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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925066 / 200쪽 / 200g /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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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2025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선정
정수만을 담아 간결하고 간편하게
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 시즌 3
열린책들 세계문학에서 꾸준히 사랑받아 온 작품들을 엄선해 선보인 모노 에디션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세계문학 전집의 정수만을 담아 한층 간결하고 간편한 형태로 펴낸 모노 에디션은 작품 선정에서 책의 장정까지, 덜어 내고 또 덜어 내 고갱이만을 담았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이 풍성한 목록과 견고한 하드커버 장정으로 독자들과 만나 왔다면 모노 에디션은 엄선한 목록과 가벼운 장정, 8,8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좀 더 친숙하고 쉽게 고전들을 만나는 기회를 열어 준다. 최대한 덜어내되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고민은 깊게 녹여 내 최소한으로도 모자람이 없는 완결성을 추구했다. 영원한 청춘, 부조리와 반항의 작가 카뮈부터 인간의 자유를 노래하는 카잔차키스의 대작과 고전 SF의 명작들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세계 문학으로 향하는 가벼운 발걸음, 모노 에디션을 더욱 풍성해진 목록으로 다시 만나자.
출판사 리뷰
삶과 죽음, 부조리와 반항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비극적 인간상을 그려 낸 청춘의 고전
『이방인』을 아무런 영웅적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서 진실을 위해 죽음을 받아들이는 한 사내의 이야기라고 읽는다면 과히 틀리지 않은 셈이다. ― A. C. 서문 중에서
북아프리카의 알제에 사는 평범한 직장인 뫼르소는 양로원에서 죽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다음 날 여자 친구와 해수욕을 즐기고 코미디 영화를 본다. 며칠 뒤 일요일에는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알게 된 친구의 별장에 초대되어 갔다가 해변에서 우연히 한 아랍인을 마주치고 별다른 이유 없이 그를 권총으로 쏴 죽인다. 왜 죽였느냐는 재판관의 질문에 그는 단순히 <햇빛 때문>이었다고 대답한다. 한여름 해변의 태양이 너무 눈부셨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는 모든 재판 절차와 일상의 모든 것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심지어 신의 존재마저 부정하는 가운데 다만 재판이 어서 끝나기만을 바란다. 반면에 검사는 뫼르소가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슬퍼하지 않았으며 여자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그를 비도덕적 인간으로 몰아간다. 뫼르소는 자신이 처형되는 날 많은 군중이 몰려들어 증오의 함성을 질러 주기를 기대하게 되는데…….
『이방인』은 1942년 발표한 카뮈의 데뷔작으로 전 세계에 그의 명성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주인공이 수기 형식으로 써내려 간 이 소설은 전쟁과 부조리로 가득해 의미 없는 세상에서 <죽음만이 인생의 목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삶이 의미 있음을 역설한 작품이다. 또한 카뮈는 『이방인』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자기 어머니의 장례식에 울지 않는 모든 사람은 사형 선고를 받을 위험이 있다>라고 요약하면서 이 책의 주인공은 술책을 부리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형에 처해진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음을 밝히고 있다.
책 속에서
그냥 그 자리에서 뒤돌아서기만 하면 모든 게 쉽게 끝나리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쳤다. 그런데, 태양으로 전율하는 해변 전체가 뒤에서 나를 압박했다. (……)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그 뜨거움 때문에 나는 앞으로 한 발짝 움직였다. 나도 그것이 어리석은 행동임을, 그러니까 한 발짝 자리를 옮긴다고 해서 태양을 벗어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한 걸음을, 딱 한 걸음을 내딛고 말았다. (……) 나의 존재 전체가 송두리째 팽팽하게 긴장했다. 나는 경련을 일으키며 권총을 쥔 손에 발작적으로 힘을 주었다. 방아쇠가 굴복하고, 나는 권총 손잡이의 매끈한 배를 건드렸다. 그리고 모든 것이 거기서부터, 무미건조한 동시에 귀를 찢는 듯한 그 소리와 함께 시작되었다. 나는 땀과 태양을 떨쳐 버렸다. 나는 내가 방금 낮의 균형을, 스스로 행복감을 느꼈던 해변의 그 예외적인 고요를 파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나는 꼼짝하지 않는 아랍인의 몸에 대고 또다시 네 발을 더 쏘았다. 총알들은 바깥으로 흔적을 드러내는 대신 몸뚱이 깊숙이 박혀 들었다. 그 네 발의 총성이 내게는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짧은 노크와도 같았다.
― 84~85면
어느 날이었다. 간수가 내게 말을 걸더니 내가 감옥에 들어온 지 다섯 달이 되었다고 했다. 나는 그의 말을 믿기는 했지만 이해할 수는 없었다. 내게는 모든 게 언제나 독방 안에서 펼쳐지는 똑같은 하루, 한결같이 수행해야 하는 똑같은 임무였으니 말이다. 그날 간수가 떠나고 난 뒤, 나는 쇠 밥그릇에 얼굴을 비춰 보았다. 밥그릇에 비친 내 모습은, 심지어 미소를 지어 봐도 여전히 심각함을 잃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그릇에 비친 내 영상을 눈앞에서 마구 흔든 뒤 다시 미소를 지어 보았다. 내 얼굴은 여전히 방금 전과 똑같은 엄숙하고 슬픈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날이 저물어 갔다. 이 무렵이야말로 내게는 언급하고 싶지 않은 시간, 감옥의 전층으로부터 저녁의 소리가 침묵의 행렬을 이루며 타고 올라오는 이름 없는 시간이었다. 나는 채광창에 다가가 사그라져 가는 마지막 빛 속에 반사되는 내 얼굴을 한 번 더 바라보았다. 얼굴은 여전히 심각한 빛을 띠고 있었다. 하긴, 뭐가 놀라운 일이겠는가? 그 순간의 나 자신이 그만큼 심각했는데. 동시에, 그리고 몇 달 만에 처음으로 나는 내 음성이 내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나는 그 목소리가 이미 오래전부터 내 귓가에 들려오던 말소리와 같은 것임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이 모든 시간 내내 내가 혼자서 말하고 있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엄마의 장례식 날 간호사가 했던 얘기가 비로소 머릿 속에 떠올랐다. 그렇다. 출구는 없었다. 그리고 감옥에서의 저녁나절이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다.
― 111면~112면
지금 죽든 20년 후에 죽든, 어쨌든 죽는 것은 항상 나였다. 다만, 추론을 하면서 그 대목에 이르렀을 때 약간 곤란했던 것은, 앞으로 살 수 있을 20년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내 안에 어마어마한 흥분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나로서는, 그 20년을 살고 어쨌든 다시 이런 상황에 이르렀다 할 때, 그때 내 생각은 과연 어떠할 것인지를 상상하며 흥분을 억누르는 방법밖에 없었다. 사람이 죽는 순간을 놓고 보면, 언제 어떻게 죽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따라서…… (난점은 추론에서 이〈따라서〉라는 말이 대변하는 모든 것을 결코 시야에서 놓치지 않는 데 있다) 따라서, 나는 항소를 거부하는 편을 택해야 했다.
― 156면~157면

미대학판 서문
제 1 부
제 2 부
역자 해설 ─ 정직함 , 또는 죽기로 하는 것
알베르 카뮈 연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