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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2020년 10월 12일 오늘의 책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히사이시 조 | 책세상 | 2020.07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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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혼의 단짝 히사이시 조, 클래식 음악을 지휘하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소울메이트 삽화가 안자이 미즈마루가 있다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도 그런 영혼의 단짝이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끄는 스튜디오 지브리와 영화음악으로 인연을 맺어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오랜 세월 사랑받는 영화에 음악을 입힌 히사이시 조가 바로 그 단짝이다. 히사이시 조는 서른셋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로 좋은 평가를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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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히사이시 조’

 

클래식 음악은 (클래식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음악을 포함해) 우리가 어떤 진화를 거쳐 이런 형태에 이르렀고, 앞으로 어떤 음악을 만들어낼지를 생각하게 한다. 화가인 고갱풍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80쪽)

 

히사이시 조는 현 청년 세대를 가로지르는 하나의 키워드다. 가사도 붙지 않은 음악에 우리의 온몸은 녹아내리고, 한마음 한뜻으로 흥얼거린다. 그의 음악이 활용된 애니메이션 영화가 개봉한 지도 꽤 되었으나 우리는 지금까지도 히사이시 조를 추억하고 있다. 나는 부산의 한 책방에서 이 책을 발견했는데, ‘히사이시 조’라는 이름을 보자마자 사겠다고 달려들었다. 개인 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는 우리에게 딱 그만큼의 존재다. 또한, ‘음악’이라는 단어도 나의 구매욕을 부추겼다. 어릴 때 꽤 오랫동안 음악을 배웠는데, 그때는 모든 게 부모의 기대와 압박 속에서 이루어졌다. 음악에 대한 애정은 이미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늦어졌을 때 비로소 깨달았다. 무엇을 잃어버리는 지도 모른 채로 그만두게 된 음악에 대한 향수는 따라서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아주 사소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나는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를 읽게 되었다. 책의 내용이 마냥 쉽지만은 않고, 전반적으로 클래식에 대한 내용이 많아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역시 경험한 만큼 시야가 넓어지므로, 이 책을 강권할 수밖에 없다.

 

음악, 특히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높은 독자에게는 이 책이 분명 큰 즐거움이 되어줄 거라 생각한다. 음악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요소를 면면이 살펴보는 것은 물론이고, 작곡가와 지휘자로서 자신의 철학과 일상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사랑해 왔던 팬들에게도 좋은 경험임이 틀림없다. 아무래도 유명한 몇 개의 곡만을 알고 있을 뿐, 작곡가로서나 지휘자로서의 ‘히사이시 조’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문 탓이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를 통해 창작자의 생각을 접하게 되면, 우리에게 익숙한 곡을 새로이 발견하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또 하나 특징적이었던 점을 꼽아보자면 히사이시 조가 일본의 국민성에 관해 언급했다는 점이다. 음악을 통해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있는 사람인 만큼 자신의 국가가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특징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반성할 기회가 더 많았을 것이다. 그는 일본인이 비교적 폐쇄적이고, 자신 이외의 것에는 신경을 덜 쓴다, 고 묘사했다. 그런 그를 지켜보자니 문득 한국의 클래식 문화와 관객의 특성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난다. 세계 곳곳의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들, 무엇보다도 한국의 음악가들은 한국 관객에 대해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왠지 모를 조바심이 생겨난다. 나부터도 클래식 음악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으니 대답을 듣기도 전에 이미 알 것만 같다. 클래식을 알고 있어야만 문화적으로 뛰어나다는 편견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히사이시 조의 말대로 음악의 과거부터 미래를 가로지르는 장르이므로 이 책을 통해 클래식과 가까워질 수 있다면 좋겠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속 문장들을 차분히 읽어 내려가면서 그것에 담긴 음악을 찾아 듣다 보면 클래식으로의 접근이 상상보다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을 쓰고 보니 히사이시 조, 그는 어떤 누구든 음악과 쉽게 가까워지도록 만드는 대단한 음악가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펜벗 11기 소피'님은?
펜을 든 사람이 세상을 바꿉니다._콜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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