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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시

이상실 저 | 삶창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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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6551736 / 256쪽 / 333g / 13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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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현실과 예술의 만남 하지만 「사진 밖으로 뜬 가족」에서 확인할 수 있듯, 예술의 힘은 미약하고 도리어 현실적인 삶을 훼방하기도 한다. 물론 「사진 밖으로 뜬 가족」의 예술, 즉 구체적인 삶과 괴리된 예술과 「죽음의 시」나 「시인과 소녀」에서 보여주는 예술은 작품의 분위기와 결말에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작가가 이 소설들에서 자신의 ‘예술론’을 다루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작품들에서 ‘예술’이 상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예술 작품은 아니지만 「마지막 동창회」에서 등장하는 “볼레 모양의 머리핀”도 ‘위안부’로 끌려갔던 유하와 남주의 삶을 이어주는 상징으로 빛난다. 「마지막 동창회」는 짧은 분량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게 되는 전후 사정과 ‘위안부’로서 살아야 했던 유하의 시간,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소설집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유하의 삶을 상투적으로 위로하지 않으면서 유하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인 남주를 등장시켜 재회하게 만드는데, 그것도 살아 있는 유하가 아니라 죽은 유하를 남주와 만나게 함으로써 살아서는 진정으로 위로받지 못한 일본군 ‘위안부’의 삶을 말하고 있다. 유하와 남주를 만나게 해주는 영미는 유하의 삶을 남성인 남주가 감당하지 못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유하는?” “왔다네.” “왔구먼, 죽음을 왜 숨겼는가?” “유하가 저세상으로 갔다고 말하먼 자네가 안 올 것 같응께…. 그라고 유하가 이 시상에 있다고 했을 때 자네 맘하고, 저 시상으로 떴을 때 맘도 알고 싶었네. 오늘 아침에는 말하고 싶었는디 참말로 입이 안 떨어지등마.” 영미가 치마 끝단을 잡고 눈을 훔쳤다.(93) 「마지막 동창회」는 죽은 유하에게 지내는 제사로 마무리되지만,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다. “남주가 볼레머리핀을 안주머니에 넣었다.” “볼레머리핀”은 유하와 남주를 이어주는 상징물이면서 그것이 영미, 유하, 남주가 살던 고향에서 부르던 ‘보리수’의 사투리라는 점, 그것을 본뜬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결국 유하를 기억하게 해주는 것도 일종의 예술의 일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독법은 「계양산기」를 읽을 때도 적용 가능하다. 「계양산기」의 골자가 되는 내용이 글쓰기에 관한 것이라는 것, 그것을 위해서 소설 『임꺽정』의 내용을 과감히 차용하는 것도 결국 작가가 이야기와 서사를 앞세우지만 언제나 ‘예술’에 대해 예민한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 작품에서는 『임꺽정』의 일부 내용을 차용했지만 어쨌든 마치 두 편의 소설을 겹쳐놓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방식은 「환각의 도시, 그리고 섬」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 이 액자 구조 자체가 낯설고 새로운 방식은 아니지만 「계양산기」가 글쓰기에 대한 작품이라는 것, 또 「환각의 도시, 그리고 섬」이 작중 화자의 잃어버린 소설 원고를 되찾아 다시 읽는 구조를 갖는 점은 작가 이상실의 글쓰기에 대한 마음을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상실의 특징은 예술에 대한 이러한 인식과 마음이 세칭 ‘예술가 소설’로 흐르는 게 아니라 「죽음의 시」나 「시인과 소녀」에서처럼 예술을 적극적으로 현실에 개입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소설집 『죽음의 시』 전체에 팽팽한 긴장감과 밀도를 더해준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작가의 말 나는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뒤를 밟기도 했다. 산으로 갔다. 전설이 어린 도둑고개를 넘었다. 바다로 갔다. 남해안 외딴섬에 내려 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들었다. 남태평양 남양군도(南洋群島) 천국의 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망망대해의 물살을 가르며 싱가포르 센토사로 끌려간 소녀를 상상하기도 했다. 도시로 돌아와 아르바이트생을 만났다. 노동자와 거리의 시인, 샐러리맨 그리고 어느 가족을 만났다. 환각에 젖은 거리를 걷기도 했다. 인물들이 겪거나 벌인 인물들의 삶을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편린으로 치부할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전부일 수 있는 사건을 두고 무심히 지나치기가 힘들었다. 보일 뿐 볼 수 없는 원형 감옥 ‘파놉티곤’ 같은 환경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인물들, 그러한 삶마저도 부러운 인물들, 낯선 곳으로 끌려간 인물들, 사소한 것에 슬퍼할 겨를도 없는 인물들을 달래며 이야기를 전개했다. 그들이 처한 현실을 그들과 함께 걸으며 자유롭게 말하고 대화했다.

저자 소개

  • 저자 : 이상실
저자 : 이상실
1964년 전남 완도군 생일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이후 부산으로 갔다. 충무동 소재 약국에서 학교를 다니며 이십 대 중반까지 살았다. 서울에서도 몇 년 거주하다 인천에 정착했다. 2005년 『문학과 의식』 신인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 『월운리 사람들』 『콜트스트링의 겨울』, 장편소설 『미행의 그늘』이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이사로 활동 중이며, 인천작가회의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목차

사진 밖으로 뜬 가족 · 007
죽음의 시 · 037
마지막 동창회 · 063
같은 시간 속의 사람들 · 095
시인과 소녀 · 123
퇴근길 · 149
계양산기 · 179
환각의 도시, 그리고 섬 · 205

해설 | 내몰린 사람들을 향한 소설의 윤리(이병국) · 234
작가의 말 ·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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