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일 오늘의 책
주성철 | 흐름출판 | 2013.04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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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스크린 너머에서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배우가 있었다 그가 떠나면서 우리의 한 시대도 막을 내렸다 슬프도록 아름다웠던 시절을 함께한 우리들의 장. 국. 영. 거짓말처럼 만우절에 세상을 등진 비극적 선택 탓일까? 매해 만우절이 되면 이제 ‘거짓말’보다는 ‘장국영’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한 시대가 접히고 이제 그에 대한 기억은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은 얼굴과 그의 죽음 이후 떠돌던 몇몇 이야기로 남았을 뿐이다. 화려했지만 쓸쓸했던...

장국영張國營 1956-2003
“마음이 피곤하여 더 이상 세상을 사랑할 수 없다 感情所困無心戀愛世”
“2003년 4월 1일, 그는 홍콩의 만다린오리엔탈호텔 24층 객실에서 몸을 던져 거짓말처럼 생을 마감했다. 러닝타임 47년, 왕가위라는 클라이맥스, 그리고 만우절의 라스트신, 우리가 사랑했던 장국영은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그가 떠났다. 그의 시절이, 그러므로 그 시절이 우리를 떠났다. 그가, 그의 영화가, 그 영화를 사랑한 우리가, 함께 하던 시절은 끝났다. 그 후로 10년. 지금은 그의 영화만, 그의 영화를 여전히 사랑하는 우리만 남았다. ‘우리’는 넓어지거나 깊어지지 못했다. 그때 그 시절이 ‘우리’에게만 주어진 까닭이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기억이 아무리 희미해져도, 그렇게 울고 웃던 감정이 아무리 묽어진다 해도, ‘우리’의 한때가 “완벽하게” 그 시절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다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슬프고 아름답게, 그 시절에 박힌 ‘우리’들의 장.국.영.을 ‘기도하고, 기억하고, 기록해야’ 한다고.
“나는 문득 그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소망을 담고 퍼져 나갔을 선향 냄새를 맡으며 그의 시작과 끝, 그가 남겨 놓은 흔적들을 하나하나 찾아 어루만지고 싶어졌다. 한 번도 생전의 그를 만난 적이 없지만, 그와 내가 영화를 통해 대화했던 시간을 더듬어 그의 이야기를 남겨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됐다.” (48쪽)
“그의 시작과 끝” 사이에서, 영화와 현실을 오가며 “그가 남겨 놓은 흔적”을 찾는 저자의 발걸음이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장국영》에 가득하다. 그 걸음걸음마다에 우리가 사랑한 배우 장국영의 그 표정이 떠오른다. 그 표정에 홍콩 어딘가에서 먹고 자고 쉼 쉬었을 인간 장국영의 마음들이 차오른다. 거기에 그를 아는, 기억하는,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들의 말과 기억, 감정이 더해진다. ‘우리’가 넓어진다. 그리고 깊어진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래서 기억할 수 없었던 ‘그 시절’의 또 다른 이야기, 또 다른 사람들이 ‘있었고’ 지금도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갑자기,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린 그를, 제대로 애도할 ‘우리’의 시간이 주어진다.
그제야, ‘우리’의 그 시절을 데리고 홀연히 떠나버린 그와 “멋지게 이별하는 법”을 알아차리게 된다.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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