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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에 대한 생각

2020년 5월 11일 오늘의 책

식사에 대한 생각

비 윌슨 | 어크로스 | 2020.02

분류 : 인문/교양/철학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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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량은 높게, 영양은 낮게. “풍족한 시대, 왜 우리 식탁의 질은 더 낮아졌을까?” 과거와는 달리 식량 부족을 호소하는 나라는 점점 줄어드는 대신, 많은 나라에서 과식과 영양부족이라는 정반대의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칼로리는 과도하게 섭취하면서도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와 단백질은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모두가 달라진 음식 때문이다. 전 세계인들은 이제 어디서든 유럽 축구를 보듯이 감자칩을 먹고, 아침에는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디저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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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말 잘 먹고 잘살게 된 걸까?

 

꿈은 이뤄질 수 없기에 꿈이라 하던가요. 아버지의 소싯적 꿈은 매 끼니마다 고기반찬을 먹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세대의 꿈은 이제 식(食)에서 주(住)로 넘어와, 똘똘한 집 한 채를 가지는 것이 되었지요. 경기가 어렵다는 소식은 연례행사처럼 신문 1면을 수놓지만, 지표로 파악되는 경제는 분명히 나아지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식단은 정말 좋아지고 있는 걸까요?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삶은 점점 더 나아지고 있지만 식단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우리 시대의 식생활에 담긴 씁쓸하고도 달콤한 딜레마다. 몸에 해로운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것은 자유로운 현대사회에서 살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처럼 보인다. (중략) 하지만 이런 자유롭고 안락한 생활방식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는 사실에 힘을 잃는다. 음식은 부족해서가 아니라 흘러넘쳐서 우리를 괴롭힌다. 속이 텅 빈 풍요다.” (11쪽)


정말로 그렇습니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최초로 부모님 세대보다 수명이 짧을 것이라 하지요. 수치와 통계는 우리에게 일관되게 경고합니다. 코로나보다 무서운 것은 왼손에 든 코카콜라와 오른손에 든 햄버거라고요. 이제 인간은 눈앞에 있는 음식을 잘 알아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 문화가 권하는 음식 대부분이 겹겹의 포장지 속에 감춰져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모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식사 방법에 관한 오래된 규칙 또한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19쪽)
 
오늘 소개해 드릴 『식사에 대한 생각』은 인류의 시원과 함께 태동한 식사라는 문화사, 그리고 식문화의 급격한 변화의 중심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스탠스를 제공합니다. 수치와 통계를 통해 개인의 선택을 넉넉하게 제공하며, 시스템 차원에서의 변화 역시 제안하고 있는 시기적절한 책이랄까요.
 
“수많은 연구에서 입증된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료에서 에너지를 섭취한 만큼 식사를 적게 하지 않는다. 물을 마시면 물은 빠르게 장으로 내려가 갈증을 해소해주지만 허기를 달래는 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건 물에 설탕이 들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 신체는 잔이나 컵, 또는 캔에서 나온 칼로리는 칼로리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 (122쪽)
 
이처럼 『식사에 대한 생각』은 우리가 즉각적으로 영양학에 적용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합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통계를 통해서요. 하지만 무엇보다 탁월한 점은 그 수치를 맹신하지는 않는다는 이중적인 모습에 있습니다. “모든 것을 측정으로 환원할 수는 없다. 부엌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일은 측정을 넘어설 때가 많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즐거움, 마지막으로 남은 빵에 곰팡이가 피기 전에 다 먹어치웠을 때의 만족감, 2월에 즐기는 과육이 붉은 이탈리아 블러드 오렌지의 맛, 무더운 저녁에 먹는 차가운 오이 수프의 기쁨, 왕성한 식욕이 있고 그것을 충족시킬 수단도 있을 때의 그 충족감……” (188쪽)
 
아버지 세대의 꿈이 이뤄진 지금, 먹을 게 없어서가 아니라 먹을 게 넘쳐서 문제가 되는 오늘날, 『식사에 대한 생각』은 우리에게 필요한 인문학적 소스를 넉넉하게 제공해줄 것입니다. 적게는 하루에 한 번, 많게는 다섯 번까지 우리가 반드시 마주하는 식사라는 의식, 국밥 한 그릇 가격으로 더 현명한 선택을 챙겨가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책을 리뷰한 '펜벗 10기 몰락의에티카'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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