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0일 오늘의 책
박성우, 고지영 | 샘터 | 2012.07
분류 : 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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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 문을 열면, 칠흑보다 더 짙은 암흑이 여러분을 집어삼킬 거예요. 그러나 뒷걸음질 치지 마세요. 결국에 암흑은 익숙해질 테고 심지어 즐길 수도 있을 테니까요. 우주같이 무한한 이 암흑식당에서 귀와 코, 손, 혀로 맛본 음식들과 끈끈한 대화들을 기억하세요. 눈앞이 깜깜할 만큼 힘이 들 땐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어둠을 삼키고 태어난다! 박성우 시인의 첫 번째 창작 그림책. 제목인...
눈을 뜬다. 그리고 본다. 선과 면과 부피, 그리고 색이 보인다. 이 모든 것들이 윤곽과 형태를 이루어나간다. ‘지금―여기’,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드러낸다. 존재는 감각의 주체와는 무관하게 존재하다. 그저, 이미 있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시각(視覺)이 없다면, 이는 드러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내가 사는 세계는, 내가 알고 있는 세계의 모든 것은 이리도 철저히 시각에 기반해 있다. 그러므로 그 안에 존재하고 있는 타자(他者)란 사실상 선과 부피, 색으로 지각된 윤곽과 형태, 그 이상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그 윤곽과 형태를 눈으로 가늠하며 그 사이에서 내 자리를 찾고 이동하고 머무르며 살아간다.

눈을 뜬다. 그리고 본다. 그러나 보이는 게 없다. 온통 까맣기만 하다. 무엇이 존재하는지, 또 무엇이 존재하지 않는지, 도통 분간할 수가 없다. 눈앞에서 선과 면과 부피, 그리고 색이 사라진 순간, 존재도 함께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시각이 가져다주었던 익숙한 세계는 일거에 무너져 내리고, 나는, 깊이와 넓이를 헤아릴 수 없는 암흑의 어디쯤에서, 그저 눈만 껌벅이고 있을 따름이다. 내 앞과 뒤, 옆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니, 옴짝달싹 못하고 어둠 속에 갇히고 만 것이다. 그러다 어디선가, “스륵 스스륵!” 소리가 들려오면, 눈이 번쩍 하는 대신 귀가 쫑긋 하며, ‘무언가’가 ‘있다’는 감각이 낯선 세계를 열어 놓는다.
나는 이제, 온몸의 감각을 동원해 세계에 반응하고, 그러는 사이 ‘무언가’는 경계 없는 상상으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어둠은 아무것도 삼키지 않으며, 아무것도 가두지 않는다. 암흑 속에서 두려움으로 움츠려드는 건 시각에만 의존해왔던 스스로의 습관 때문이다. 박성우 시인은 그림책, 《암흑식당》을 통해 그 사실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열 달 간을 편안하게 먹고 자고 놀았던 우리들의 낯익은 기억을 상기시킨다. 태어나기 전, 우리는 모두, 엄마의 자궁 안에 머물렀고, 그 어둠으로부터 양분을 얻어 빛의 세계로 나올 수 있었다. 그러므로 그때 그곳이 우리에겐 ‘암흑식당’이었던 셈이다. 그렇게 박성우 시인은 세계 곳곳에서 실제로 성업 중인 ‘암흑식당’을 모든 생명의 기원으로 연결시키며, ‘깜깜한 맛’, 어둠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한다.
“여긴 너무 무서워요. 엄마.”
“엄마는 근데 왜, 이런 데로 날 데려왔어요?”
“음. 그건 아무리 깜깜해도 뭐든 잘 해낼 수 있다는 걸 알기 위해서야.”
“깜깜하다고 겁먹을 거 없어”
“사람들은 힘들 때 누군가가 보고 싶을 때도 곰곰 생각할 때도 눈을 감는단다.”
“진짜 맛있는 요리를 입에 넣어도 눈을 감지.”
(…)
흠 흠. 냠 냠 냠 냠. 끝내주는데!
발로 쿵쿵 차고 주먹으로 쿵쿵 치고 머리로 쿵쿵 받을 만큼 여기가 좋아졌어!
이제는 아무리 깜깜해도 뭐든 잘 해낼 수 있겠지?
응.
그럼 준비해. 이제 나가자꾸나.
축하해! 드디어 네가 태어났어! 오늘이 바로, 네 생일이야!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