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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24761083 / 176쪽 14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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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고장 난 아줌마들의 수다방
처음부터 책을 쓰려고 모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각자의 삶이 너무 오래 무거웠고, 마음속에 쌓인 이야기를 어디엔가 꺼내놓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르게 살아왔습니다.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만난 인연도 다르고, 넘어졌던 자리도 달랐습니다. 그러나 글을 쓰다 보니 이상하게도 서로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남편 앞에서 무너졌고, 누군가는 자식 앞에서 흔들렸고, 누군가는 돈과 체면 앞에서 작아졌고, 누군가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잃어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 안에는 공통된 질문이 있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아팠을까.
이 인연은 내게 무엇을 가르치러 왔을까.
나는 무엇을 붙잡고 있었을까.
그리고 이제 나는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야 할까.
이 책은 그 질문을 따라 걸어온 기록입니다.
1부에서는 우리에게 찾아온 인연을 돌아보았습니다. 오래 머물렀던 인연도 있고, 잠시 스쳐갔지만 한 시절의 향기로 남은 인연도 있었습니다. 어떤 인연은 아픔이었고, 어떤 인연은 거울이었으며, 어떤 인연은 결국 나를 키운 공부였습니다.
2부에서는 나를 바꾼 순간을 이야기했습니다. 사람을 바꾸는 일은 거창한 결심에서만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한마디, 어떤 사건, 어느 날 문득 마주한 내 모습이 우리를 멈춰 세웠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3부에서는 놓아야 비로소 보였던 것들을 적었습니다. 사람을 놓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내 기대를 놓는 일이었고, 체면을 놓는 일이었고, 내가 옳다고 믿었던 기준을 내려놓는 일이었습니다. 놓고 나서야 사람도, 상황도, 나 자신도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4부에서는 내 삶의 기준을 물었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기준은 아니었습니다. 흔들릴 때마다 다시 나를 돌아보고, 다시 사랑의 자리로 돌아오려는 마음. 내 앞의 한 사람을 지나 이웃과 사회, 나라와 인류를 향해 조금 더 넓어지려는 마음. 그것이 우리가 찾아가고 있는 삶의 기준이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고장 난 아줌마들’이라 부릅니다.
그 말 속에는 부끄러움도 있고, 웃음도 있고, 다시 고쳐 쓰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고장났다는 것은 끝났다는 뜻이 아닙니다. 멈춰 서서 들여다볼 기회가 왔다는 뜻입니다. 어디가 아픈지, 어디가 막혔는지, 무엇을 다시 배워야 하는지 알게 되는 시작입니다.
이 책은 완성된 사람들의 모범답안이 아닙니다. 아직도 배우는 중인 사람들이 써 내려간 삶의 노트입니다. 때로는 서툴고, 때로는 투박하지만, 그 안에는 각자가 살아낸 시간이 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작은 불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었구나.
나도 다시 나를 돌아볼 수 있겠구나.
내 삶에도 아직 배울 것이 남아 있구나.
그렇게 조용히 마음을 열어주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
출판사 리뷰
우리는 보통 관계가 힘들면 상대를 탓한다. 저 사람이 문제다, 저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고. 이 책의 일곱 저자도 처음에는 그랬다. 남편을 원망했고, 동료를 미워했고, 인연을 탓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상대를 들여다볼수록 자꾸 자신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남편이 술을 끊지 못하는 모습에서 자신이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았고, 동료의 불평 속에서 자신이 가장 많이 불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를 미워한 만큼 그 사람은 어느새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있었다.
《놓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은 일곱 여자의 공저 에세이다. 저자들은 서로 다른 인연을 살아왔지만, 결국 같은 질문 앞에 선다. 나는 무엇을 붙잡고 있었을까. 무엇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일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포장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천만 원 사기 피해도, 남편의 알코올 중독도, 이혼 소송의 혼란도 날 것 그대로 꺼내 놓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상대를 향하던 원망이 어떻게 자기 성찰로 바뀌는지를 솔직하게 보여준다.
읽다 보면 자꾸 멈추게 된다. 이 문장이 나 이야기 같아서.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우리는 새로 지은 기와집으로 이사했다. 뒷집 하삼이네는 딸기 농사를 지었다. 딸기가 익어 갈 무렵이면 밭가를 지나기만 해도 달큰한 냄새가 진동했다. 그것이 정말 그 시절 딸기 향이었는지, 아니면 오래된 기억이 제 마음대로 부풀려 낸 향인지 이제는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향 앞에만 서면 어린 나의 온몸이 잠시 멈춘 듯했다는 것이다. 정신은 아득해지고, 온 신경은 코끝으로 몰려들었다.
딸기가 끝물로 접어들 즈음이었다. 뽀얀 얼굴에 두툼한 검정 뿔테 안경을 쓴 오빠들이 빨간 소쿠리에 딸기를 담아 들고 왔다. 나는 그날의 장면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검은 뿔테 안경과 하얀 얼굴. 그 선명한 대비가 어린 내 눈에는 몹시 도시적이고 낯설어 보였다. 형은 하진이, 동생은 하균이. 뒷집 하삼이네 사촌 형제들이었다.
프롤로그_ 고장 난 아줌마들의 수다방 ?7
1부. 인연은 거울이 되어
01. 딸기꽃이 피면 떠오르는 얼굴들 _권자운 ?15
02. 상대라는 거울 앞에서 _황정임 ?20
03. 못생긴 호박은 없다 _이지은 ?25
04. 남편은 사자가 아니었다 _마서희 ?30
05. 가장 아픈 인연 _이인업 ?34
06. 인연이란, 내가 쓸 만큼 온다 _조경희 ?38
07. 삼대를 흐르는 강물 앞에서 _이보련 ?43
2부. 나를 멈춰 세운 순간
01. 300원짜리 약속 _권자운 ?51
02. 참새의 방앗간 _조경희 ?57
03. 그 말이 왜 그렇게 아팠을까 _이지은 ?62
04. 검은 늑대 _황정임 ?68
05. 힘을 빼는 법 _이인업 ?73
06. 천만 원짜리 인생수업 _이보련 ?78
07. 나를 바꾸는 시간 _마서희 ?82
3부. 놓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01. 대파와 나 사이의 거리 _조경희 ?91
02. 그냥 하는 게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_권자운 ?96
03. 분별을 내려놓자 보이기 시작한 것들 _마서희 ?102
04. 인생 동반자에게 건네지 못한 질문 _이보련 ?108
05. 내가 남긴 자리 _황정임 ?114
06. 문 앞에서 망설이다 _이인업 ?119
07. 엄마, 1월에 서울로 가려고 _이지은 ?124
4부. 다시 세우는 삶의 기준
01. 나를 지키는 슬기로운 연구 생활 _이지은 ?133
02. 살아낸 하루가 내게 가르쳐준 기준 _마서희 ?138
03. 사랑하느라 초라해지는 너에게 _권자운 ?142
04. 내 My Way가 따뜻할 수 있도록 _황정임 ?148
05. 내가 선택한 길 _이인업 ?154
06. 장롱속 88만 원, 마음속 28년 _이보련 ?159
07. 나에서 우리로 건너가는 여정 _조경희 ?164
에필로그_ 다시 우리의 자리에서 ?1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