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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섬 나의 삶 - 서울 여자의 제주 착륙기

2015년 4월 1일 오늘의 책

푸른섬 나의 삶 - 서울 여자의 제주 착륙기

조남희 | 오마이북 | 2015.03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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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다녀오겠습니다. 이 한마디 던져두고 떠났다. 언제 돌아올지 나도 모르는 길을. 푸른 섬에서 날마다 울고 웃었다. 나의 삶은 설렘과 두려움이 버무려져서 알 수 없는 맛이 났다. 가끔 아팠고, 많이 걸었고, 삶은 지속되었다. 바다와 바람, 오름, 외로움, 그리고 당신과 함께. [오마이뉴스] 인기 연재 ‘서울 처녀 제주 착륙기’, 2015년 봄날에 책으로 나오다. 서른셋 조남희의 달콤쌉쌀 제주살이, 그리고 셰어하우스 ‘오월이네 집’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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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사는 것도 재주지


가끔 나의 제주살이를 동경하는 사람들의 부러움을 보고 들을 때면, 반드시 쓰거나 하게 되는 말이 있다.  ‘제주 역시 사람이 사는 동네입니다.’ 어떤 이들에겐 이마저도 제주에서 어느 정도 살아 본 사람의 여유 정도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언제나 힘을 주어 강조하게 되는 말이 되었다.  물론 제주라는 섬의 환경은 육지와는 다른 풍광의 매력이 있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도 육지나 도시의 삶과 다른 특징을 안고 살아가지만, 장단점을 모아놓고 쌓거나 펼쳐보면 결국엔 어쩔 수 없이 ‘사람 사는 동네’로 귀결되고 만다. 제주를 동경하는 당신이라면, 그 동경만큼의 무게를 두어야 할 절대적인 진실이다.

내 제주살이의 시작은 다른 이들과 조금 달랐다. 시작은 서울살이에 대한 탈진이 맞다. 그렇다고 반드시 제주여야 할 이유도 없었다. 탈서울만 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다는 마음으로 고르게 된 곳이 제주였을 뿐이었다. 제주의 여유와 바람, 사람에 대해 생각조차 해 볼 겨를도 없이 급하게 들어와 시작한 일은 서울에서 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단지, 시간적 여유가 훨씬 늘어났고, 수월한 이동이 나의 오지랖과 맞물려 제주의 구석구석을 서서히 돌아다니고 알아갈 수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내 제주살이의 시작은 무척 싱겁기만 하다.  병원 일이라는 것이 그다지 크게 다를 일도 아니었고, 서울에서나 다름없는 아파트 생활은 공간만 다른 도시생활 자체였다.

커다란 동경이나 고민 없이 시작한 제주살이, 의사라는 조금은 비켜선 느낌의 직업은 ‘제주앓이’라는 단어에 약간의 부러움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제주에서 산다는 것’이 딱히 부러워야 한다거나 호기심 있게 봐야 할 것은 아니지만, ‘제주에서 산다는 것’을 매우 의미 있고 즐겁게 생각을 하게끔 꾸려나가는 사람들 또한 어렵지 않게 만난다. 탈서울 도시민일 뿐인 내가 ‘제주살이’를 온전에 가깝게 경험하고 그 안으로 차근하게 녹아 들어가려는 ‘이주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무덤덤하거나 평범할 수가 없다.  푸른 섬에서 자신의 삶을 꾸려가기 시작한 지 3년이 되어 가는 이 저자의 정착기를 읽는 나의 시선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의 정착기를 호기심 가득하게 읽을 필요가 없었던 이유는 사실, 나의 오지랖으로 보고 듣고 간접적으로나마 겪을 수 있었던 제주살이의 평범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2년 먼저 입도했다는 아주 작은 차이로 ‘참 잘 살아가고 있구나.’라고 흐뭇한 미소를 짓기에 내가 무척 용렬해질 만큼, 저자는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 ‘사람이 사는 동네’이지만 ‘제주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했던 이 3년간의 회고는, 담담하고 차분한 가운데 매우 치열하고 대담하다. 저자 조남희는 서울에서나 제주에서나 여전히 치열한 삶을 꾸려가고 있었다.  다만, 서울에서는 스트레스와 뱃살 그리고 황금비율의 소맥 제조기법에 치열함을 쏟아 부었다면, 제주에서는 자신의 삶을 위해 쏟아붓고 있다. 같은 제주라는 섬에 살면서도 저자의 삶을 진지하게 응원했다.

사족 같은 걱정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삶이 점점 어렵고 힘들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제주의 현실은 육지와 중국의 자본이 물밀듯 몰려와 모든 것을 거세게 뒤흔들어 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원주민이나 힘이 없는 서민들은 위기에 몰린다. 과거의 제주는 분명 돈이 없어도 노마디즘이나 자유로움만을 추구하며 얼마간이라도 머물 수 있는 곳이었다. 자본의 파도는 제주도를 급격한 속도로 축소하거나 파괴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여기도 여유롭게 숨 쉴 곳이 점점 좁아진다는 것이다. 아마도 머지않은 미래에는 이런 정착기가 과거에나 그려볼 수 있었던 추억의 제주 이야기로 남겨지지 않을까? 나는 편안한 문장들 하나하나에 애써 무게를 주어가며 읽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민욱아빠'님은?

현직 외과의사입니다. 서울에서 수련생활을 마치고 제주로 내려와 생활한 지 6년이 되어가는 '제주이민자'입니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산다는 것의 많은 의미를 생각해보려 합니다. 계급적인 견지에서 일상에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게, 그 고민들이 삶에 녹아들도록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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