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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9687387 / 18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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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세상은 언제나 요란과 소란의 아고라다. 아고라는 뭇사람들이 서로 얽혀서 살아가는 광란의 무대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이유로 서로를 밀어내는 소외와 배제의 원천이다.
서로가 얽혀서 살다 보면 사람들은 사는 대로 생각하고, 혹여라도 밀려나면 생각대로 살아가게 된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무리를 지어 살되, 개인적으로 철저히 고독을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선물과 저주를 함께 쥐고 산다.
선물이 저주가 되고, 저주가 선물이 되는 기적은 누구든 자신이 지닌 성정(性情)과 행위의 소산이다. 요란한 세상에서 고요한 생활을 하는 것과 고요한 세상에서 소란한 삶을 사는 것은 어찌보면 모순처럼 보이지만, 그리 어색한 일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 요란한 세상 물정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무엇이 의미가 있고, 더불어 가치가 있는지 고요하게 생각해야 할 남모를 책무가 어느새 내 무거운 어깨 위에 도둑처럼 앉아 있다.
이 시집은 시인이 고백록과 같은 필체로 일기를 쓰듯 게으르지 않고 부단히 지은 시들의 모음이다. 고백의 여백을 메우는 이야기들은 살면서 잃은 것, 잊은 것, 이은 것, 있는 것들이다. 산다는 게 태산(太山)처럼 거창하기도 하지만, 야트막한 앞산처럼 티나지 않는 실존이기도 하다. 어떤 모양새의 삶을 살더라도 무수한 인연들과 씨줄과 날줄, 갈나무와 등나무처럼 얽혀야 되고, 사랑과 미움, 만남과 별리(別離)처럼 긁혀야 된다. 얽히고 긁히며 살아가면서 몸과 마음에 생긴 상처들로 가득하다. 그 상처 자욱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낸 결실이다.
목차
이 시집에는 순서가 없습니다.
시에도 아픔이 있습니다.
순서가 서열이 되는 인간세계의
비참함을 겪지 않게 만들고자
차례를 적지 않습니다.
다만 사회, 자연, 사람, 사랑 등의
이름으로 묶음을 만들었습니다.
손에 잡히는 페이지대로
읽고, 느끼고, 생각하는
조그만 선물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