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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테로토피아 - 채석장 시리즈

미셸 푸코 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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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42411 / 144쪽 / 162g / 128 x 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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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모든 장소에 맞서는, 절대적으로 다른 공간 푸코가 ‘헤테로토피아’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사용한 것은 1966년 4월에 출간한 『말과 사물』에서였다. 푸코는 이 책의 서문에서 보르헤스의 에세이 「존 윌킨스의 분석적 언어」에 나오는 “어떤 중국 백과사전”의 기이한 동물 분류법(“a) 황제에게 속한 것 b) 향기로운 것 c) 길들여진 것 [……] m) 방금 단지를 깬 것 n) 멀리 파리처럼 보이는 것”)과 마주쳤을 때 느낀 당혹감을 토로하며, 이 부조리한 ‘텍스트 공간’을 헤테로토피아라고 이름 붙인다. 푸코는 헤테로토피아에 대해 “사물들이 몹시 상이한 자리에 ‘머물러’ 있고 ‘놓여’ 있고 ‘배치되어’ 있어서, 사물들을 위한 수용 공간을 찾아내거나 이런저런 자리들 아래에서 공통의 장소를 규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언어를 은밀히 전복하고, 말과 사물을 함께 붙어 있게 하는 통사법을 무너뜨린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우리의 사유가 자리한 불가능성, 사유의 한계, 우리의 담론 아래에서 사유할 수 없음을 증언한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7일, 푸코는 한 라디오 채널이 ‘유토피아와 문학’이라는 주제로 마련한 특강 시리즈에 출현해 『말과 사물』에서는 가볍게만 언급했던 헤테로토피아 개념을 다시 끄집어내 본격적으로 논의하는데(방송 당시 강연 제목은 ‘실제의 유토피아, 혹은 “장소와 다른 장소”’였으나, CD와 단행본으로 출간되면서 「헤테로토피아」로 제목이 바뀐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푸코는 이 용어의 의미 축을 ‘텍스트 공간’으로부터 ‘사회 공간’으로 옮겨놓는다. “온갖 장소들 가운데 절대적으로 다른” 공간, “자기 이외의 모든 장소들에 맞서” 그것들을 중화시키고 혹은 정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일종의 반공간contre-espace”인 헤테로토피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 모든 사회, 모든 문화에는 헤테로토피아가 존재한다. 둘째, 그 존재방식이나 작동방식은 동일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변화한다(묘지). 셋째, 헤테로토피아는 한 장소에 복수의 공간을 겹쳐놓을 수 있다(극장, 페르시아 정원). 넷째, 헤테로토피아는 전통적인 시간과의 단절, 일종의 헤테로크로니아heterochronie를 동반한다(박물관, 휴양지). 다섯째, 헤테로토피아는 그것을 주변 세계에 대해 고립시키는 열림과 닫힘의 체계를 갖는다(미국식 모텔). 즉 그것은 열려 있는 동시에 닫혀 있다. 여섯째, 헤테로토피아는 나머지 공간에 대해 이의제기의 기능을 수행한다. 즉 단단하게 실존하는 것으로 여겨지던 공간을 신기루처럼 보이게 한다거나(사창가), 확고하게 질서 잡힌 것으로 여겨져온 제국의 공간을 뒤죽박죽인 것으로 보이게 하는 식으로(주도면밀하게 계획된 식민지), 현실 공간을 ‘다르게 보이도록’ 한다. 1967년 3월 14일, 푸코는 파리 건축가들의 연구모임에 초대를 받아 라디오 방송 강연 원고를 대폭 수정·보완하여 「다른 공간들」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한 번 ‘헤테로토피아’를 논한다. 그러나 이를 마지막으로 헤테로토피아라는 용어는 푸코의 저작에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다른 공간들」이 푸코가 타계한 1984년에 정식으로 출판되기까지 이 두 편의 글은 거의 논의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글을 접할 방법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그런데 「다른 공간들」이 출간되자, 헤테로토피아에 대한 아이디어는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푸코의 가장 논쟁적인 개념 중 하나로 떠오른다. 푸코의 ‘유산된 사유’가 배태한 역설적인 생산성 사유할 수 있는 것의 바깥을 사유하다! 푸코가 다른 저작들에서 보여준 논리적 엄격성이나 꼼꼼한 사료 분석을 생각할 때,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모호하고 논리적 비약이 심하며 헤테로토피아의 사례로 제시된 공간들이 일관성도 별 쓸모도 없다는 비판들이 적지 않았다. 푸코의 오랜 연인이자 「헤테로토피아」에 대한 해제를 쓴 다니엘 드페르 역시 푸코의 이 글들을 (푸코가 스스로의 지적 행보에서 일종의 일탈을 하여 벌인) ‘문학적 게임’에 속하는 글, (푸코 전체 저작에서) ‘부차적인 텍스트’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를 별 중요성 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을까?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그것이 ‘재발견’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문학, 예술, 건축, 도시공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쟁적인 해석을 낳으면서 발전을 거듭해나가고 있다. 이 원고들에 담긴 아이디어는, 그 모호하고 허술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바로 그 덕분에 새로운 사유와 연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에 착안한 수많은 연구논문, 학술서, 예술작품이 거둔 흥미로운 성과들은 이 ‘유산된 사유’가 배태하고 있던 역설적인 생산성을 증명한다. 이 책을 옮긴 사회학자 이상길 교수는 청계천과 4대강이 상징하는 콘크리트 자연 공간의 낯선 파노라마, 또 한편으로는 ‘점거하라’는 구호가 울려 퍼지는 광장, 두리반과 희망버스, 일상적인 수다와 격렬한 정치토론과 욕설이 뒤섞이는 SNS 공간을 헤테로토피아라는 관점에서 응시해볼 것을 제안한다. 다니엘 드페르는 헤테로토피아의 탁월한 예술적 구현물의 예로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 연인 푸코의 빈 자리를 떠올리게 만드는,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의 작품 「무제」를 든다. 그리고 “푸코는 자신이 독자들보다는 이용자들을 희망한다고 여러 번 선언하지 않았던가?”라고 말하며 여전히 이 개념에 여러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강조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각종 사회 공간의 배치 양상과 경계, 그것을 낳은 상상과 그것이 간직한 합리성과 가능성을 가로지르는 공간, 한마디로 공간-존재의 한계를 위반하는 반공간. 헤테로토피아는 인간의 욕망과 충동을 상상 속에서 채워주던 유토피아가 현실의 중력에 의해 끌어당겨졌을 때 드러나는 그 균열과 틈새를 직시하게 해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바깥’ 공간을 다시 바라보게 되며, 여기서 새로운 상상, 현실의 지평이 열린다.

저자 소개

  • 저자 : 미셸 푸코
저자 : 미셸 푸코 (Michel Foucault)
1926년 프랑스 푸아티에에서 출생했다. 파리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하여 1951년 교수자격시험에 합격했다. 장 이폴리트, 루이 알튀세르, 모리스 메를로-퐁티, 조르주 캉길렘 등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1955년부터 스웨덴 웁살라 대학, 폴란드 바르샤바 대학 등에서 강의했으며, 1961년에 국가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60년 클레르몽페랑 대학과 1968년 뱅센 대학 철학과 교수를 거쳐, 1971년부터 1984년까지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사상사 교수로 재직했고, 1984년 파리에서 타계했다. 현대 프랑스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으로, 비단 철학뿐만 아니라 역사학, 사회학, 정치학, 심리학, 문학 이론 등에 폭넓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정상과 비정상, 이성과 광기의 경계를 ‘권력/지식’과 ‘주체화’라는 문제설정 속에서 탐구했는데, 그 과정에서 공간은 언제나 중요한 사유 대상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그가 1960년대 중반 창안한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도시공학과 건축학, 공간 연구 등에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지은 책으로 『광기의 역사』(1961), 『임상의학의 탄생』(1963), 『말과 사물』(1966), 『지식의 고고학』(1969), 『감시와 처벌』(1975), 『성의 역사 1―앎의 의지』(1976), 『성의 역사 2―쾌락의 활용』(1984), 『성의 역사 3―자기 배려』(1984) 등이 있다.

역자 : 이상길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및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프랑스 파리5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파리1대학에서 철학과 DEA 과정을 수료했다. 현대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아틀라스의 발―포스트식민 상황에서 부르디외 읽기』 『상징 권력과 문화―부르디외의 이론과 비평』 『책장을 번지다, 예술을 읽다』(공저), 『라디오, 연극, 키네마―식민지 지식인 최승일의 삶과 생각』 등이, 옮긴 책으로 『근대의 사회적 상상』 『헤테로토피아』 『성찰적 사회학으로의 초대』 『사회학자와 역사학자』(공역), 『랭스로 되돌아가다』 『푸코―그의 사유, 그의 인격』 『권력과 공간』 등이 있다.

목차

일러두기

헤테로토피아
유토피아적인 몸
다른 공간들
공간, 지식, 권력―폴 래비나우와의 인터뷰
해제: 「헤테로토피아」―베니스, 베를린,
로스앤젤레스 사이 어떤 개념의 행로_다니엘 드페르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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