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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74900128 / 140쪽 / 210g / 128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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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상상인 시선 [63]
반디앤루니스 리뷰
최수지의 시는 슬픔과 우울을 외면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들을 ‘가볍게 만들기’의 기술로 다룬다. 가벼움은 회피가 아니라 체중 이동이다. 무게를 덜어내기보다, 다른 지점으로 옮겨 균형을 잡는 동작이다. 이 시집에서 화자는 바람, 달빛, 그늘, 복숭아꽃, 휘파람 같은 감각의 매개들을 통해 정서의 중심을 옮긴다. 그리고 그 이동의 끝에 ‘함께 사는 세계’의 꿈을 조용히 펼쳐 보인다.
최수지의 이번 시집 『계단에 앉아 있는 이야기들』은 슬픔을 부정하지 않되 가볍게 다루는 법을 가르친다. 그 가벼움은 표피의 농담이 아니라, 무게를 함께 들어 올리는 기술이다. 기억의 숲에서 발자국을 남기고, 상처를 유머와 리듬으로 재배치하며, 계단을 내려가 서로의 손을 잡는 일. 시집은 이 제 동작으로 우울을 건너와 “오늘도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삶의 자세를 제안한다.
결국, 이 시집은 한 사람의 기분을 돌보는 시집이면서, 한 동네의 마음을 되돌리는 공동체의 기록이다. 우리 모두가 앉을 수 있는 그 계단, 그 너른 디딤돌 위에서 독자들은 조금 더 가벼워지고, 조금 더 함께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1부 바람이 나를 데리고 그 숲에 간다면
담장 너머 이어달리기/ 시도, 기도/ 누수로 핀 꽃/ 그림으로 들어온/
쓰읍, 달이 넘어간다/ 긴급 문자/ 깨를 까불리다/ 꽃들의 맨발/
그 숲으로 가자 하니/ 그늘을 펼쳐놓고 낮술/ 늦은 이별/ 빰빠라밤빠, 뺨/갑자기 바빠지는/ 그림자를 두고 닫은 문/ 간장 종지/ 나이 불문
2부 틈 사이사이 별 쏟아붓는
봄앓이/ 눈, 소풍/ 비들이 운다/ 빌딩풍/ 사금파리 반짝/ 섬망, 재미없다구요/시간을 봉지째 뜯어 놓고/ 신나는 날로 잡힌 초대/ 앙큼한 그녀들/
어쭙잖은 것이/ 따라온 달은 병원 창밖에 떠 있고/ 마주 엎드리기/
너는 어디 가서 우나/ 저 동네/ 번아웃/ 오늘도 잠시 우울
3부 물어 온 소리 하나
동쪽 창 식탁에 앉아/ 저 밖의 봄날/ 계단에 앉아 있는 이야기들/
중입자 센터/ 지금부터 인사를 나눌 시간/ 지켜보기/ 참, 어이없는/
큰 목소리가 아픈/ 불빛에 젖은 것마다 흔들리네/ 소리를 지운 곳/
우리들의 나무/ 그리움에는 파스/ 니까지 와 이카노/ 뭍에서 보는 저기 저 섬/성장기/ 병원 셔틀버스/ 초원
4부 붉다가 볼 가히 젖어 드는 눈가
새가 된 휘파람/ 새와 나의 관계 이어가기/ 세상 모든 신/ 숨어 있는 혀/
안전 문자 분리하기/ 영구치 갈아엎기/ 영정사진 찍는 날/ 이것 좀 봐/
울음 요리/ 숨을 참을수록 부푸는 애드벌룬/ 일용할 양식/ 기다림의 정의/누워서 보는 직립 세상/ 튕기는 엘피판/ 타협/ 하루
해설 _ 전기수의 꿈, 시인의 ‘젖은’ 마음
전해수(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