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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저 | 작가정신(경영정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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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262124 / 308쪽 / 308g /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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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두 얼굴을 가진, 그녀들의 멋지고도 잔혹한 아홉 빛깔 연애사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은 꿈속 같은 설렘, 그 뒤에 찾아오는 무심과 냉정, 달콤하지만 언젠가는 부서지고 말 냉혹한 연애의 본질을 담은 독특한 색깔의 단편소설집이다. 나오키상 심사위원, 단편소설의 명수, 간사이 사투리로 쓴 연애소설로 유명한 일본의 국민작가 다나베 세이코는 이 아홉 편의 단편소설 속에서 인생과 연애를 향유하는 “멋진 이중인격”을 지닌, 때론 냉정하고 타산적이면서 은밀히 속내를 감춘 채 사랑에 임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실로 흥미롭게 묘사해놓았다. 인간 본능을 관통하는 듯한 직선적이고도 절묘한 묘사는 절로 무릎을 치게 한다. 감칠 맛 나는 연극적 대사와 미묘한 분위기를 감지하게 하는 문어체의 서술문이 지그재그로 숨차게 바통을 넘기듯 이어진다. 단어 하나하나, 글 한 줄까지 특별한 리듬과 의미를 싣고 간다. 그리하여 그 뜨악하고, 사랑의 환상과는 거리가 먼 우리 일상의 연애사를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예리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작품 해설을 한 야마다 에이미조차도 이렇게 혀를 내두른다.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여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무릎을 치게 하고, 놀라운 탄성을 발하게 하고, 절절한 목소리로 ‘그래, 맞아’ 하고 소리치게 한다. 여자가 자신의 이중인격을 자각할 때, 자기혐오에 빠지느냐 아니면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되느냐는, 그 여자의 깊이에 달려 있다. 천박한 여자는 멋진 이중인격자가 될 수 없고, 이중인격을 자각하더라도 그것을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없다. 그리고 여자를 멋진 이중인격자로 만드는 것은 멋진 남자다. 멍청한 남자는 여자를 멋진 배신자로 만들어버린다. 물론, 여자도 멍청해서는 안 된다. 멋진 이중인격자다운 재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나베 씨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재능을 갖추고 있다. 그 재능이란 인생을 사랑하는 재능이다.” 주인공 여성들은 모두 연애를 ‘취미’로 즐긴다. 고급하고, 지적이며, 감각적이면서 소탈한 ‘취미’로서 연애를, 결코 그것을 생활이나 인생의 중심에 두지는 않지만 여가를 내 향유하듯 한다. 모두 자기 존재를 긍정하고, 모난 자신의 인격을 수긍하면서 나름대로 만족스런 삶과 연애를 추구하며 살아간다. 물고기같이 자유롭게 세상을 유영하는 존재들이다. 그녀들은 남자의 속내를 꿰뚫어 보고, 심술 맞은 자기 성격과 결점을 잘 알고 있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여성답고 사랑스러워 보이게 연출하는 특기를 지니고 있다. 그것이 바로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인지도 모른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근사한 기분이 든다. 생을 관통하는 듯한 유머에, 남자와 여자를 깊이 꿰뚫고 있는 듯한 관능적 묘사, 또 인생을 달관한 듯한 표현들로 넘치는 아홉 편의 단편들은 제각각 색깔이 다른 연애사들을 연주해나간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는 동생을 먼저 시집보내는 두 살 위의 언니 고즈에가 주인공이다. 혼기를 놓치고 혼자 망상 속에 빠져 사는 철부지 노처녀. 그녀는 자기 방에서 손날을 휘두르며 혀 짧은 소리로 “얍, 얍!” “아, 깐딱이야”를 외치고, 소설을 읽다 울면서도 그 모습이 궁금해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 취해 더 크게 우는 여자다. 레이스 달린 공주 같은 옷을 즐겨 입고, 동생의 애인을 제 애인인 양 꿈꾸며 주책스럽게 살아간다. 동생의 결혼을 앞둔 고즈에의 마음은 기쁘고,쓸쓸하고,슬프고, 신경질 나고…… 묘하다. 그 미묘하고 섬세한 감정의 단상들이 작가 특유의 시니컬하고 유머러스한 문장 속에서 시종 웃음을 자아낸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의 주인공 조제는 장애인이다. 다리를 쓰지 못한다. 사투리로 내지르는 조제의 야유와 욕설은 고독하게 살아온 그녀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지니게 된 무기다. 버릇없고 제멋대로지만, 그녀의 말과 행동에는 오랫동안 느껴왔을 그녀만의 힘겨운 고독감이 묻어 있다. 조제는 언제나 온 힘을 다해 강한 척하면서 고독을 참으려 한다. 세상을 등지고 살아온 그녀에게는 부처처럼 달관한 느낌도 든다. 조제의 이상한 존재감에 이끌려 그 집을 드나들던 츠네오는 그녀와 함께 살기 시작한다. 사랑을 나눈 두 사람이 같이 찾은 곳은 호랑이 우리. 갇혀 있는 호랑이지만 조제에게는 두렵고 광폭한 세계 그 자체였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용기를 얻은 조제는 호랑이 앞에 선다. 처음으로 호랑이를 가까이서 대면하는 조제의 모습은 자신의 장애가 각인시켜놓은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폐쇄 본능을 극복하게 해주는 사랑의 힘을 상징한다. 또한 ‘물고기들’은 방 안에 갇혀 사는 조제가 자유롭게 세상을 헤엄쳐 다니고 싶은 욕망을 투영시키는 대상이다. 환상에 젖어 물고기처럼 사랑 속을 헤엄치는 조제. 그러나 조제는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영원이라는 낱말의 덧없음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자기에게 다가온 사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맑게 살아간다. 「사랑의 관」의 주인공은 이혼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29세의 우네. 그녀에게는 유지라는 19세의 젊은 조카가 있다. 열여섯 살 위 이복 언니의 아들이다. 유지는 섹시한 여인의 향기를 풍기는 우네 곁을 맴돈다. 우네도 이 젊은이가 귀엽다. 그러나 그만큼 우습다고 생각한다. 호의와 차가운 분석이 우네의 마음속에 저항 없이 양립한다. 뭔가를 기대하고 다가오는 속 보이는 그 저의를 마음껏 비웃는다. 그리고 그 사랑을 끄집어내듯 파내서, 흠뻑 취해보고는, 바로 차가운 땅 속으로 묻어버린다. 정념의 불꽃이 튀고, 그러고 난 뒤 죽을 때까지 그 비밀을 사랑의 관 속에 묻어버리기로 작정한다. 이중인격자 우네에게 있어 남자란 그저 손바닥 위에 놓고 굴릴 수 있는 우스운 존재일 뿐이다. 「눈이 내릴 때까지」는 아줌마 같은 소박한 노처녀가 즐기는 삶과 성에 관한 이야기다. 남자들은 알 수 없다. 여자를 이런 기분에까지 빠지게 하는 남자가 도대체 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이 정도로 자기 삶을 긍정적으로 즐기는 여자가 있을까,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진 단편이다. 연애라는 것은 냉정을 잃고 속을 태우기도 하고 여차하면 맹목적이 되고 마는 일이다. 상대를 사랑하려면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단순한 자기애가 아니라 상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발휘되는 “봉사의 자기애”다. 결국 연애에 있어서는 여성이 어른이다. 그래서 그들은 모두 멋진 이중인격을 가진 히로인들로 묘사된다. “엇갈릴 운명이기에 더욱 격렬하고, 짧은 인연이기에 더욱 강렬하게 혀끝에 남는 싸한 사랑의 맛. 사랑과 죽음과 이별은 모두 같은 맛”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들은 행복과 등을 맞댄 슬픔, 삶과 등을 맞댄 죽음, 그 모두가 하나가 되어 얽히고설켜 돌아가는 것이 바로 이 세상이요, 사랑하는 남녀의 이야기요, 인간사임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 다나베 세이코
저자 : 다나베 세이코田?聖子
1928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1947년 쇼인여자전문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꽃사냥』으로 데뷔한 이래, 1964년 『감상 여행』으로 제5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고, 1987년 『꽃 같은 옷 벗으니 휘감기네』로 여류문학상, 1990년 제10회 일본문예대상, 1993년 『비뚤어진 잇사(一茶)』로 제28회 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 1994년 제42회 기쿠치칸상, 1998년 『도톤보리에 비 내리는 날 헤어지고 처음』으로 요미우리문학상, 이즈미교카문학상, 이하라사이카쿠상을 수상했다. 하야시 마리코, 고이케 마리코, 야마다 에이미, 에쿠니 가오리, 가와카
미 히로미, 오가와 요코, 와타야 리사 등 후배 작가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그녀는 유머와 애잔함 가득한 연애소설에서 역사소설,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많은 작품을 썼다. 2019년 6월, 향년 9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 소설집 『춘정 문어발』 『감상 여행』 『서른 넘어 함박눈』 『고독한 밤의 코코아』, 장편소설 『두근두근 우타코 씨』 『침대의 목적』 노리코 3부작 『노리코, 연애하다』 『아주 사적인 시간』 『딸기를 으깨며』, 에세이 『여자는 허벅지』 『하기 힘든 아내』 『하루하루가 안녕이면, 땡큐』 『주부의 휴가』 『인생은 설렁설렁』 『남아 있는 날들의 일기』 등이 있다.

역자 : 양억관
경희대학교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LAST』 『포틴』 『식스티나인』『나는 공부를 못해』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스텝파더 스텝』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노르웨이의 숲』 『우안 1·2』 『우리가 좋아했던 것』 『용의자 X의 헌신』 『중력삐에로』 『러시 라이프』 『바보의 벽』 『플라이, 대디, 플라이』 『남자의 후반생』 『내 인생, 니가 알아?』 『컨닝소녀』 등이 있다.

목차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 007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039
사랑의 관 073
그 정도 일이야 105
눈이 내릴 때까지 135
차가 너무 뜨거워 165
짐은 벌써 다 쌌어 197
사로잡혀서 227
남자들은 머핀을 싫어해 257

작품 해설 289
역자 후기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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