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3일 오늘의 책
수재나 E. 플로레스 | 책세상 | 2015.09
분류 : 인문/교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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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현장의 정신과 상담의가 3년간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소셜미디어의 심리적 영향을 연구 분석한 디지털 시대를 위한 새로운 심리 치유서 2015년 8월 24일, 페이스북 하루 이용자가 처음으로 10억 명을 돌파했다. 그날 하루 동안 이 지구상의 사람들 일곱 명 중 한 명은 페이스북에 접속했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지금 막 우리는 중요한 이정표를 지났다. 전 세계를 연결하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로 이 기록...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을 단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페이스북을 하지 말자.
물론 책을 읽고 난 소감이 한 문장으로 끝날 리 없다. 하지만 페이스북에 할애하는 시간을 줄이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1년에 페이스북을 시작했던가? 처음에 가입하자마자 지인들이 줄줄이 떴다. 언젠가 이메일만 주고받은 사람들, 추천 목록으로 올라온 사람들의 지인의 지인의 지인까지. 굳이 적극적으로 찾지 않아도 친구목록이 자동으로 떠 당황스러웠다. 페이스북을 시작했을 땐 비교적 늦게 첫발을 내디뎠기에 한 선배는 이미 SNS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땐 선배의 고민이나 피로감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SNS 덕분에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고등학교 동창과 연락을 하게 되고 생각할 수도 없던 사람들과 '친구'라는 이름으로 관계를 맺게 되고 또 동경하던 세계의 일면을 관찰했다. 페이스북이라는 신세계에 별생각 없이 들이는 시간과 친구를 늘려갔다.
친구를 맺을 때는 주로 오프라인에서 만난 사람을 중심으로 맺었다. 현재 98명과 친구를 맺고 있는데, 반은 아이디만 만들어 놓고 들어오지 않는다. 나머지 반의반이 조금 열성적이다. 나머지 반의반은 나처럼 설렁설렁 활동한다. 분명 나는 페이스북에서 소중한 인연을 만났다. 좋은 글도 많이 읽었다. 사람의 의외성도 볼 수 있었다. 세상이 넓고도 좁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란 혹은 글이란 얼마나 강력하면서도 위험한 도구인지 깨달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페이스북에서 글을 읽는 시간이 너무 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스마트폰에 앱을 지우고 깔기를 반복하면서 페이스북에서 벗어나려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친구의 별 의미 없는 댓글을 오래 생각하기도 하고, '좋아요'를 누를지 말지 고민했다. 어떤 글을 올릴지 생각하다 쓰고 지우기도 했고, 썼던 글을 비공개로 돌렸다가 다시 비슷한 글을 써서 올리기도 했다. 한 번은 페이스북에서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떤 글을 올렸는데, 그 글이 왠지 나를 향한 글 같다고 느낀 적이 있다. 누군가 페이스북에 오랫동안 접속하지 않으면 평화롭던 마음이 불안으로 울렁거렸다.
저혈압 때문에 쓰러졌던 날, 나는 그날 쓰러졌던 일을 페이스북에 짧게 올렸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활자로 전해지는 안부가 고맙기도 했지만, 활자의 행진으로만 친구들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나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 속의 활자라는 개체에 불과했다. 불현듯 옆에서 나를 지탱해주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그때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페이스북에는 나에게 전화해 줄 사람이 없었다.
『페이스북 심리학』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페이스북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한 달이 지나서였다. 활동 정리를 도와줄 책이라고 생각했다. 과도한 페이스북 활동으로 인한 부작용을 비롯하여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는 괴물들까지 나는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페이스북의 실상을 전문가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설명한 책이었다. 책을 읽고 페이스북에 다시 접속했다. 전체공개로 되어 있는 나와 내 가족의 사진 일부를 삭제하고 게시물을 볼 수 있는 단계를 친구와 친한 친구로 바꿨다. 지난 5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니며 ‘좋아요’를 눌러댄 수많은 상업적인 페이지에 '좋아요'와 '팔로우'를 취소했다. 나의 글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은 나의 친구들로 지정했고, 내 마음을 너무 드러냈거나 논란의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어 보이는 글은 다 지웠다.
개인 정보도 모두 정리했다. 가입 초기에 생년월일, 전화번호, 출신 고등학교, 출신 대학교, 학과, 현재 직업, 주소, 이메일 등 각종 정보를 모두 전체 공개로 해 놓은 채 5년 동안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나는 나의 개인 정보를 고스란히 제공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나는 너무나 쉽게 예측 가능한 미끼가 되어버린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페이스북에 올려도 되는 이야기는 내가 확성기로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 거리에서 떠들어도 아무 문제가 없을 내용이어야 한다고. 얼굴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 때문일까, 글이란 도구로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재구축하기 위함일까. 페이스북에서는 내밀한 이야기를 혹은 시시콜콜 자신의 일상을 너무 자세하게 써 글로 올리는 사람이 많다. 나도 한때 그런 글을 올렸고, 또 그런 글을 읽고 동조하는 댓글을 달면서 사람들과 친해지고 소소한 따뜻함도 나눈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까지 모두 낭비였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역시나 페이스북을 하지 않던 시간으로 돌아가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요즘에는 페이스북이 아닌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과 더 오래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한 사람을 그 사람이 쓴 글로써 판단할 수 없는 노릇이다. 글은 그 사람의 일부를 반영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과 만나고 싶지, 글로 '소통'만 하고 싶지 않다. 페이스북에서 벗어나 직접 사람을 만나는 단계로 나아가고 싶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찾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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