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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20056130 / 384쪽 / 575g /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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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 이코노미스트 선정 2025 올해의 책
★★★ 더 타임스 선정 2025 올해의 책
★★★ 부성의 탄생과 변천사를 추적한 대담하고 독창적인 역사서
왜 지금 ‘남성성의 위기’가 반복되는가
그 답은 아버지의 역사에 있다
역사가 기록된 이래 ‘부성’은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지, 무엇을 물려받을 것인지를 규정해 온 인류사의 가장 견고한 제도였다. 그러나 정작 이 개념이 언제,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다수의 도서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입증받은 역사학자 어거스틴 세지윅은 고대의 강력한 가부장부터 현대의 ‘남성성 위기’까지 서구 문화 속 부성의 기원과 진화를 최초로 추적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헨리 8세, 다윈, 프로이트, 밥 딜런 등 시대를 바꾼 인물들의 삶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며, 그들이 역사적 위기의 순간마다 어떻게 자신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아버지 상을 만들어 냈는지 탐색한다. 특히, 가족 구성원을 사랑과 희생으로 돌보는 부양자인 동시에, 가부장제 속에서 누구보다 가족을 억압하는 권력자로서 끊임없이 정체성의 위기를 겪었던 아버지의 이중적 역할에 초점을 맞춘다. 수백 세대를 가로지르는 여정을 통해 현대 남성성의 뿌리를 밝히고, 우리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존재인 ‘아버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우리에게는 부성에 관한 더 나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부성이 무엇을 의미하며 왜 중요한지에 관한 이야기다. 설사 ‘더 나은 이야기’가 더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고 해도 말이다. 이는 부성이라는 가치를 구원하거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한 것이 아니다. 세상에서 남성이 해야 할 역할을 더 깊이 인간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자신과 타인 나아가 우리 삶의 가장 풍요로운 부분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해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p.19
좋은 삶의 출발점인 선함은 영혼의 능력에서 시작되며, 이는 수정될 때 씨앗으로 형성된다. 어린 시절 가정에서 각인시킨 습관을 통해 역량이 심화되지만, 가정에서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교육도 필요하지만 역시 충분 조건은 아니다. 교육을 통한 배움은 ‘대부분의 사람, 특히 어린아이에게는 즐거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적인 법의 강제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키클롭스처럼 각자 자기 가정의 법을 만들며 집안의 전제군주가 되고 만다. 그러나 잘 살기 위한 토대인 선함은 법보다 더 심오한 기반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적대로 훌륭한 정치가들조차 아들들을 정치가로 만드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보기에 좋은 삶과 윤리적 삶은 궁극적으로 아버지와 국가, 개별 가부장과 제도화된 가부장제, 가정과 정치, 사랑과 권력 사이의 협력 관계에 달려 있었다.
-pp.73-74
원죄는 부성의 의미를 바꾸어 놓았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마찬가지로 부계 혈통을 인간 개인과 집단 삶의 기초로 보았지만, 의미는 정반대로 해석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보기에 선은 아버지로부터 비롯되었다. 반면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아버지는 악의 원천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버지가 선한 자식들과 가정을 만들고 이로운 번식과 미덕 교육을 통해 선한 사회를 이룬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우구스티누스는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번식에 필요한 성관계를 통해 아버지는 예외 없이 원죄를 물려주었다. 또 아버지는 선을 가르칠 수 없다. 선은 오직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를 받아들여야만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
-p.115
이로써 유럽에서는 ‘부권 절대주의(paternal absolutism)’ 시대가 열렸다. 17세기 절대군주제의 옹호자이자 《가부장Patriarcha》이라는 적절한 제목의 저서를 쓴 로버트 필머 경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글로 남겼다. “왕에게 복종하라 명하는 법은 (…) 성경의 ‘네 아버지를 공경하라.’라는 법이다.” 그러나 1689년, 존 로크는 필머를 비열한 아첨꾼으로 보며 이에 반박했다. 실제로 성경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라고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오히려 이런 계명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자식들이 부모에게 영원히 복종하도록 기대할 수는 없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p.157
에머슨과 소로는 자신들이 설파한 바를 실제로 실천하려고 애썼다. 이들의 사상은 자신들이 상상한 삶을 살기 위한 각자의 고군분투에서 자라 나온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이들이 마주했던 가장 큰 장애물은 아마도 아버지였을 것이다. 에머슨과 소로가 각각 구상한 자유란 자기 아버지의 세계와 제도, 특히 노예제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 자유가 예상보다 훨씬 어렵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개인이 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p.200
빅토리아 시대의 가족들은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 가정생활을 긍정적으로 기념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개 기록은 어머니가 맡았는데, 이는 자본주의 산업과 경쟁이라는 겉보기에 무정한 세상 속에서 따뜻한 가족 유대를 형성하는 한 가지 방법이었다. 19세기 중반 무렵 공교육을 비롯한 사회복지법과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가족 구성원 전부가 노동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생각은 사라져 갔다. 대신 누구나 가족의 정서적 삶, 내밀한 신화와 역사, 문화와 언어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22 루소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 이제 아이들은 점차 시장 논리에서 벗어나 특별히 순수한 영역에 속한 존재로 간주되었다. 아이들은 ‘소중한’ 존재, 심지어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존재’로 여겨졌다.
-p.250
전장의 잔혹함은 프로이트의 이론을 입증하는 듯했지만, 정작 본인은 어떤 만족도 느끼지 못했다. 그는 1914년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다음과 같이 썼다. “인류가 이번 전쟁에서조차 살아남으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아. 하지만 확신하건대 이제 나와 내 동시대인들에게 세상은 다시는 행복한 곳이 되지 못할 거야. 너무 흉측하고 끔찍해. 이 전쟁에서 가장 슬픈 것은, 우리가 정신분석을 통해 사람들이 행동할 것을 예상했던 바로 그 방식으로 일이 전개된다는 점이라네.”
-pp.292-293
부성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여겨지는 동시에, 아버지로서의 경험이 한층 더 명확해지고 풍부해졌다는 점은 역설적이거나 아이러니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이는 원인과 결과가 얽힌 상황일 가능성이 더 높다. 다시 말해, 오늘날 명확해지고 풍부해진 부성은 생물학적으로 반박할 수 없는 친자 관계와 자녀 돌봄이라는 일상 노동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신화와 희망, 실현 불가능한 약속 위에 세워진 기존의 부성 개념을 흔들어 놓았다.
-pp.354-355

서장 부성 이전의 남성 9
1장 본성 -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43
2장 신 -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 83
3장 왕 - 헨리 8세 119
4장 국가 - 토머스 제퍼슨 159
5장 돈 - 에머슨과 소로 195
6장 가족 - 찰스 다윈 233
7장 전쟁 - 지그문트 프로이트 271
8장 가정 - 밥 딜런 307
결론 부성 이후의 남성 3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