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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3412220 / 164쪽 / 213g / 12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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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한 걸음 뒤로 두 걸음 앞으로. 두 걸음 뒤로 그리고 세 걸음 앞으로. 실패를 자책하지 않고 나아가다 보면, 작은 좌절쯤은 익숙해질까. 걷다 보면 덜 웃고, 덜 울겠지. 감정도 무뎌지고 매사에 머뭇거림도 없어질 테고. 첫발을 뗄 때의 그 마음은 서서히 더러운 발자국으로 지워질 것이다. 이 발자국을 따라 걷겠지. 돌처럼 나는 굴러다닐 것이다. 길을 지나는 누군가가 나를 아득한 곳에 집어 던져 주었으면, 그 먼 데서 길을 잃었으면, 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나 나는 잘 안다. 원점으로 되돌아오리라는 것을. 그러면서도 내가 어떤 ‘근사치’에 도달하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무섭다. 그게 말뿐인 시밖엔 안 된다는 게 섬뜩하다. 2024년 1월 책 속에서 의자는 그의 유일한 벗 죽으려는 뜻마저 온몸으로 지지해 주었지만, 살아 보려고 뭐라도 하려는 인간과 죽어 버릴까, 망설이는 인간은 한통속이어서 그를 위해 마련된 단 하나의 의자는 다리가 부러졌다 ―「단 하나의 의자」 부분 엊저녁엔 품에 죽어 가는 새를 안고 함께 호흡을 맞추며 잰걸음했었지 살릴 수 있어. 살 수 있어. 살 거야. 그렇다면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나 정도면 나 정도 쓰면 이 도시의 잉걸불을 아름다운 점묘화라 말할 수 있나 그런 말을 가슴에 품는다고 다 시인인가 아, 오늘도 기어코 새는 죽지를 않는구나 ―「남문사거리」 부분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는 없고 마주하게 되는 영 엉뚱한 사람들 울고 웃고 때론 고개 숙이고 또 부끄러워지고 경수야, 이만큼은 해야 사람들이 알아봐 이름 석 자를 내걸고 산다는 건 한뉘 거리에 나뒹굴며 세상이 알아줄 때까지 치욕을 짓씹는 유치한 짓은 아닐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려도 수년째 광장에 주저앉아 생존권을 요구하는 보통 사람들 이름으로 불리지 않고 저치라며 욕 들어도 살아내기 위해 이름 같은 건 버린 이들을 모른 척 지나치면 양쪽으로 늘어진 흥성이는 먹자골목 간판들 얼굴을 내건 주방장의 웃는 눈과 마주친다 야, 문경수! 쪽팔린 줄 알아, 새끼야, 좀 제발. 사람들이 제 이름을 소리 내 부르지 않는 까닭 알면서도 뭐라도 된 듯 나 아냐고 나 들어 본 적 없냐고 같은 이름의 누군가를 불러 본다 버려선 안 될 것을 버려 가면서까지 그게 틀림없는 내가 될 때까지 ―「문경수」 전문 소방차들도 하나둘 철수하고 숯등걸도 긴긴 잠에 빠지는 그곳에서 난 무엇과 싸웠나 나 이제 와 고백한다 불 앞에 서는 것보다 불을 끄고 난 뒤 폐허가 된 현장의 암흑과 추위를 더 무서워하고 있었음을 나는 진정 나 자신과 싸워 본 일이 없음을 ―「화마(火魔)」 부분 손잡지 마 옷을 잡아야 살점이 안 무너져 사람이 사람일 수 있도록 망가지지 않도록 한 발 다가가면 섬 뒤로 숨는 작은 무지개 같은 건 아예 등져 버리고 나는 돌아서련다 한 발짝만 움직여도 한 아름 안기는 희고 맑은 빛 덩어리 쪽으로 사람이 사람일 수 있도록 망가지지 않도록 가족들은 다리 위에서 먼바다에 저마다 머금던 슬픔을 투망하고 깨진 무지개, 그 파편에 찢긴 옷, 윤곽만 남은 사람을 트라포드 위로 건져 올린다 두 눈을 감는다 사람이 사람일 수 있도록 망가지지 않도록 ―「새연교 정수에게」 전문
1부 온 세상이 까매지도록 서 있었다
단 하나의 의자
탑동
남문사거리
알프라낙스
셔틀런
푼크툼
여삼추
빈 중심
모라토리엄
문경수
이번 역은 합정, 합정역입니다
서향
시를 씹는 밤
화마
2부 이 사람 그때 밥은 먹었으려나
섬망
말릴 수 없다면
울면서 달리기
버드 아일랜드
래커 스프레이
장난감 강아지 해리
스턴트
새연교
그림으로 가는 사람
건입
사이키델릭
미드나잇 선즈
하트세이버
카운트다운
3부 천사들은 무영등을 켜고
세화
네 멋대로 써라
정명
아침 드라마
골든타임
양면 코트
DNR
웨어러블 캠
퇴원
장지
습성
졸업
염
5월 8일
애월
표식
4부 얼룩진 꿈으로 문 앞을 서성이면서
초심
미장
때때
4B
자율학습
낡은 바다를 입고 잠들면
옹포
올레길
승희미용실
상생
유전
자유시간
아파트
해설
먼 지평, 시와 삶 사이의 말들
―최진석(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