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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머큐리

2009년 9월 1일 오늘의 책

프레디 머큐리

그레그 브룩스 외 | 뮤진트리 | 2010.08

분류 : 시/에세이/기행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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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년 넘게 각광을 받고 2억장이 넘는 음반이 팔렸는데도 프레디 머큐리는 대단히 비사교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가까운 친구들 외에 조금이라도 낯선 사람이 있으면 지나칠 정도로 낯을 가리고 불편해 해?서 인터뷰도 피할 정도였다. 이 책은 독자들을 ‘퀸’에게로 인도한다.학구파 세 명과 미술에 염증을 느낀 일러스트레이터 지망생 한 명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음악 산업에 뛰어든다. 야심만만하고 단도직입적인 데다가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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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생생한 무대 위의 뜨거운 열정


초등학교 시절, 여느 때와 같이 학교에 다녀와서 오후 늦게 케이블 음악 채널을 틀었다. 그 때만 해도 케이블 음악 채널이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를 충실히 방송해주었고, 나와 친구들은 경쟁하듯이 그 채널을 시청하며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들었다. 그것이 마치 다른 친구들과 윗세대로부터 우리를 차별화하는 특징이라도 되는 양 말이다. (미국에 MTV 세대가 있다면, 한국엔 M.net 세대가 있다고나 할까?)

대부분의 친구들은 한국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즐겨봤고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어느 날, 한 뮤직 비디오를 본 것을 계기로 나의 관심은 해외 팝 아티스트들 쪽으로 옮겨갔다. 그 뮤직 비디오는 바로 퀸(Queen)의 <보헤미안 랩소디>. 지금 봐도 신선하며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로운 이 뮤직 비디오가 당시 어린 여자아이의 눈에는 얼마나 파격적이었겠는가. 거기에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사운드와 힘차고 매력적인 보컬, 애잔한 기타 소리는 전자 음악과 립싱크에 길들여져 있던 귀에 새로운 혁명과도 같았다.
 
그 후 나는 퀸의 팬이 되었고,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음악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 보컬이 록 그룹의 프론트맨이라는 말도 있지만, 프레디 머큐리만큼 대중에게 자신의 그룹을 강력하게 각인시켰던 인물이 또 있을까? 그의 무대는 언제나 화려하고 카리스마 넘쳤으며, 음악적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고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늘 소탈하고 겸손했으며, 1991년 끝내 에이즈로 사망할 때까지 열정적으로 산 사람이다.

내가 할 일은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하룻밤 사이에 그들의 삶을 바꾼다거나 관객을 평화의 메시지 같은 것에 말려들게 할 생각은 없다. 공연은 현실도피와도 같아서 난 사람들이 그 시간만큼은 내 음악을 즐기길 바랄 뿐이고, 혹시 내 음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 없이 쓰레기통에 쳐박아 주길 바란다. (p. 54, ‘위대한 위선자’)

그리고 얼마 전, 그의 육성으로 쓰인 자서전 <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를 읽었다. 퀸의 초창기부터 그가 사망할 때까지를 담은 이 책을 읽으며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새롭게 알게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활동 전후 퀸이 어떤 상태였고 어떤 기분으로 음악 활동에 임했는지를 여실히 알 수 있었으며, 그 결과 만들어진 앨범과 음악들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활동 당시 파격적인 음악 스타일과 비주얼, 그리고 왕실을 공격하는 듯한 노랫말 때문에 비난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그들에게는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한다. 그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음악을 듣게끔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음악을 만들까 하고 고민했을 뿐이었다고. 프레디는 자신들이 쇼비즈니스맨의 입장에서 그룹을 이끌었다고 말했지만, 내가 보기에 그들의 중심에는 늘 음악이 있었고, 음악만이 그들의 존재 이유였다. (You were born to just love music!)
 


난 평범한 인간이다. 나도 그저 한 인간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난 장애인이나 마찬가지다. 모든 이가 무대 위 나의 페르소나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나의 참모습을 사랑하지 않는다. 모두 나의 명성과 스타덤과 사랑에 빠진다. 그렇기 때문에 난 싸워야 한다. 대부분의 시간은 내 뜻과 반대로 된다. 난 관계를 원하지만 항상 그것과 싸워야 한다는 걸 느낀다. 내가 괴물을 만들어 낸 모양이다. 관계를 맺으려면 그 사실을 인정해 줄 누군가를 찾아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다. 그 둘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분리하기가 무척 어렵다. (p.153, ‘외롭지만 누구도 몰라’)

마이클은 정말로 함께 일해 보고 싶은 멋진 사람이어서 그와 함께 뭔가를 꼭 만들어 보고 싶다. 마이클은 오랫동안 퀸의 친구였다. (…) 마이클이 <스릴러>(1983)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뒤, 우리는 조금 소원해졌다. 마이클은 그냥 자기만의 세계에 틀어박혔다. 한때는 같이 클럽도 다니면서 즐겁게 지냈는데, 이제 그가 자신의 성에서 나오려 하질 않아 조금은 섭섭하다. (p. 217, ‘내 마음 깊숙이 들어온 그대’)

외로움과 열정을 담은 그의 무대

특히 프레디 머큐리가 자신의 일생과 사랑, 성공, 그리고 스타로서 느끼는 외로움과 고통에 대해 말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퀸 초창기, 아직 음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때는 늘 자신만만한 태도로 인터뷰를 했지만, 나중에 퀸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나서는 외로움과 고통을 토로하는 말을 많이 남겼다. 그가 가장 못 견뎌했던 것은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 실제 내면의 불일치에서 오는 대중의 오해였던 것 같다. 매스컴에 비친 그의 모습은 늘 화려하고 당당했다. 하지만 실제 그의 내면은 그를 다른 백인들과 차별하는 영국인들의 차가운 시선과 혹독한 평단의 평가로 인해 상처받은 탄자니아 출신 소년의 그것이었으리라. 그러나 그런 그가 유일하게 위로 받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던 곳 또한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지는 무대였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마이클 잭슨과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남겼다. 그들은 절친한 사이였지만, 마이클이 매스컴의 과도한 취재로 인해 오히려 사람들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게 되면서 그들의 관계 또한 소원해졌다고 한다. 그들은 함께 음악 작업도 할 계획이었는데, 아쉽게도 마이클이 너무 바빠서 무산되었었다. 두 사람이 천국에서 만났을까? 그 곳에서도 음악을 만들며 함께 노래하고 있을까? 프레디 머큐리와 마이클 잭슨이 너무나도 그립다.

프레디 머큐리의 팬이기도 하고, 책 자체도 구성이 깔끔하고 내용이 재미있어서 감상 또한 여느 때보다 길게 적어버렸다. 그의 육성으로 쓰인 책이라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어디선가 퀸의 노래가 들리는 듯 했고, 심지어는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책은 끝까지 다 읽었지만, 그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은 한층 더 짙어진 것 같은 기분이다. 이 기분을, 오늘은 그들의 낡은 CD를 들으며 달래야겠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파란봄날’님은?
좋은 책이 좋은 길로 이끌어 주리라는 믿음으로, ‘스펙’ 쌓기보다는 책 읽기와 서평 쓰기에 몰두하고 있는 20대 취업 준비생입니다. 장래에 대한 걱정으로 자칫 우울하고 무기력해질 수 있는 때이지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며 활력을 얻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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