는 것일까?


오늘의 책을 리뷰한 '송낚'님은?

사는 게 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 블로그 ‘노래하듯이, 송어낚시’의 주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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