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2일 오늘의 책
김승완, 김은홍, 배요섭 외 | 남해의봄날 | 2013.05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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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3040 지식노동자들의 피로도시 탈출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 호미가 아니라 펜과 컴퓨터를 들고 서울 탈출에 성공한 3040 지식노동자들의 흥미롭고 감동적인 인생 전환 리포트! 2012년 봄, 서울을 빠져 나간 사람들의 숫자가 서울에 입성한 사람들을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더 이상 서울에서의 삶이 행복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이들의 서울 탈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은퇴 노인뿐 아니라 젊은 지식노동...
2012년 어느 봄날, 서울을 빠져 나간 사람들의 숫자가 서울에 입성한 사람들을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수십 년 만의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서울의 시계추 앞에서 이제 누군가는 멈춤을 이야기해야 한다. (11쪽)
서울의 공기는 답답하다. 차는 쉴 새 없이 다니고 그 가운데서 사람들은 신호를 어기고 줄기차게 길을 건넌다. 그러다 운이 없으면 사고가 나겠지. 신호는 무색하고 횡단보도에는 가끔 사람보다 차가 건널 때가 있다. 어쩌면 종종 그런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서울 중심가는 더하다. 가끔 숨이 탁탁 막힌다. 그런데 이렇게도 빡빡한 서울에서 어떻게 다들 잘들 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 공기에 차이를 아는 건 아마도 내가 서울에 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을 벗어나는 이유는 많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 또한 많다. 서울을 택하기가 어쩌면 더 쉬울 만큼. 책은 이러한 서울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리는 사실 그때 잘 몰랐었지만, 우리가 거주지를 옮긴다고 결정한 순간, 그동안 갖고 있던 인간관계와 내 삶에 얽혀 있던 거의 모든 부분들과 일정 정도 ‘이별’하게 된다는 꽤 대단한 변화가 시작된 거였다. 아마 알았더라면 시작할 수 없었을지도 모를 그런 특별한 결심. 그래도 그 대단한 것을 감행했기 때문에, 우리는 뼈아픈 이별 이후 다가온 수많은 새로운 만남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22-23쪽)
다음(Daum)의 오은주는 회사의 제주도 이전으로 서울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제주도의 멋진 바다, 풍경을 생각하며 낭만에 젖기도 했지만 이는 곧 서울에 있는 모든 것과의 안녕을 말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울에 포진된 그녀의 모든 인간관계가 끊긴다는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이사 간 것처럼 행동했지만 이내 거의 다른 나라에 사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제주도는 서울보다 마트가 많지 않고 차가 없으면 이동하기도 불편하다. 제주도 사람들에게 들어보면, 서울에 있는 놀이동산이 가고 싶을 정도로 섬에서 산다는 것은 육지의 삶과는 다른 성질의 것이다. 하지만 곧, 일상 근처에 있는 바다에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사실과 가장 절정인 순간을 포착하는 법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이담은 제주도에 반해 카페를 차리고 그곳에 살게 된다. 살면서 책도 쓰고 여유도 즐기며 새로운 꿈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자신감과 상상력만 있다면 지역에서도 충분히 내 꿈을 이루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때는 뭘 몰랐으니까. (70쪽)
사이는 다큐멘터리 <교외의 종말 The End of Suburbia>를 보고 생태적인 삶을 살고자 한다. 그래서 삶의 방식을 바꾸고자 환경단체에 들어가고 거기서 아내를 만나 결혼한다. 그들은 산청에서 집도 짓고 농사도 지으면서 자급자족한 생활을 한다. 그러다 얼마쯤은 문명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괴산으로 다시 이사해 살고 있다. 그곳에서 음악페스티벌을 만들고 밴드활동을 하며 조금은 가난하지만 그래도 한 가족이 잘 먹고 산다. 그의 말대로 그의 삶은, 서울을 떠나면 당장에 아무것도 못할 것 같지만 실제론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서울의 교육과 편의시설이 없으면 못 살 것처럼 말하지만 지방이라고 해서 편의시설이 없는 것은 아니며 서울로부터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서울에서 보지 못한 것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서울에서 벗어나기만 해도 경쟁에서 멀어질 수 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는 건 이 책을 낸 출판사가 통영에 있다는 것이다. ‘남해의 봄날’은 통영에 위치하면서 통영을 알리고 함께 커가고 있는 출판사다. 반면에 보통 출판사들은 서울이나 파주출판단지에 모여 있다. 아마도 서울이 고객으로부터 피드백을 쉽게 받을 수 있고 서점과 다른 출판사와의 연계도 주요한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녀는 파주와 서울을 택하지 않았다. 그녀가 서울이 아닌 다른 곳을 선택한 것은 건강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여유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꼬일 대로 꼬인 지하철 노선도보다는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볼 수 있는 바다와 같은 여유가 필요하진 않았을까? 바다를 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걱정도 다 그곳에 던져버린 것처럼. 그런데 그런 바다를 매일 볼 수 있지만 서울과 떨어져야 한다면? 서울에서 벗어나도 일을 할 수 있다면? 과연 당신은 서울을 꼭 고집할 것인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물론 서울이 꼭 건강에 안 좋은 것은 아니다. 병원도 가깝고 웰빙 음식점들도 많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 만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것 같다. 왠지 순위를 정하고 전력투구하며 사는 것만 같아서 가끔은 그곳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든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 다른 방식으로 삶을 바꾸지 않으면 망하고 말거야. (65쪽)
책에 나오는 이들은 교수, 건축가, 1인 출판인, 셰프 등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 만큼그들이 탈 서울을 외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공통점은 그들 모두 서울 떠나도 직업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전문적이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었기에 떠날 수 있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보다는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과감히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경쟁보다는 평화를 원하는. 또한 서울을 떠나면 굉장히 먼 곳으로 가는 듯하지만, 사실 대한민국의 땅덩어리가 미국처럼 드넓은 게 아닌 이상 지방이라 해도 자동차로 편도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들이다. 왕복 4시간이라지만 같은 서울이라도 왕복 2시간이 넘는 보통의 출퇴근자들을 생각해 볼 때 그렇게 먼 것도 아니구나 싶다.
서울에서 태어난 사람으로서 10년 넘는 서울 생활을 하다 의정부로 온 지 10년이 넘었다. 서울을 떠날 때 아이들 교육은 어떻게 할 거냐고 주변에서도 부모님을 많이 말렸던 것 같다. 하지만 어릴 때 의정부로 이사 온 후 서울과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확실히 서울보다 공기가 좋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변두리이기 때문에 서울보다 조용하다는 이점도 있다. 그들은 모두 지방을 택했지만 지방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 서울이 숨 막힐 듯 답답하다면 그곳으로부터 조금만 멀리 떨어져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지방으로 내려간다면 지방경제도 살리고 여행하듯이 사는 새로운 삶도 당신을 기다릴 것이다. 인생에 있어 다른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 삶의 장소를 바꾸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간서치!’님은?
읽히지 않은 좋은 책을 찾아 오늘도 헤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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