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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기기묘묘 부동산

박혜연 저 | (주)다산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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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683478 / 264쪽 137 x 1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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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우리 설화와 괴이를 유쾌한 상상력으로 풀어내며 한국형 판타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이는 이야기꾼 박혜연이 장편소설 『기기묘묘 부동산』으로 돌아왔다. 전작 『기기묘묘 방랑길』에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설화와 민속적 상상력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박혜연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세계를 한층 확장해 전통 요괴들과 오늘날의 서울을 잇는다. 전통 요괴를 불안과 외로움을 품은 캐릭터로 되살리고, 미스터리와 로맨스 요소를 결합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한국형 판타지를 완성한다.
출간에 앞서 밀리의 서재 선연재로 독자들을 만난 『기기묘묘 부동산』은 누적 조회수 1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관심을 모았다. 인간의 몸을 거래하는 부동산이라는 신선한 설정과 개성 넘치는 괴이들, 단야와 연준이 만들어가는 관계가 연재 초반부터 독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전작 『기기묘묘 방랑길』에서 우리 설화 속 존재들을 조선이라는 과거의 시공간에 생생하게 되살려 냈다면, 이번에는 오늘날의 서울로 무대를 옮겼다. 삶을 포기하려는 인간의 ‘껍데기’를 인간이 되고 싶은 괴이에게 중개하는 수상한 부동산. 이 독특한 설정을 중심으로 미스터리와 유머, 한국적 괴이의 매력이 어우러진 기묘하고도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기기묘묘 부동산』은 낯선 존재의 눈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인간의 삶을 들여다본다. 동시에 서로에게 필요해서 시작된 연준과 단야의 관계는 수많은 사건을 거치며 어느새 서로를 지키는 관계로 변해간다. 인간다움의 의미를 되묻는 일상 속 기묘한 이야기들, 그리고 불운을 먹는 괴이와 불운을 몰고 다니는 인간이 만들어가는 특별한 관계. 『기기묘묘 부동산』은 특유의 유쾌한 상상력과 한국적 괴이의 세계를 오늘의 삶 한가운데로 불러들이며 전작에서 시작된 ‘기기묘묘’한 세계를 한층 넓혀 보인다.

출판사 리뷰

삶을 포기하려는 인간과 인간으로 살고 싶은 요괴들
집 대신 인간의 몸을 거래하는, 괴이들을 위한 부동산
서울 한복판, 지도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이 바로 ‘귀구부동산’이다. 평범한 부동산처럼 보이지만 이곳에서 중개하는 것은 집도 땅도 아니다. 괴이들의 왕 ‘단야’는 인간이 내놓은 몸(껍데기)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고, 그렇게 인간이 된 괴이들이 이승에 무사히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평생 지독한 불운을 달고 살아온 ‘연준’은 모든 것을 잃고 옛 은인을 찾아간 절에서 죽을 위기에 처한다. 단야에게 목숨을 구원받은 연준은 얼떨결에 귀구부동산까지 따라가게 된다. 갈 곳 없는 연준은 자신의 불운을 먹어 치우는 단야와 기묘한 계약을 맺고 그의 일을 돕기 시작한다.
연준을 평생 괴롭혀 온 불운은 단야에게는 더없이 좋은 ‘간식’이다. 불운을 먹어 치우는 괴이와 불운을 몰고 다니는 인간. 갈 곳 없는 연준은 단야와 수상한 계약을 맺고 귀구부동산에 머물며 괴이들의 이승 정착을 돕기 시작하며 두 사람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갈 곳 잃은 존재들이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가는
기상천외 이승 정착 프로젝트
인간의 몸을 얻는다고 해서 계약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진짜 이야기는 괴이들이 인간으로 살아가기 시작한 다음부터 시작된다. 이들이 인간 세상에 무사히 정착할 수 있도록 뒤를 돌보는 것까지가 귀구부동산의 일. 하지만 그토록 바라던 인간의 삶은 괴이들의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
도박에 빠져 직장과 삶을 모두 내던진 요괴, 인간의 사랑을 흉내 내려다 불륜 소송에 휘말린 인어, 스타의 삶을 얻은 뒤 마약과 욕망에 잠식된 흰 여우, 욕망에 눈이 멀어 살생을 자행하는 스님까지. 평생 바라던 인간의 몸을 손에 넣은 괴이들은 어느새 인간의 그릇된 욕망까지 배우기 시작한다. 평화로운 인간세계에 잘 정착한 줄 알았던 요괴들의 반란이라니! 단야와 연준은 심상치 않은 일을 벌이는 계약자들을 찾아 전국 곳곳을 누비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계약된 요괴들을 파멸로 몰아가는 정체불명의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괴이들의 이승 정착을 돕기 위해 시작된 여정은 어느새 연준에게 평생 불운이 따라붙었던 이유와 단야가 감춰온 과거, 그리고 두 사람을 오래전부터 이어온 하나의 비밀로 향한다. 갈 곳을 잃은 인간과 인간의 곁을 떠돌던 괴이들이 모여드는 귀구부동산에서, 서로를 필요로 했던 존재들은 조금씩 서로가 머물 자리를 만들어간다.

기이한 존재들의 이야기로 변장한 가장 인간적인 소설
낯선 존재의 눈을 빌려 다시 들여다보는 ‘인간다운 삶’의 의미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괴이들의 소원은 뜻밖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인간의 몸을 얻는 것만으로 정말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인간의 삶과 감정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될까. 인간의 세계에 처음 발을 들인 괴이들에게는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사랑도, 욕망도, 관계의 규칙도 낯설기만 하다. 인간에게는 뻔한 거짓말을 진심으로 믿고, 사랑이라고 생각한 마음 때문에 뜻밖의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 괴이들의 서툰 인간살이는 익숙한 인간의 삶을 오히려 낯설고 우스운 풍경으로 바꾸어놓는다.
『기기묘묘 부동산』의 재미는 인간을 동경하던 존재들이 막상 인간의 삶 속으로 들어왔을 때 벌어지는 아이러니에서 시작된다. 이 작품에서 괴이는 단순히 기이한 사건을 만들어내는 존재에 머물지 않는다. 인간 바깥에 있던 존재가 인간의 삶을 처음 경험하는 순간, 우리가 자연스럽다고 믿어온 감정과 관계의 모순이 선명해진다. 사랑하면서 상처를 주고, 행복을 바라면서 욕망에 휘둘리고,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때로는 실패하고 후회하는 인간의 모습이 괴이들의 눈을 통해 새삼스럽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인간이 되고 싶은 괴이들을 통해 오히려 인간이라는 존재를 바라본다. 낯선 존재의 눈을 빌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 이야기들은 유쾌한 소동 끝에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이상하고 복잡한 얼굴을 남긴다.

“내가 먹어줄게, 너의 불운들.” 포식자 여주 × 맛있는 미끼 남주
필요해서 시작된 관계가 서로를 지키는 마음이 되기까지
『기기묘묘 부동산』 속 요괴들은 저마다의 사연과 욕망, 상처와 외로움을 지닌 존재들이다. 기괴하지만 사랑스럽고, 강해 보이지만 낯선 세상을 서툴게 헤매는 이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그들이 이 거대하고 외로운 인간 세상에서 무사히 살아남기를 응원하게 된다. 작품은 인간의 몸을 얻고도 욕망에 휩쓸리는 요괴와 삶을 포기하려는 인간의 모습을 나란히 보여주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삶에서 밀려난 인간과 인간 세상에 속하지 못한 괴이들. 이들은 이토록 험난한 서울살이의 끝에서 비로소 무엇이 되어갈까. 『기기묘묘 부동산』은 환영받지 못한 존재들이 서로의 삶을 ‘집’으로 만들어가는 이야기이자, 실컷 웃고 난 뒤 따뜻하고 미묘한 여운을 남긴다.

저자 소개

  • 저자 : 박혜연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메이지대학 대학원 교양디자인연구과에서 문화를 전공했다. 출판사 저작권 담당자로 일하다 경력 단절 후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민속적인 요소가 들어간 이야기를 사랑한다. 지은 책으로 『기기묘묘 방랑길』이 있고, 옮긴 책으로 『영원히 아름다운 것만 만나기를』 『그림 그리기 사전』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저승에 검은 것이 생겨났다. 어디서 왔는지조차 알 수 없는 검고 커다란 것. 그런 것이 저승 한복판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북슬북슬 털이 난 것이 큰 개 같기도 하고, 까만 범 같기도 했다. _7쪽

“내가 먹어줄게, 너.”
여자의 말에 몸이 굳어버렸다. 연준은 그저 두 눈만 깜빡였다. 괴물에게 먹힐 운명을 직감했는지 연준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네 불운을 없애려고 그 첩첩산중까지 간 거 아니야? 그거 내가 해주겠다고.”_32쪽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다 있었나?’
기묘한 곳이었다. 오르막길 위 3층짜리 붉은 건물. 가뜩이나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의 한쪽을 거대한 덩굴식물이 완전히 뒤덮고 있었고, 건물 1층에는 ‘귀구부동산’이라는 낡은 간판이 달려 있었다. 흐린 날씨 탓인지 그 모습이 괜히 스산하게 느껴졌다. 휴대폰 지도 앱을 켜보았지만 서울시 성북구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건물의 주소도 표시도 없었다. 부동산 앞 작은 입간판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빈방 없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_34~35쪽

죽은 인간의 혼이라면 기억이 깨끗하게 비워져 저승으로 오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 혼은 인간세계에서의 기억을 고스란히 짊어진 채 저승까지 왔다.
이렇게 죽을 순 없다는 간절함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는 분노가 아직도 가슴속에 들끓고 있었다. 정신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느꼈던 엄청난 고통과 분노가 여전히 생생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서서히 숨이 멎어갔다. 외롭고 쓸쓸했다. 그리고 무서웠다._100쪽

단야에게 인간은 동정의 대상이 아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 귀구에 비하면 한참은 저급하고 하찮은, 이른바 필멸의 존재. 그러니 곧 사라질 껍데기를 가져다 쓰는 것에도 별다른 거리낌이 없었다. 괴이 시절부터 유구하게 이어져 온 방자하고 변덕스러운 성정도 한몫했다. 단야를 모셔온 차귀 또한 그런 성격에 차츰 익숙해졌다.
인간세계로 이주하는 괴이들에게 껍데기를 제공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괴이들은 마치 귀구에게 은혜라도 입은 듯 황송해했다. 거기다 이 생을 끝내고픈 인간은 지옥에 안 가서 좋고 괴이들은 인간세계에서 살아갈 껍데기를 얻어서 좋으니,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 아닌가. _111쪽

기영이 퇴근한 부동산 안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금두꺼비가 내는 꾸룩 소리만 간간이 들릴 뿐이었다. 그렇게 정적 속에서 다시 잠에 빠져들려던 찰나, 단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준, 간식.”
단야의 말에 차귀의 눈이 번쩍 뜨였다. 단야와 연준이 작은 소파에 나란히 붙어 앉아 있었다. 단야는 연준의 등에 붙은 잡것들을 떼어 먹기 시작했다. _126쪽

그러고 보니 차귀는 오늘도 종일 감감무소식이었다. 단야가 부탁한 일이 어지간히 어려운 일일지도 몰랐다. 괴이의 일탈에 얽힌 사건의 배후를 알아내는 것. 연준의 눈에 단야는 이미 그 정체를 짐작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런데 왜 단야가 그 일을 제 손으로 해결하지 않는 건지 연준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쩌면 모종의 이유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몰랐다. _188쪽

바로 그때, 바닥에 떨어진 새까만 그것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곧 제멋대로 모양을 만들며 점점 그 크기를 더해갔다. 커다래진 그것은 데굴데굴 굴러가더니 천상세계 밑으로 똑 떨어졌다. _259쪽

목차

序. 괴이의 왕
1. 사라진 산신
2. 떠오른 영물
3. 인어의 꿈
4. 우연의 결말
5. 하얀 거짓말
6. 쓰러진 숲속의 불안
7. 그림자 속 진실
8. 귀구부동산, 빈 방 있음
終. 구원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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