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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기다리고 있어

이새해 저 | 아침달 | 202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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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4324218 / 176쪽 / 176g / 125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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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절대성에 대한 의심, 전복에의 의지로부터 출발한 자기 관점을 확고히 지켜가며 마침내 세계의 균형감을 찾아가는 시”(정한아, 박소란)라는 호평을 받으며 만장일치로 출간이 결정된 시인 이새해의 첫 시집 『나도 기다리고 있어』가 아침달 시집 46으로 출간되었다.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싫음』 등에 시를 발표하며 꾸준하게 자신의 보폭을 지켜왔던 시인은 이번 첫 시집을 통해 51편의 준비된 세계를 선보인다.
시인은 염결하고 선명한 해상도의 언어를 통해 자신이 기다려왔던 것들을 새롭게 돌보기 시작한다. 무감가한 현실의 리듬을 뒤흔드는 비일상적인 장면들로 초대하기도 하고, 희뿌옇게 블러(blur) 처리되어 있던 얼굴들을 하나씩 호명하며, 새로운 시간의 차원에 함께 서게 만든다. 화자는 다시 태어난 얼굴들과 우정을 나누며 자신이 기다려온 것의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출발도 도착도 분간할 수 없는 삶이라는 이야기의 불연속이 어쩌면 시인의 언어를 더 확고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살아가야만 하는 삶의 불가피한 시간에 복무하는 기다림이 아니라, 삶의 새로운 양식으로서의 약속을 불러와 자신이 보살펴온 것들의 존재를 끝끝내 솟구치게 만드는 시인의 고요하고 처절한 돌봄의 세계에는 우리가 잊던 약속들이 생겨나고 깨진다. 시인은 그 균열의 틈을 길로 열어, 마침내 우리가 기다려온 얼굴로 등장한다.

 

 

출판사 리뷰

“일요일에 일하는 사람은 더 많은 일요일을 본다”
약속을 걸으며 믿음을 깨트리는 시
기다림을 배웅한 뒤에 적어 내려간 시

시인 이새해의 첫 시집 『나도 기다리고 있어』가 아침달 시집 46으로 세상에 처음 발을 내디딘다. 총 3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51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으며, 평론가 홍성희의 해설 「지키는 약속」도 함께 담겼다. 아침달 큐레이터인 시인 정한아, 박소란으로부터 “절대성에 대한 의심, 전복에의 의지로부터 출발한 자기 관점을 확고히 지켜가며 마침내 세계의 균형감을 찾아가는 시”라는 호평을 받으며 만장일치로 출간이 결정된 이번 시집은 자신이 돌봐온 존재들과 지워진 약속 안에서 다시 만나는 여정이 담겨 있다. 복잡하고 단단하게 얽힌 현실을 단숨에 주파하는 시인의 시적 상상력이 더해져, 기다림으로 점철되어 있던 일상을 검토한다. 마침내 기다림이라는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 화자는 태어나서 죽음으로까지의 여정에서 만나게 된 기다림의 존재들과 사랑과 결별로 범벅된 우정을 나눈다.

이번 시집에서 화자는 부재나 균열로 어긋나거나 틈이 벌어진 일상의 상태를 ‘떠올림’이라는 방식으로 미장해나간다. 그 결속된 연결감은 시인을 외롭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시인을 살려주기도 했다. “너를 나아가게 하는 힘과/ 너에게 남아 있는 힘을 생각하면서/ 네 어깨에 손을 올려”(「등」)보는 시 안에서의 작은 움직임들은 연결을 확인하는 인기척이자 시인이 속한 세계를 지탱하게 하는 근원의 힘으로 모여든다. 이를테면 시에서 ‘너’는 내가 입은 민소매 티셔츠 안으로 손을 넣어 등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형’은 화자에게 등을 밟아달라고 부탁한다. 몸에서 몸으로 전수되어온 이 감각은 서로의 존재를 요청하면서 시작된 최초의 기다림이자 우리 모두가 간직하고 있던 마음의 그을림이기도 하다. 시인은 그 기다림 속에서 시간에만 복무하는 것이 아니라 “일요일에 일하는 사람은/ 더 많은 일요일을 본다”(「일요일」)는 사실을 깨달을 때까지 삶의 일순간에 끼어드는 장면들을 바라보고 또 바라본다. 평범한 순간을 일구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동하는 마음이나 역할 같은 비정형의 시간을 포착하는 것이 시인 이새해가 세상을 이해해온 방식이기도 하다. 이 응시를 통해 마치 삶의 기다림에 응답이라도 받는 듯이 시적인 장면들이 태어난다. 시인은 “내가 기다리는 세상의 투명한 풍경들로/ 그의 믿음을 흔들”(「반영구」)며 순응해온 자신의 시간을 다시 의심하고, 그 어긋남을 통해 기다림의 존재를 불러온다.

겹쳐 바라보는 돌봄 연습
이름 없는 존재를 위한 얼굴 부르기

시인은 안에서 바깥으로, 외부에서 내부로 자신이 머물고 있는 세계의 방향성을 끊임없이 뒤척이며 안온한 문법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서로 다른 방향을 구분하여 가르지 않고, 미묘하게 겹쳐 바라보는 연습을 통해 세계를 보다 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이해하는 차원에서. 또한 그 풍경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나’와 ‘타자’의 존재가 엮어가는 관계 또한 마찬가지다. 각자의 입장을 함부로 넘겨짚지 않고, 드러나 있지 않던 이름 없는 존재의 얼굴을 부르며 한 번도 되어본 적 없는 입장을 시로 환원한다. 이것은 시인이 삶을 지나올 수 있었던 생존법이자, 살아남은 자들에 대한 기억력이기도 하다.

홍성희 평론가는 해설 「지키는 약속」에서 “푸르고 안온한 풍경이라는 목적 속에서 통칭되거나 지워지지 않도록, 한 명 한 명을 나누어 부르고 바라보기 위해” 끊임없이 바라보고 존재를 돌보는 시인을 주목한다. “풍경 속에서 움직이는 얼굴들을 보기, 풍경 속에서 보는 방식으로 움직이기. 이새해의 시는 그런 미세 근육의 움직임에 대한 약속으로 이곳을 돌본”다고 이야기한다. 시인 이새해의 섬세한 시편들이 고요하고 정제된 언어로 구사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서도, 동시에 역설적으로 역동적이고 능동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흐릿하게 혹은 희미하게 지워지던 존재를 자신이 기다려온 약속에서 만나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고, 움직임을 끊임없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화자가 주도하는, 화자를 주도하는 시 안에서의 적극성이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약속 하나쯤 지킬 수 있도록 돌이킨다는 점은 이 시집이 강경하게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하다. 해설에서도 이야기되듯 “깨어 있음과 깨어 있지 않음이 서로를 배제할 수 없는 현실에서 ‘보는 일’을 다시 시작할 것을 요청”하는 이 시집의 제안은 나란히 앉아 함께 기다려주며 서로 다른 것을 보는 일이다. 같은 곳에서 서로 본 것을 다르게 이야기할 때, 우리가 머물러 있던 세계는 미묘히 어긋나며 한층 더 깊어진다. 지난날의 맹세가 깨지면서, 어떤 새로운 약속이 지켜지는 문법. 시인 이새해의 시가 나날이 갱신해온 믿음이자 목소리이기도 하다.

책 속에서

너를 나아가게 하는 힘과
너에게 남아 있는 힘을 생각하면서
네 어깨에 손을 올려본다

완전히 지쳤다는 것을 인정한 뒤에도
우리는 돌아가지 않았다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은
끝까지 하지 않았다
―「등」 중에서

다음 여름에도 사람들은 춤을 추겠지. 모두가 쓰러지듯 잠든 새벽에 너는 내 목을 만지면서 말했어. 더 깨어 있고 싶다고. 나는 너에게 질문하게 돼. 이 많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누군가 다가와 내 어깨를 감싼다. 나는 그의 팔을 잡고 일어서게 돼.
―「여름으로부터」 중에서

벽 너머에서
혼자 남겨진 개가 짖는다

나도 기다리고 있어
사람의 얼굴이 나타나주기를
이렇게 말해도 개와 나는 친구가 아니다
―「그린빌」 중에서

우리는 다시 아이의 이름을 짓기로 한다.

좋은 이름이 나오면 칭찬을 하고 우스운 이름이 나오면 웃음이 터진다. 이름마다 다른 얼굴이 떠오른다. 볼이 통통한 애. 눈이 사나운 애. 날 닮아 이목구비가 납작한 애. 이상하지. 새로운 이름이 바닥나도 아이들의 얼굴은 계속된다. 광장을 채울 것 같다.
―「미관광장」 중에서

일요일에 일하는 사람은
더 많은 일요일을 본다

아침을 막 밀어낸 골목과
천천히 펼쳐지는 만화영화
오후의 호수공원

웃고 있는 사람들이
계속될 것 같다

예배당에서는
좋은 데 가면 좋은 곳에 간다고 했다
좋은 것이 있다고 했다

좋았던 것들로부터
나는 더 가야 했다
―「일요일」 중에서

오늘의 다짐이 리듬을 멈췄다
바닥에 이불을 깔고
두꺼운 이불을 덮었다

잠시
온기가 처지를 가려주었다

병원에서 만난 사람들은
머리를 자르니까 어려 보인다고 한다
그래도 지금이 좋은 때라고 한다

지금을 좋아하고
지금을 좋아한다
지금은 조용히 무너져가고 있다
―「노수」 중에서

나의 지옥에는
죽어서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이
몇 명쯤 된다

가끔 그들은 지옥문을 열고 나와
목주름 하나 없는 얼굴로
내 옆에서 산보한다
―「미관광장」 중에서

선생님, 이것은 재앙이 아닌가요? 저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어요. 더는 군인 가족이 아니게 되던 날의 평화를요. 저를 배웅하러 나온 애들이 손 흔드는 것을요. 조수석의 콧노래가 코 고는 소리로 바뀔 때까지 저는 왕꿈틀이를 하나씩 삼키면서 창밖을 바라봤어요. 그게 끝인 줄 알고요.
―「우리 안」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이새해
목포에서 태어났고 신학을 전공했다.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싫음』 등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문학동인 ‘도모’의 일원이다.

목차

1부 그들은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고

파수 13
숙소 16
업고 업혀 18
땅에 사탕을 심으면 22
물만 부으면 끝 28
특별인사 30
돌 앞에서 돌 줍기 34
뒤돌아보면 37
열매는 새로운 본보기를 찾아다닌다 42
등 44
후원요청서 46
등장인물 50
공기평균연령 53
예의를 갖춘 뒤 56
만져보라고 58
여름으로부터 60

2부 더 자다 가도 돼

잘 놀았다 오늘도 65
그린빌 68
미관광장 70
검사지 72
타공 75
취사선택 76
미관광장 79
기쁜 소식 82
일요일 84
화요일의 피크닉 86
마음을 활짝 열면 88
가볼 만한 곳 90
코스터 93
노수 95
우리의 것 97
프레이밍 100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가설 103
나를 보는 네 표정에는 기쁨이 없다 104

3부 무너진 적 없는 것처럼

날 갈기 109
크리스털 112
반영구 114
혜수 116
옮겨심기 118
온정에 매달려 123
어떻게든 우리는 심판 받겠지요 126
선순환 129
전문가 130
사람이 싫어지면 132
스퀘어 135
라디에이터 138
빈방의 철우 142
미관광장 144
재주도 좋지 147
우리 안 150
노크 153

해설
지키는 약속 - 홍성희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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