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3일 오늘의 책
고영리 | 더디퍼런스 | 2019.05
분류 : 인문/교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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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쓰고 말하는 특정 부류의 사람들이 정해져 있었다. 반면 보통 사람은 그들의 생각을 듣고 그들이 쓴 글을 읽기만 했다. 지금은 어떤가. 누구나 직접 말하고 직접 쓰는 시대이다. 이는 고학력자 증가, 전문 분야의 세분화, 디지털 플랫폼의 다양성 등 여러 요인을 들 수 있다. 남의 지식만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시대에서, 이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남들과 공유하며 서로 배우는 지식의 선순환 시대가 되었다. 우리 사회는 자기표현 욕구가 ...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듯이 자연스레 술술 풀리는 글을 쓸 수 있다면 좋을 테지만 백지 위에 생각을 풀어내는 일이 쉽지 않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첫 문장을 시작하였지만 다음 문장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던 경험은 부지기수다. 다양한 글을 읽고 표현 방법을 탐구하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는 글쓰기이다. 글을 써 내려갈수록 건질 만한 내용이 없는 글을 썼다는 부끄러움만 가득할 때, 첫 문장을 시작으로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는 10가지 방법을 담은 책을 읽었다.
좋은 문장을 쓰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명확한 문장을 쓰는 요령과 연습으로 가능하다고 믿으며 오늘도 짧은 문장을 쓴다. 아버지를 여의고 상심하고 있는 친구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며 마음을 담아 보냈다. 상대의 표정을 보면서 생생한 전달은 불가능하지만 짧은 문장의 글에 담긴 의미는 그 사람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는 명약으로 작용한다. 전하려는 핵심을 잡아 담백한 문장에 담아내는 실천은 하나라도 정확한 뜻을 담아내려는 꾸준한 연습을 통해 가능하다. 글을 쓰면서 범하기 쉬운 오류를 실례로 들어 잘못된 점을 고쳐 쓴 글을 예로 실어 글쓰기 입문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안내서를 만났다.
글쓴이가 쓰려고 의도를 잘 살릴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간결하고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장이 다른 문장을 만나 의미를 만들고 힘을 가지려면 문장 간의 연결성이 있어야 한다. 접속사로 문장을 연결하기보다는 서로 연관된 문장을 하나로 묶어 주고, 이 연결된 문장이 다음 문장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도록 구성해야 한다. 메모지를 옆에 두고 필요한 것들을 정리하며 글을 쓰려는 핵심에서 멀어지지 않는 훈련이 필요하다. 주제문을 정한 뒤에는 글을 시작하고 마치는 순간까지 그 문장을 기억하며 다음 문장을 이어나가는 습관이 일관성 있고 연계성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문장을 쓰기 어렵다면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말로 먼저 녹음하여 그 내용을 들어본 후, 귀에 덜 거슬리는 내용을 골라 표현할 수도 있다. 좋은 문장이 내 입에 붙어 그것이 머리로 들어와야 손에서 글로 나올 수 있음을 마음에 새기며 문장의 호흡과 길이까지 자연스레 습득해야 한다. 담담하게 문장을 풀어내는 작가들의 책을 한두 권 필사해 보는 일은 문장을 쓰고 연결하는 요령을 습득할 수 있다. 필사하면서 헷갈리던 띄어쓰기나 맞춤법의 정형을 찾을 수 있고, 부족한 어휘를 늘려 단어 선택의 폭을 넓혀 문장의 탄력성을 찾을 수 있다.
‘독서를 하지 않고 글을 쓰려함은 홀로 작은 배를 타고 위험천만하게 바다로 향하는 일과 같다. 외롭고 위험하다.’
작가 오브레트의 말을 염두에 두고 좋은 문장을 많이 읽어 쌓은 재료를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일은 글쓰기 곳간에 쟁여두는 일로 귀결된다. 명문장을 쓰는 작가들의 글을 읽고, 글을 쓰고 문장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필사하기를 권하는 책들을 한 권씩 읽어 나간다. 한 줄 한 줄 써 보면서 나만의 문장 노트를 만드는 일은 지금부터다. 글을 쓰고 난 뒤에는 글을 읽고 수정을 거치는 습관을 정착하기 위해 필사하기에 부담이 덜한 김승옥 『무진기행』 소설을 골라 필사하며 나만의 문장 노트 만들기를 꾸준히 이어 나가고 싶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no4570'님은?
반디앤루니스 월간 서평 이벤트 “10월의 리뷰어”에서 ‘이달의 리뷰어’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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