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13일 오늘의 책
레너드 코페트 | 민음인 | 2009.02
분류 : 여행/취미/레저
- 정가
- $44.00
- 판매가
- $24.20 (45%↓)
- 적립금
- $0.48 (2%P)
출판사 서평 “야구의 성인(聖人)들이 쓴 야구의 성서(聖書)” 셀 수도 없이 많은 야구 서적이 출판됐지만 야구 사서(史書)와 야구 이론서(理論書)를 이처럼 조화롭고 명징하게 기술한 책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야말로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필독서이자 교과서이다. -박동희(《스포츠춘추》 기자, MBC ESPN 해설위원) 야구인의 필독서 『야구란 무엇인가』 미국과 한국, 최고의 야구 전문 기자가 쓰고 번역한 가장 완벽한 야구 입문서 야구를...
2012 프로야구 개막 세 달째. 사람들 사이에서 야구는 종종 화제가 된다. 좋아하는 투수의 활약상을 떠든다든가, 남은 경기 일정의 선발을 점친다든가, SK가 짱이니 LG 최고니 해 가며 목에 핏대를 세우는 것이다. 한편 이 순간 침묵하는 사람이 있다. 이유는 한 가지. 야구를 모르니까. (홈런이면 다 장땡인 줄 아는 수준이다!) 도루나 병살 같은 용어가 등장하면 그들의 말은 차라리 이방의 언어 같다. 못 알아듣겠다고? 그럼 물어 봐. 누군가는 당연하다는 듯 말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묵살당한 적이 있다.
때는 아홉 살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적한 토요일 오후다. 엄마가 외출하고 빈 집에는 세 사람만 남아 있다. 두 딸들이 자기들끼리 잘 논다 싶어지자 아빠는 슬그머니 텔레비전을 켠다. 마침 야구 경기가 한창이다. 아빠는 탄성을 뱉거나 이따금 웃기도 한다. 그런 반응은 딸들에게 새롭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웃고 싶다. 그래서 물어 보기 시작한다. 저 사람은 왜 뛰는 거야? 한 바퀴를 다 돌면 이기는 거야? 왜 이번엔 안 뛰는 거야? 저 사람들은 가만히 서서 뭐하는 거야? 방금 친 게 홈런이야? 그러니까 지금 몇 대 몇이야? 처음에 그림까지 그려가며 가르쳐주던 아빠는 급기야 일갈한다. 그냥 봐! 보면 알아.
사실 맞는 말이다. 한 대상을 꾸준히 접하면 그만큼 알게 된다. 이처럼 자연스레 터득한 것을 설명하자면 자신이 아는 야구에 관한 한 어느 페이지부터 펼쳐서 보여줘야 할지 막막할 터. 아빠는 그저 텔레비전으로 눈을 돌리고 만다. 이때부터 딸들은 야구에 흥미를 잃어 왔다. 다른 부녀 지간의 경우라면? 어떤 딸들은 아빠와 야구 경기장에 다니거나, 아빠가 대답하거나 말거나 스스로 야구를 깨쳤거나, 아빠 말고 야구를 가르쳐주는 남자를 만났을지도 모른다. 이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내가 찾은 방법은 《야구란 무엇인가》다. 시작과 끝이 분명한 페이지를 가진 것이라고는 책뿐이니까.
이 책은 미국 야구계에 큰 영향을 미친 언론인 레너드 코페트의 저서이자,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야구 기자로 활약한 이종남의 역서다. 각각 2003년과 2006년에 생을 마감한 고인들에게 《야구란 무엇인가》는 다시없을 유작으로 남은 셈이다. 야구가 대체 뭐라고 당신들은 평생을 바친 거야? 문외한의 의문에 답하는 레너드 코페트의 목소리는 아빠보다 성실하고 웬만한 이야기꾼보다 흥미진진하다. 타격에 대해 “타자는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최선으로 공을 때리려는 욕망과 피하려는 본능의 억제 사이에서 싸우는 것이다.”(24쪽)라거나, 피칭에 대해 “투수는 원래가 타자를 속이려 드는 쪽이고 야구는 두 마음이 겨루는 허허실실의 게임이다.”(95쪽)라거나, 수비에 대해 “그가 타구를 잡을 수 있었던 열쇠는 움직이기 시작한 ‘첫걸음’에 있었지, 마지막 걸음에 있었던 게 아니라는 것이다.”(134쪽)라는 문장은 토요일 오락거리가 아닌 한 세계로서의 야구를 말한다.
앞서 인용한 대목은 스물아홉 가지에 달하는 방대한 목차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현장 및 막후에서 벌어지는 일부터 장래의 야구상에 이르기까지 책에서 바라보는 야구는 수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선수, 감독, 코치, 트레이너, 심판원, 구단주, 아나운서, 기자, 심지어 이들을 지켜보는 관중에게도 그 세계의 불완전함에 부딪혀야 하는 “직관과 의지”(20쪽)가 요구되었다. 이런 점에서 야구는 나날이 진화를 거듭하는 인간의 삶과도 다르지 않다. 레너드 코페트는 “야구 이야기가 끊이지 않게 하시게. 언젠가 필요하게 될 게 아니고 매일, 지금 당장 필요한 거니까.”(613쪽)라며 책을 끝맺는다. 일찍이 아빠가 딸들의 바보스러운 질문에 일일이 답하기보다 당신이 바라보는 야구란 무엇인지, 그것이 삶과 얼마나 같은지, 즉 삶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해줬다면 어땠을까. 책을 보기 이전부터 나는 야구를 좋아했을 것이다. 그 세계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싶을 만큼.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
미디어&관련기관추천
more
-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 레이디가가
미야베 저 | 북스피어
-
강우근 저 | 창비
-
벵하민 저 | 문학동네
-
설탕 : 2500년 동안 설탕은 어떻게 우리의 정치, 건강, 환경을 변화시켰는가
윌버 저 | (주)도
-
있었던 존재들 : 경찰관 원도가 현장에서 수집한 생애 사전
원도 저 | 세미콜론
-
곽재식 저 | 교보문고
-
대화의 대화 : 우리의 대화는 불가능하다 - 모임의 모임
요조 저 | 중림서재
-
헤르만 저 | 뜨인돌출
-
일꾼의 말 : 나다운 방식으로 일하고 먹고살고 (개정판)
강지연 저 | 시공사
-
공부머리 대화법 : 말로 할 수 없다면 모르는 것이다 특별한 인재들의 비밀
강환규 저 | 도마뱀출
문학상추천
more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은행나무
-
크러스 저 | 알마
-
한강 저 | 문학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