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일 오늘의 책
이옥순 | 서해문집 | 2012.09
분류 : 역사/신화/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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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고대부터 현재까지, 동서양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게으름에 관한 흥미로운 역사 우리는 왜 잠깐의 여유와 휴식에도 죄의식을 갖게 되었을까? 인도문화연구소를 운영하면서 국내 인도사 분야에서 큰 자리매김을 한 저자가 고대부터 현재까지 동서양을 넘나드는 역사와 문화 속에서 찾아낸 ‘죄가 된 게으름’ 이야기를 통해 죄의식을 조금이나마 걷어내 보자. 저자는 이 책에서 게으름을 찬양하지도 변명하지도 않는다. 그저 숨겨졌던 역사를 통해 지금 우리에...
게으름은 사전적(辭典的)으로 “행동이 느리고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태도나 버릇”을 의미한다. 게으름에 대한 정의 자체에서 이미 어느 정도 ‘나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문화와 지역에 따라 상대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게으름이 나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인 것 같다. 이솝우화 중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보더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최근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자기계발서나 처세서는 부지런하고 바쁘게 살 것을 권한다. 소위 '멘토'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괴로워하는 청소년들에게 자신들의 과거를 들먹이며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사람들에게 게으르다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태도나 버릇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과연 게으르다는 것이 나쁘기만 한 것일까? 게으름을 마치 죄(罪)가 있는 것처럼 취급하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 우리는 게으르다는 것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죄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남들보다 치열하지 않고 바쁘게 살지 않는다고 해서 나쁘기만 한 것일까? 게으르게 생활하는 것이 나쁘기만 한 걸까?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 정신없이 돌아가는 사회, 앞만 바라보고 쉴새없이 달리는 사회. 현대인들은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염증을 느끼고 슬로우 라이프(slow life)를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남들보다 조금 게으르게 살아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동서양의 역사와 문화를 통해 형성된 게으름의 실체와 본질에 대해서 살펴보고 우리에게 좀 더 인간다운 삶이 어떤 것인지를 게으름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한다. 물론 게으름을 찬양하는 책은 아니다. 게으름에 덧씌워진 죄의식을 떨쳐내고 게으름을 통해 진정 우리생활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책은 5장에 걸쳐 근대 서구 산업사회에서 노동이 중요해지면서 게으름은 뭔가 부족하고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졌고, 게으름은 국제간 권력관계에도 배어들어 서구 제국주의자들은 아시아나 아프리카 사람들이 천성적으로 게으르다고 규정하고 그들에 대한 침투와 정복을 정당화했으며, 현대 소비주의 사회에서는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이 게으름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다.
오늘도 우리는 정신없이 달리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도 문제이지만, 그런 사회 속에서 자신을 바로 보지 못하는 우리 각자에게도 문제는 있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우리 개개인들의 몫이다. 근면하고 부지런한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에서 한 템포 쉬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부지런하게 움직인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적당한 일과 휴식은 재충전을 위하여 중요하다. 최근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도 그와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한다.
이제는 게으름을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게으름도 필요하다. 살아가면서 항시 근면과 부지런함 속에 자신을 가두어 두는 것만큼 답답한 일도 없다. 내 주위와 사회,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적당한 여유와 휴식은 우리에게 부지런함만큼 중요하고 소중한 순간들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 게으름이 가지는 미덕을 일깨워준 재미있는 책이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반디달덩이’님은?
원래 중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직에 몸답고 있다가 결혼과 함께 전업주부로 턴하면서 주로 인문서와 예술서,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 관련 서적들을 관심있게 읽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