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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리 개정판

아니 에르노 저 | 신유진 역 | 1984BOOKS | 2024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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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533454 / 104쪽 / 135g / 12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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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자신의 개인적 체험을 보편적 차원으로 확장해나가는 독보적인 글쓰기와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아니 에르노의 『남자의 자리』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아버지의 삶을 회고하며 그의 말과 제스처, 취향, 인생에 영향을 미쳤던 사건들, 자신과 함께 나눴던 한 존재의 모든 객관적인 표적을 사실을 바탕으로 '필요한 단어'만을 사용해 옮겨 적은 이 작품은, '어떤 현대 문학과도 닮지 않은 압도적인 걸작'이라는 평과 함께 1984년 르노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남자의 자리』는 중등교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정확히 두 달 후에 있었던 아버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비명도 오열도 없이 진행되었던, '고상한 세계'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덤덤하게 흘러가는 장례식과 사망 이후의 형식적이고 통상적인 절차들을 끝내고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이 모든 것을 설명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작가에게 찾아온다.

'시처럼 쓴 추억도 환희에 찬 조롱도' 없는 단조로운 방식으로, 현실이 스스로 제 모습을 투명하게 드러내도록 쓰인 이 소설은 쓰지 않으면 더는 존재하지 않는 어느 불투명한 삶을 구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벌어진 나와 아버지와의 거리, 계층간의 거리 역시 드러낸다. 언제나 '두 강 사이를 건너'게 해준 '뱃사공'이자, 자신을 멸시하는 세상에 자식이 속해 있다는 사실이 커다란 자부심, 심지어 존재의 이유였던 '한 아버지, 한 남자의 자리'는 다시 한번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우리 옆의 '자리'를 돌아보게 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삶이 먼저, 문학은 그 다음이다
1984년 르노도상 수상작,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 에르노’가 기록한 아버지의 삶

1984년 르노도상 수상작

"어떤 작품과도 닮지 않은 압도적인 걸작" - 패리스 매치
"감정을 억제하고 필요한 단어만으로 쓰인 강렬한 작품이자 훌륭한 문학적 성공" - 르몽드

시처럼 쓴 추억도
환희에 찬 조롱도 없을 것이다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2022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 에르노'가 그리는 아버지의 삶과 죽음

"몇 시간 만에 아버지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변해 있었다. 오후가 끝날 무렵 방에 혼자 남겨졌다. 차양을 통과한 햇살이 장판 위로 슬며시 들어왔다. 그것은 더 이상 내 아버지가 아니었다. 퀭한 얼굴에 코만 보였다. 흐물흐물한 파란색 양복에 감싸인 그가 마치 누워 있는 한 마리의 새처럼 보였다. 눈을 커다랗게 부릅뜬 남자의 얼굴은 그가 숨을 거두자마자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제 다시 그 얼굴조차도 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자신의 개인적 체험을 보편적 차원으로 확장해나가는 독보적인 글쓰기와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아니 에르노의 『남자의 자리』가 1984Books에서 출간되었다.
관계 후 남겨진 흔적을 사진 찍고 그 흔적 이면의 보이지 않는 것을 글로 적은 『사진의 용도』, 개인의 역사를 공동의 역사로 확장하며 커다란 문학적 성취를 이뤄내 프랑스 유수의 문학상과 2019년 맨부커 국제상 최종심에도 오른 대표작 『세월』, 글쓰기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밝힌 『진정한 장소』, 날 것 그대로의 폭력성을 감추지 않고 드러낸 강렬한 첫 소설 『빈 옷장』에 이어, 이번 소설 『남자의 자리』에서 작가는 자신의 아버지의 생애를 다룬다.

아버지의 삶을 회고하며 그의 말과 제스처, 취향, 인생에 영향을 미쳤던 사건들, 자신과 함께 나눴던 한 존재의 모든 객관적인 표적을 사실을 바탕으로 '필요한 단어'만을 사용해 옮겨 적은 이 작품은, '어떤 현대 문학과도 닮지 않은 압도적인 걸작'이라는 평과 함께 1984년 르노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설은 중등교사자격시험에 합격하고 정확히 두 달 후에 있었던 아버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비명도 오열도 없이 진행되었던, '고상한 세계'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덤덤하게 흘러가는 장례식과 사망 이후의 형식적이고 통상적인 절차들을 끝내고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이 모든 것을 설명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작가에게 찾아온다.

"아버지와 그의 인생에 대해 그리고 사춘기 시절 그와 나 사이에 찾아온 이 거리에 대해 말하고 쓰고 싶었다. 계층 간의 거리나 이름이 없는 특별한 거리에 대해. 마치 이별한 사랑처럼." - 본문 중에서
『남자의 자리』 에는 아니 에르노의 아버지의 삶이 있다. 그는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농가의 일꾼이었던 할아버지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공장 노동자로 살다가 같은 노동자였던 어머니를 만나 카페 겸 식료품점을 운영한다. 노동자보단 상인이기를 원했고, 쾌활한 사람이었으나 부부관계는 원만하지 못했다. 미술관 같은 곳은 가본 적이 없고, 사는 데 책이나 음악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물질적 필요에 얽매인 삶이다. 이것이 그녀가 기록한 아버지의 삶이며, 한 남자의 자리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에게 있어서 '교양있는 부르주아의 세상으로 들어갈 때, 그 문턱에 두고 왔던 유산이기도 하다.

작가는 '시처럼 쓴 추억도 환희에 찬 조롱도' 없는 '단조로운 글쓰기' 방식으로 아버지의 생애를 서술한다. 소설의 시작 부분에서 밝힌 ‘물질적 필요에 굴복하는 삶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술적인 것, 무언가 <흥미진진한 것> 혹은 <감동적인 것>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그녀의 글쓰기 태도는 특히 인상적이다. 인터뷰집 『진정한 장소』에서 아니 에르노는 아래와 같이 말한 바 있다.

"저는 아버지가 겪은 지배에 ― 실제로 ― 글에 의한 지배를 더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 지배에 덧붙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사회적 참상 묘사주의 ― 적대감만을 보여주기, 묘사를 비관적으로 하기 ― 와 포퓰리즘 ― 경제적인, 문화적인 지배에 속하는 모든 것들을 감추고 지우는, 노동자 신분의 위대함이라는 찬사를 보여주기 ― 이죠. 이 양쪽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제가 생각했던 유일한 방법은, 제가 썼던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단조로운" 글쓰기였어요. 그렇지만 기사 형식의 글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었죠. 어떤 것도 추구하지 않는 확인된 사실의 글쓰기, 가치에 대한 판단을 철저하게 없앤, 현실에 가장 가까운, 정서를 벗겨낸 글쓰기. 그것은 저의 것이었던, 결국 더 이상 저 자신을 분리하지 않게 된 세계의 바람과 한계를 느끼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단어만으로 아버지의 세계에 뛰어드는 일이었죠. 그렇게 남자의 자리에서는 더 이상 폭력성이 표현되지 않았어요. 말하자면 그것을 감정처럼 "억누른 거죠" - 『진정한 장소』 중에서"

그렇다면 문학적 요소를 뺀 문학의 가치는 무엇일까? "기억 속 불투명한 혹은 어두컴컴한 곳에 불을 밝히는 것, 나는 그것이 작가, 아니 에르노의 문학의 방식이라 생각한다. 그저 보여주는 것, 화자의 감정에 붙잡히지 않도록 칸막이를 없애는 것. 이 모든 것은 불투명한 인생을 밝히기 위함이다. 쓰지 않으면 더는 존재하지 않는 어느 불투명한 삶을 구하기 위함이다. 그러니 이보다 더 완벽한 오마주가 어디 있을까? 그녀의 글은 아버지를 향한, 그녀가 내려놓고 떠났던 세상을 향한 오마주다. 그리고 이 오마주는 예술의 편에 서 있지 않다. 삶이 먼저, 문학은 그다음이다. 삶이 문학이 되기 위해 꾸며야 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옮긴이의 말)

소설은 쓰지 않으면 더는 존재하지 않는 어느 불투명한 삶을 구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벌어진 나와 아버지와의 거리, 계층 간의 거리 역시 드러낸다. 언제나 '두 강 사이를 건너'게 해준 '뱃사공이자, 자신을 멸시하는 세상에 자식이 속해 있다는 사실이 커다란 자부심, 심지어 존재의 이유였던 '한 아버지, 한 남자의 자리'는 다시 한번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우리 옆의 '자리'를 돌아보게 할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아니 에르노

언제나 역사적 경험과 개인적 체험을 혼합해 자신의 삶을 철저하게 해부해 왔다. 부모의 계급 상승(『자리』, 『부끄러움』)에서 결혼(『얼어붙은 여자』), 성과 사랑(『단순한 열정』, 『탐닉』), 주변 환경(『바깥 일기』, 『밖의 삶』), 임신 중절(『사건』), 어머니의 치매와 죽음(『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한 여자』), 유방암 투병(『사진의 사용』)까지 <개인의 기억 속에서 집단의 기억을 복원하고, 개인성의 함정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노력>의 산물인 에르노의 작품은 자전(自傳)에 새로운 정의를 부여했다. <내면적인 것은 여전히, 그리고 항상 사회적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순수한 자아에 타인들, 법,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르망디의 소도시에서 태어나 노동자 출신의 소상인 부모 밑에서 유년 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루앙 대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해 정교사, 문학 교수 자격증을 획득했다. 1974년 첫 소설 『빈 옷장』을 발표한 이래 1984년 『자리』로 르노도상을 수상하고, 1987년 어머니의 죽음을 다룬 『한 여자』를 통해 독보적인 글쓰기를 확립했다고 평가받았다. 2008년 『세월』로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람 독자상을 수상했다. 2003년 그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탄생했으며, 202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바깥 일기』와 『밖의 삶』은 여러 해 동안 외부 세계를 관찰해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작품들이다. 이때의 글쓰기는 <집단의 일상을 포착한 수많은 스냅 사진을 통해 한 시대의 현실에 가닿으려는> 시도이자 서로 연결된 존재로서의 자신과 타인을 탐구하려는 시도이다. 그에게 붙잡힌 순간들은 날카롭게 우리를 찌르고, 복잡한 웃음을 일으키며, 때로 아름답다.

역자 소개

  • 역자 : 신유진

작가이자 번역가. 파리 8대학에서 연극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으로 아니 에르노의 『빈 옷장』 『남자의 자리』 『세월』 『사진의 용도』 『진정한 장소』, 에르베 기베르의 『연민의 기록』, 마티외 랭동의 『에르베리노』, 티아구 호드리게스의 『소프루』와 엮고 옮긴 프랑스 근현대 산문선 『가만히, 걷는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생텍쥐페리의 문장들』이 있으며, 산문집 『창문 너머 어렴풋이』 『몽 카페』 『열다섯 번의 낮』 『열다섯 번의 밤』 『상처 없는 계절』, 소설 『그렇게 우리의 이름이 되는 것이라고』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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