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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73830457 / 416쪽 / 541g /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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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이 세상은 궤도에서 이탈해 어두운 방향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레이 브래드버리와 아이작 아시모프에게 보내는 단 한 편의 러브레터
지구가 침묵한 화성, 엄마의 목소리를 찾아 나선 소녀와 엔진 ‘왓슨’의 여정
탁월한 서사로 〈셜리 잭슨상〉을 두 차례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네이선 밸링루드의 장편소설 『불가능한 파랑의 궤도』가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가상의 시공간인 1930년대 화성 개척지를 배경으로, 지구와의 모든 연락이 끊긴 ‘침묵’의 시대를 살아가는 소녀의 여정을 담은 이 소설은 〈뉴욕 타임스〉로부터 “압도적인 세계관으로 장르의 경계를 허물어뜨린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전 세계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야기는 지구가 침묵한 지 1년이 지난 어느 저녁, 화성 개척지의 한 식당에서 시작된다. 이곳을 지켜온 열네 살 소녀 애너벨 크리스프는 주방 엔진 왓슨과 함께 식당을 꾸려가며 살아간다. 그녀에게 남은 지구의 마지막 흔적은 그곳으로 떠난 엄마의 목소리가 담긴 낡은 실린더뿐이다. 하지만 무법자 사일러스 먼트 일당이 식당을 습격해 실린더를 훔쳐 가자 평온하던 일상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고, 붉은 먼지 너머 차갑고 메마른 세계가 애너벨 앞에 펼쳐진다.
애너벨은 엄마가 남긴 단 하나의 흔적을 돌려받기 위해 왓슨과 함께 길을 나선다. 실린더의 행방을 쫓아 발을 들인 붉은 사막은 광물 ‘스트레인지’의 영향으로 모든 것이 뒤틀려 버린 땅이다. 거대한 전쟁 엔진에 쫓기고 화성의 유령들과 마주하며 분투하는 사이, 소설은 화성이 감췄던 가장 깊고 어두운 비밀을 들춰낸다. 푸른 안개와 죽은 자들의 속삭임이 뒤섞인 행성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이 여정은, 단순히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일을 넘어 무너진 세계에서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남게 하는지 묻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고전 SF의 낭만과 스페이스 웨스턴의 황량함을 한 호흡으로 엮어낸 밸링루드는, 브래드버리와 아시모프가 일군 장르의 토양 위에 특별하고도 새로운 목소리로 자신만의 화성을 세웠다. 대답 없는 하늘을 향해 마지막 질문을 던지는 소녀 애너벨 크리스프의 발걸음은, 각자의 황무지를 건너는 우리에게 끝내 놓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되묻는다.
출판사 리뷰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별, 아무도 다정하지 않은 밤
단 하나의 온기를 지키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사라진 자리, 우리는 무엇으로 하루를 견뎌내는가. 《불가능한 파랑의 궤도》는 이 질문을 지구가 입을 닫아버린 붉은 행성 한복판으로 던져 놓는다. 환상적인 풍경과 가혹한 모래바람이 뒤섞인 화성. 소설은 아름다움과 폭력이 공존하는 이 혹독한 땅 위에서 무너진 세계의 역설을 천천히 들춰낸다.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짐을 버리는 사막에서, 애너벨은 오히려 잃어버린 과거의 희미한 기억을 꽉 움켜쥔다. 소설은 이 마지막 흔적을 사수하고자 소녀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응시한다. 무언가를 되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죽지 않으려 방아쇠를 당기고 모래바람을 뚫으며 한 명의 생존자로 단단하게 벼려지는 애너벨의 궤적은, 상실 앞에서도 끝내 손을 놓지 않는 자의 치열한 기록이다.
모든 질서가 무너진 화성에서 애너벨을 끝내 인간으로 남게 하는 존재는 역설적이게도 고장 난 주방 엔진 왓슨이다. 생존을 핑계로 가장 먼저 도덕을 버리고 야만이 된 인간들 사이에서, 정해진 규칙대로만 움직이는 낡은 엔진만이 예전의 상식을 고집스럽게 지켜내기 때문이다. 복수를 위해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붙이며 점점 냉혹해지는 소녀의 곁에서, 상황과 타협할 줄 모르는 로봇의 맹목적인 다정함은 무너진 세계에 남은 마지막 질서가 된다.
결코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궤도를 향해 발을 내딛는 애너벨과 왓슨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끝내 지켜야 할 소중한 마음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