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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821276 / 264쪽 / 343g /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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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홍천에 사는 친구 집으로 가던 고속도로 위에서 긴급 호송, 법무부, 라는 글자가 차 문에 쓰여 있는 봉고차를 보았다. 안이 보이지 않는 차 안에는 손에 수갑을 찬 회색 죄수복의 남자 혹은 여자가 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에 이어 문장 하나가 떠올랐다. 지옥의 서막은 어처구니없고 비현실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라는 문장과 함께 새로운 한 편의 소설이 머릿속에서 꿈틀거렸다.
나에게 소설은 주로 외부에서 포착한 소재가 계기가 되어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소설을 쓰다 보면 어느새 나는 소설과 한 몸이 된다. 해서 내가 쓰는 소설이 아프면 나도 쓰리고 아팠고 문장 한 줄에 영혼을 통째로 내어주기도 했다. 바깥에서 건져 올린 그들의 이야기가 어쩌면 들키기 싫은 내 이야기일 수도 있기에 더 그랬다. 아니다. 기어이 발설하고 싶은 나의 이야기를 타인의 이름을 빌려 교묘하게 감추는 것. 바로 그것이 소설이라는 장르의 실체일지도 모른다.
내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인 듯 능청스럽게 꾸밀 줄 아는 나는 음흉한 미소와 함께 때로는 앓으면서 때로는 열정에 달뜬 채 소설을 썼다. 그렇게 쓴 소설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게 되면서 한동안 까맣게 잊고 지냈던 너를, 그리고 나를 다시 만난다. 1995년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후 발표한 이 소설들은 낯익으면서 낯설다. 한 편의 소설을 끝낼 때마다 내 삶의 어떤 부분도 소설과 함께 일단락되었고 때문에 오늘의 나는 어제 소설을 쓰던 때의 내가 아니다. 그래서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소설들은 다른 누군가에게도 그렇게 다가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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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희가 주요 대상으로 삼은 존재는 예술가 부류(「그냥 전화했어」의 하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날개가 아니다」의 장형수, 「시인 이상」의 이상)도 있지만, 회사원(「여씨」의 여씨)이나 술집 손님(「오이와 바이올린」의 G와 K) 등 도시인(「동거의 조건」의 주요 인물들)도 있고, 그냥 평범하다 할 수 있는 서민들(「그 여자」의 ‘그 여자’, 「아주 사소한 죽음」의 아버지)도 있다(「나는 2번이다」의 시점인물인 강아지까지!). 이들은 그 신분이나 사는 지역에 상관없이 모두 동시대를 살아왔거나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로 작중인물로 채택돼 있다. 이 시대 어디에서건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자 동시에 각자 그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특별한 인물’이다.
박숙희 소설의 관찰과 사변은 이 ‘평범’과 ‘특별’ 사이를 오가는 방법적 매개다. 독자는 이 매개의 남다른 독서 과정으로써 ‘읽는 묘미’와 더불어 그것이 드러내는 ‘평범’ 뒤에 숨은 ‘특별’을 이해한다. 그것은 동시에 그 ‘특별’ 또한 우리의 흔한 ‘평범’이라는 것을 아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의 삶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평범하다고 그저 평범한 것이 아니며, 특별하다고 그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 둘은 서로 얽히고설키며 ‘삶’이라는 형태를 이룬다. 세상 사람들은 이 단순한 것을 모른다. 박숙희 소설은 때로 우스꽝스럽고 때로 진지하기 이를 데 없는 태도로 속인의 무식을 찌른다.
― 박덕규(소설가, 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작가의 말
그냥 전화했어
여씨
오이와 바이올린
그 여자
나는 2번이다
너무 사소한 죽음
동거의 조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날개가 아니다
시인 이상
작품 해설 : 이 평범하고도 특별한 우리 삶_ 박덕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