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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3482179 / 500쪽 / 650g / 13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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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5 종합 41위 | 2026/5 인문/교양/철학 7위 | 현재 종합 41위 | 현재 인문/교양/철학 72위 | Top100 : 2주

- 2026/5 오늘의 책
반디앤루니스 리뷰
메를로퐁티의 현상학, 발리 샤머니즘, 언어의 풍경, 인간-너머 세계의 신화, 마술사들의 이야기, 하이데거의 시간론…. 철학과 마술을 넘나드는 전례 없는 방식으로 기존의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뒤흔들며 삶을 변화시키는 매혹적인 주술이 펼쳐진다. “상상되기는 했어도 서술된 적은 없는” 획기적인 사상으로 생태 담론과 인간 삶의 철학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데이비드 에이브럼의 대표작 『감각의 주술』은 20년이 넘게 사랑받아온 현대 고전이자 필독서다.
‘철학자이자 마술사’라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게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그는 대학 시절 내내 클럽과 식당 등에서 마술 공연을 하며 학비를 벌었고, 유럽을 떠돌며 거리의 마술사로 활동하기도 한 흥미로운 이력을 지녔다. 이후 학자이자 마술사로서 발리, 네팔 등의 오지 마을의 토착민은 물론 샤먼, 치료사, 예언자 등과 깊이 교류하며 그들이 어떻게 살아 있고 생동하는 세계에 참여하고 관여하는지 직접 목도한다.
이 책의 진가는 시적이고 유려한 문체가 겉보기에는 무관해 보이는 여러 사상과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기발하게 엮어 근사한 하나의 그림으로 제시하는 순간들에 있다. 현상학을 바탕으로 인간을 세계 밖의 관찰자가 아니라 몸을 통해 세계에 얽혀 있는 존재로 재정의하고, 고대 신화와 토착 문화를 들여다보며 언어가 인간과 세계 사이의 비언어적 교환, 즉 온갖 ‘감각’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밝힌다. 나아가 ‘감각’을 통해 다시 세계에 참여할 때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관계가 새롭게 열리며, 이는 환경 윤리와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출발점이 된다고 주장한다.
“분류에 저항하고 틀에 박히지 못하는” 『감각의 주술』은 출간 직후부터 막스 욀슐래거, 제임스 힐먼, 린 마굴리스, 게리 스나이더, 크리스토퍼 메인스, 하워드 노먼 등 세계 유수의 학자들에게서 “시적 열정에 지적 엄밀성과 대담함이 결합한 걸작”이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철학, 환경, 예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학계와 수업에서 사랑받았다. 또한 존 버거, 리베카 솔닛, 아룬다티 로이 등 세계적 지성들에게 수여된 권위 있는 상인 국제 래넌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출판사 리뷰
“아름답게 쓰이고 우아하게 논증된,
대단히 독창적인 작품이자 한 세대에 한 번 나올 법한 걸작”
★★국제 래넌 문학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
닿지 않은 채로도 이미 닿아 있는 세계에 관하여.
마술사와 시인의 영혼을 지닌 생태철학자가
서로를 얽고 지탱하는 감각의 영역으로 우리를 되돌려놓는 지적 역작.
‘철학자이자 마술사’라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게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저자 데이비드 에이브럼은 미국 전역에서 클로즈업 마술 공연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고 영국에서는 치유예술로서의 마술 활용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연구 지원금을 받아 발리, 네팔 등 오지에 머물며 스스로 학자이자 마술사로서 토착 공동체 생활에 참여한 그는 뜻밖에도 주술사들에게서 지구상에 잔존하는 ‘감각’적 기원을 발견한다. 토착 지역의 샤먼, 치료사, 예언자인 그들은 집안 개미에게 공물을 바치거나 망자를 화장해 자연물로 ‘변신’하게 하는 등 의식과 의례를 통해 인간 공동체와 인간-너머 세계를 오가는 ‘경계에 있는 존재들’이었다. 저자는 그들이 서양의 기존 연구가 가정해온 비물질적 존재가 아닌 우리를 둘러싼, 실체가 있는 ‘타자들’과 교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들의 눈으로 새롭게 바라본 세계는 감각하는 존재들이 주위의 풍경, 사물과 상호적이고 참여적인 교류로 끌어당기고 끌려 들어가는, 생동하는 세계였다. 그 속에서 그들은 여타 유기체들과 서로를 해치지 않을 만큼 섬세하게 양분을 주고받으며 신체적, 감정적 안녕을 유지한다. 저자는 현대에 일어나는 파괴적 영향이 인간 공동체와 그 공동체가 속한 지구라는 더 큰 공동체가 이루는 불균형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는다.
다시 미국 도심으로 돌아온 저자는 토착 주민들에게 배운 감각하는 법과 그 순간에 느낀 경이감, 몰입감을 금세 잃은 스스로를 발견하고 회의감에 빠진다. 이는 기후 재난, 생태 위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환경 보호를 외치다가도 무력감에 빠지거나 편리함을 누리고자 소홀해지는 우리의 모습과도 겹쳐 보인다. 오랜 세월 책과 논문, 다양한 토론 등을 통해 인간 대 자연이라는 위계적 질서를 공고히 해온 인간 중심적 사회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인류는 “세계와 직접 몸과 살로 부딪히고 조우하는 질감, 리듬, 맛”을 잊었으며, “인간의 기술 범위에서 벗어난 그 무엇도 뚜렷이 혹은 깊이 들여다보지 못하는 진정한 무능력”한 상태에 처해 있다.
우리는 감각이라는 세계와의 통로를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감각의 주술』은 추상적인 세계로부터 빠져나와 지각이라는 열려 있는 행위에 참여하고, 훨씬 더 큰 생태계에 뿌리내린 우리의 살아 있는 의식을 되찾자는 매혹적이고 지적인 제안이다.
인간과 사물, 몸과 세계 사이에서
잃어버린 비언어적 대화를 다시 열어 보이다.
저자는 현상학이라는 매력적인 학문을 경유해 인간과 세계를 분리해서 보는 익숙한 사고방식을 뒤집는다. 인간의 마음을 기계처럼 분석하던 당시 심리학에 의문을 품고 현상학을 창시한 에드문트 후설은 세상을 설명하기보다 실제로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 자체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생활세계’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생활세계란 “머리 위에는 구름, 발밑에는 땅이 있는, 잠에서 깨어 음식을 준비하고 수도꼭지를 돌려 물을 트는” 일상적인 세계, 의식하고 분석하기 이전에 이미 늘 거기 있는 세계다.
이 개념은 모리스 메를로퐁티에게 이어져 더욱 흥미롭게 발전한다. 그는 인간이 몸과 분리된 순수한 정신이 아니라, 몸을 통해 세상과 만나고 타인과 연결되는 존재라고 보았다. 우리가 바람을 느끼고, 누군가의 손을 잡고, 사물의 질감을 알아차리는 모든 순간이 바로 몸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메를로퐁티는 이를 “살(flesh)”이라 불렀는데, 이는 인간과 세계가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하나의 살아 있는 관계망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세상을 만질 수 있다는 사실은, 동시에 세상 역시 우리를 만지고 있다는 놀라운 진실을 품고 있다.
이는 마술사로서의 저자의 경험과도 연결된다. 그는 마술사의 손에서 동전이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작은 찰나에 관객이 시선으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마술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 책은 세계는 나의 참여로 돌아간다는 깨달음을 유려한 문장과 철학적 논증을 통해 선사하는 가장 쉽고 아름다운 현상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인간 지성을 대표하는 언어
그 안에 숨겨진 감각적 토대를 파헤치다.
감각적 세계에 의존하는 인간의 면모 중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것은 ‘언어’다. 본래 인간-너머의 타자들이 남긴 흔적으로부터 생겨난 문자 체계는 그림을 기반으로 했다. 그러나 음성을 표시하는 초기 셈어 알레프벳이 그리스인을 거쳐 알파벳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그림문자 사회가 저물고, 표음문자 사회가 도래했다. 놀랍게도 문명화와 함께 탄생한 알파벳이야말로 인간이 감각적 세계와 단절되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비로소 구술문화가 문자문화로 전환되자 언어는 다른 동물, 식물 등 생동하는 존재들의 목소리를 잃었고, 인간의 참여적이고 경험적인 성향은 비물질적이고 추상적인 행위로 축소되었다. 서양에서 떠받들어지는 이성적 지성 역시 우리 감각과 단절된 이 알파벳 글자들에 의존한다.
한편으로 저자는 토착 설화나 고대 신화 및 문자 기록에 담긴 구술문화의 흔적을 파고들어, 본래 언어란 대단히 신체적인 현상이며 생동하는 풍경의 몸짓과 소리로 이루어진 상호 의존적 산물임을 이야기한다. 북아메리카 대평원의 토착민, 칼라하리 사막의 코이산, 호주 오지의 핀투피 공동체 등 토착 지역 주민들은 태어나 자란 대지와의 연결성을 매우 중요시한다. 중요한 가르침과 지침은 반드시 나무, 돌, 바위 등 타자로부터 구하며, 이를 ‘머나먼시절’ 설화나 ‘꿈속시절’ 신화 같은 이야기로 대대로 구전한다. 또한 그리스 최초 대규모 텍스트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역설적으로 동유럽 음유시인 전승자들에 의해 구술적으로 구성되었다. 이처럼 지각과 불가분하게 얽힌 언어는 세계와 동떨어진 인간만의 전유물이라고 볼 수 없다. 언어는 언제나 우리 자신의 감각하는 ‘살’과 세계의 ‘살’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비언어적 교환에 뿌리를 둔다.
“결국 언어의 심층 구조를 제공하는 것은 인간의 몸만이 아니라 감각하는 세계 전체다. 우리가 언어 속에 머물고 움직이듯이, 궁극적으로는 세계의 다른 동물들과 생동하는 사물들도 그러하다. “언어는 삶이다. 우리의 삶과 사물들의 삶이다….” 우리가 말한다는 것만큼이나, 사물과 생동하는 세계가 우리 안에서 말한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_본문에서
관점을 바꿔주는 또 다른 흥미로운 논의로는 공간과 시간을 구분하지 않는 토착 문화와 하이데거의 시간관을 연결하는 부분이 있다. 시간과 공간 또한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으로 인간이 세계와 단절을 경험하게 된 핵심적 이유다. 반면 토착 주민들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장소에 깃든 잠재성과 생명력을 노래로 불러내는 ‘머나먼시절’이나 ‘꿈꾸기’ 행위 등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해 살아간다. 배핀섬의 이누이트가 쓰는 단어 ‘우바티아루’처럼 하나의 단어로 과거와 미래를 지칭하기도 한다. 이처럼 세계가 비선형적으로 ‘현전’한다고 보는 저자는 마르틴 하이데거의 사유를 경유해 감각적 풍경 속에 과거와 미래를 위치 짓는다. 놀랍게도 그가 발견한 과거는 지면 아래, 미래는 지평선 너머에 놓인 힘이다. 결국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는 먼 지평선 너머, 살아 숨 쉬는 지면 아래, 그리고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몸을 드나드는 공기, 즉 주변을 온통 둘러싼 대지의 안녕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감각을 통해 다시 세계에 ‘참여’할 때
윤리와 정치도 달라질 것이다.
기술 혁신은 세계를 인간만의 안락한 요람으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인위적 창조물이 범람하는 온통 추상적인 영역에 스스로 갇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기후 재난과 생태 위기라는 전 지구적 부작용이다. 인공지능이나 뇌과학에 기대어 모든 문제를 오로지 내부적으로만 해결하려 하는 사이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직접적이고 ‘감각’적인 관계는 빠르게 소실되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수많은 존재가 깃들어 사는 생동하는 풍경 앞에서 멀어버린 눈과 귀를 되찾을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간단하다. “우리는 오직 인간 아닌 존재들과 접촉하고 어우러짐으로써만 인간이 된다.”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를 이루고 지탱하는 모든 비인간과 접촉하고 감각하는 것이다.
감각적 관계를 새롭게 되살리기 위한 변화는 우리가 뿌리내리고 있는 구체적인 장소와의 관계 맺기로부터 시작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토착민들이 특정 장소가 가진 힘과 개성에 대한 존중을 노래로 표현하듯이 스스로가 머무는 장소를 감각하고 기억하며 그곳에 진정으로 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많은 공동체와 개인이 ‘재거주’라고도 불리는 이 생태적 수련 행위를 실천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땅의 동식물을 관찰하고 생애주기 및 행동을 알아가고 서로의 연관성을 익히는 등 그 땅에 어울리는 민감하고 책임감 있는 인간 공동체를 꾸리며 새로운 환경 윤리의 발판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감각의 주술』을 가장 먼저 번역한 곳은 농업 식민화의 위기에 놓인 페루 안데스 지역의 소농민 연합이었다. 파괴되어가는 행성을 지키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며 널리 읽히게 된 이 책은 생태 담론과 인간 삶의 철학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며 지난 20년간 꾸준히 사랑받았다. 저자가 20주년판 후기글에서 말하듯, 지금이야말로 야생적인 타자성의 회복이라는 마술이 필요한 때다. 이 책은 주위를 둘러싼 풍경에 대한 감각을 되찾고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인류에게 “기운이 들끓는” 마술 같은 순간을 선사할, 이 시대에 가장 널리 읽히고 토론되어야 할 책이다.
“어쩌면 이성과 감성, 문화와 자연, 언어와 비언어, 몸과 마음, 물질과 영혼의 사이에서 다리를 놓는 마술사처럼, 공간적, 시간적 가장자리에서 세계를 바라볼 때 잠시 그 생동하는 경관을 엿볼 수 있을지 모른다.” _본문에서

서문과 감사의 말
1장 마술의 생태학
2장 생태학으로 가는 길에 관한 철학
- 1부: 에드먼드 후설과 현상학
- 2부: 모리스 메를로퐁티와 지각의 참여적 본질
3장 언어의 살
4장 애니미즘과 알파벳
5장 언어의 풍경에서
6장 시간, 공간 그리고 지구의 일식
- 1부: 추상화
- 2부: 살아 있는 현재
7장 공기의 망각과 기억
종결부: 내부를 꺼내어 뒤집기
후기
주석
참고문헌
이용허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