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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0041683 / 350쪽 / 455g / 135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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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7 오늘의 책
반디앤루니스 리뷰
삶의 어쩔 수 없는 비애와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우리 시대의 문장가, 김훈. 그가 《연필로 쓰기》 이후 5년 만에 독자들을 다시 한번 사로잡을 산문으로 돌아왔다.
생과 사의 경계를 헤매고 돌아온 경험담, 전쟁의 야만성을 생활 속의 유머로 승화해 낸 도구에 얽힌 기억, 난세를 살면서도 푸르게 빛났던 역사의 청춘들, 인간 정서의 밑바닥에 고인 온갖 냄새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치밀했던 그의 ‘허송세월’을 담은 40여 편의 글이 실렸다.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핸드폰에 부고가 찍히면 죽음은 배달상품처럼 눈앞에 와 있다.
내가 즐겨 마신 술은 위스키다. 위스키의 취기는 논리적이고 명석하다.
혀가 빠지게 일했던 세월도 돌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할 때 내 몸과 마음은 빛과 볕으로 가득 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
새벽의 갈대숲에서 새들이 부스럭거리고 퍼덕거린다. 새 날개 치는 소리 나는 동네는 복 받은 동네다.
조사 ‘에’는 헐겁고 느슨하고 자유로워서, 한국어의 축복이다.
형용사를 탓할 일이 아니라, 자신의 말이 삶에 닿아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삶을 향해서, 시대와 사물을 향해서, 멀리 빙빙 돌아가지 말고 바로 달려들자.
세상살이는 어렵고, 책과 세상과의 관계를 세워 나가기는 더욱 어려운데, 책과 세상이 이어지지 않을 때 독서는 괴롭다.
암컷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저 한없는 집중과 인내와 기다림. 새는 제 몸의 온도로 새끼를 깨워 낸다. 당신들과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달걀을 먹었던가.
심장은 목적지가 없고, 이유가 없어 보였다. 심장은 언어나 논리가 세계를 규정하지 않는 곳을 향해서, 엔진을 벌컥거리며 가고 있었다.
햇볕 속에서 하루 종일 놀다가 저물어서 집에 돌아오면 엄마는 “네 머리통에서 햇볕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햇볕에 냄새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엄마의 말을 믿었다.
그날 집에 돌아와서 나는, 생활은 크구나, 라고 글자 여섯 개를 썼다.
---본문중에서
늙기의 즐거움
1부
일산 호수공원의 설날
허송세월
다녀온 이야기
재의 가벼움
보내기와 가기
말년
새 1 - 새가 왔다
새 2 - 새가 갔다
눈에 힘 빼라
시간과 강물
태풍전망대에서
적대하는 언어들
‘세월호’는 지금도 기울어져 있다
2부
여덟 명의 아이들을 생각함
여름 편지
조사 ‘에’를 읽는다
형용사와 부사를 생각함
노래는 산하에 스미는구나
난세의 책읽기
먹기의 괴로움
혼밥, 혼술
수제비와 비빔밥
꽃과 과일
구멍
박물관의 똥바가지
주먹도끼
몸들의 평등
걷기예찬
키스를 논함
새 날개 치는 소리를 들으며
고속도로에 내리는 빛 -겨울의 따스함
3부
청춘예찬
안중근의 침묵
박경리, 신경림, 백낙청 그리고 강운구 - 강운구 사진전 〈사람의 그때〉를 보면서
아이들아,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보아라 1
아이들아,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보아라 2
주교님의 웃음소리
아날로그는 영원하다
말하기의 어려움, 듣기의 괴로움
개별적 고통을 생각하며
인생의 냄새
호수공원의 봄 1
호수공원의 봄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